철 스크랩, 단기 고점 시그널···숨 고르기 진입

- 환율·운임 부담에 수출 채산성 악화, 내수 수요도 둔화 - 동국제강 셧다운 소식에 공급업체 출하 움직임 감지

2025-05-28     곽단야 기자

국내 철 스크랩 가격이 단기 고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5월 들어 단가 인상이 이어졌지만, 실수요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은 반등이라는 지적이 시장 안팎에서 제기된다.

수출과 내수 모두 제약에 부딪히면서 추가 상승 동력이 상당부분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원화 강세 및 해상 운임 상승에 따른 수출 채산성 악화, 완제품 수요 부진을 꼽는다.

최근 환율 하락으로 수출가격의 원화 환산 수익성이 떨어졌고, 해상 물류비 부담까지 더해지며 컨테이너 수출도 어려운 상태다. 실제 상하이 해상 운임 지수는 지난 3월 1,293선에서 최근 1,586까지 상승했다. 

기대감을 키웠던 당진발 2만 5,000톤 수출 계약 이후 추가 흐름이 이어지지 않으며 기대감만 남긴 채 시장은 다시 위축됐다.

내수 시장도 부담이 크다. 철 스크랩을 원료로 하는 철근 유통가격은 톤당 70만 원 초반선까지 떨어졌고, 제강사들은 고단가 철 스크랩 매입에 신중해진 분위기다. 최근 전국적으로 생철·중량 등급 매입가격이 30~40원/kg 가량 올랐지만, 실수요는 이를 뒷받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유통업체들이 물량을 보유한 채 출하를 늦추며 가격 지지에 나서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 심리효과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는 기대심리가 약해지자 출하로 전환되는 움직임도 관찰된다.

특히 동국제강이 7월 말부터 약 3주간 인천공장 셧다운 계획을 밝힌 뒤, 일부 공급업체에서 오히려 물량을 내놓는 움직임이 나타났다는 반응도 확인된다. 기대심리에 머물던 시장이 조정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에 업계는 추가 상승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금은 수급보다 기대심리가 가격을 버티고 있는 시장”이라며, “기초 체력이 없는 반등은 오래가기 어렵다”는 분석이 업계 전반에서 공감대를 얻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변수는 존재한다. 제강사별 생산 및 판매 상황, 글로벌 시황 등 외부 요인에 따라 가격이 재차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포스코는 28일(수)부터 철 스크랩 매입가격을 10원/kg 인상하겠다고 알렸다. 추가 상승 동력이 약화된 상황에서도 일부 제강사의 대응에 따라 시장 흐름이 다시 바뀔 가능성은 남아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