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스크랩 단가 반등···제강사, 예고된 수순 밟나
- 4월 급락 이후 입고 급감···특별구매로 분위기 반전 - 공급과 수요, 눈치 싸움 속 점진적 인상 흐름 이어져
4월 한 달 동안 매입단가를 세 차례 이상 인하했던 국내 주요 제강사들이 5월 들어 철 스크랩 가격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제강업계는 특별구매를 시행하면서 본격적인 반등 흐름을 형성하는 양상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예고된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공급업체들 사이에서도 분위기 전환에 대한 경계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남부권을 중심으로 톤당 30원 이상 인상한 사례가 속속 확인되고 있다. 공식 발표는 10~20원 수준에 그쳤지만, 현장에서는 구좌 조건이나 인센티브 등을 감안할 경우 실질 단가는 더 높은 수준으로 체감되고 있다는 반응이다.
또한 이번 인상은 단순한 수급 불균형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4월 말부터 일부 지역에서 입고가 급감하기 시작했고, 5월 들어 제강사별 가격 인상이 연달아 발표되며 ‘이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공급 심리가 퍼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공급업체 관계자는 “당장 물건을 더 받지 않으면 수급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제강사 내부에서 커졌고, 그게 인상 신호로 이어지고 있다”고 이번 인상의 배경을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단기적인 수급 문제보다 시장 내 조정 사이클의 작동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원가를 줄이기 위해 4월에 가파르게 가격을 낮췄고, 그 여파로 물량이 잠기자 다시 인상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돌아온 것 같다. 이 사이클은 몇 년째 반복되고 있는 철 스크랩 시장의 현실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급격한 인상은 공급 심리를 자극해 시장을 과열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제강사들이 단가 인상을 점진적으로 올리는 방식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점진적 인상 기조 속에서 공급과 수요 모두 ‘눈치 싸움’을 벌이는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물량을 보유한 공급업체는 추가 인상을 기대하고 있으며, 제강사는 입고 추이를 보며 신중하게 단가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업계는 당분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등은 시작됐지만, 뚜렷한 수요 회복 없이 가격이 과도하게 오를 경우 다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전체가 조심스러운 상승 국면에 들어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