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I] 5월 열연 시장 못해도 보합?

- 더 이상 저가 판매 안돼...5월 가격 상승 기대 - 설비 수리 및 공급가격 등으로 호가 인상 시도 - 재고 상황은 적정에서 과잉으로 점차 무게 이동 - 5월 불구, 신규 수주 및 매출 확대 기대는 적어

2025-05-14     박현욱 선임기자

연초부터 톤당 1만 원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하던 시중 열연 가격이 5월 들어 상승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스틸앤스틸 철강산업연구소가 실시한 열연업계 경기실사지수 조사에 따르면, 열연 유통업계는 계절적 성수기와 메이커들의 가격 인상 방침, 공장 보수에 따른 공급 축소 등을 배경으로 5월 시중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유통업계의 마진폭이 대폭 축소된 가운데 대형 센터들을 중심으로 호가 인상 분위기가 점차 확산되는 모습이다.

업황 자체는 개선 기미 없어
지난 4월 업황을 두고 전달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평가한 가운데, 업황 자체만 놓고 보면 5월에는 다소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4월 업황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55%, '보통'이라는 응답이 4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부터 두 달 연속 '나쁨'과 '보통' 응답이 각각 50% 안팎을 오가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5월이다. 이달 업황 전망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4월보다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55%로 과반을 넘었고, ‘보통’이라는 응답은 27%, ‘좋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응답은 18%에 그쳤다.

5월 초 황금연휴 등으로 짧아진 영업일수와 개선 기미가 없는 수요산업 등이 업황 개선에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재고 수위 과잉으로 이동 중
지난해 5월 이후 비교적 재고 부담이 적었던 철강 유통업계가 최근 다시 재고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재고 수준에 대해 '적정'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55%였으며, '재고 부족'은 9%, '재고 과잉'은 36%로 집계됐다. 아직까지는 재고에 대한 전반적인 부담이 크지 않은 편이지만, 지난해 10월 이후 '과잉' 응답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5월에는 재고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재고가 과잉 상태일 것’이라는 전망이 55%로, 전월 대비 19%P 상승했다. 반면 ‘적정’이라는 응답은 36%로 전달보다 9%P 줄었고, ‘부족’ 응답은 9%로 나타났다.

시중 가격은 제자리 걸음...5월엔 정적 깨나
한동안 정체됐던 시중 열연 유통가격이 5월 들어 상승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지고 있다.

주요 제강사들이 5월 가격 인상 정책을 내세운 가운데, 다수 유통업체들이 정품 기준 톤당 83만 원, 수입 대응재는 80만 원 선에서 거래를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 일부 메이커 공장 수리 등의 영향으로 일부 강종의 수급에도 차질이 발생하면서, 가격 인상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다만, 중국발 변수는 제한적이다. 중국 2급 밀의 수출 오퍼가격이 톤당 455~465달러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으며, 환율 외에는 특별한 상승 요인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5월 열연 유통가격 전망에 대해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이 4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보합’과 ‘하락’ 전망은 각각 27%로 나타났다.

수익성 부진 지속...5월엔 추가 악화 우려
4월 열연 유통업계의 수익성은 여전히 악화된 상태였지만, 전월 대비 악화의 강도는 다소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4월 채산성에 대한 평가에서 ‘3월과 비슷하다’는 응답이 64%로 과반을 넘었고, ‘악화됐다’는 응답은 36%로 전월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는 판매량이 직전 달보다 소폭 증가하면서 수익성 악화를 일부 완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5월 전망은 다소 어둡다. ‘4월보다 채산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55%에 달했으며, ‘비슷할 것’이라는 의견은 36%,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9%에 그쳤다.

신규 수주 상황 지난달과 비슷
4월 열연 유통업계의 신규 수주 상황은 여전히 부진했으며, 5월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4월 신규 수주에 대해 ‘둔화됐다’는 응답은 45%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전달과 비슷하다’는 응답은 55%, ‘확대됐다’는 응답은 0%로, 실질적인 수주 회복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5월 전망도 다르지 않다. ‘4월보다 수주가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이 55%,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36%, ‘확대될 것’이라는 응답은 9%에 그쳤다. 전반적으로 열연 제품 수주난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매출 확대는 여전히 불투명
전통적인 계절적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열연 업계의 매출 개선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4월 매출 규모에 대해 응답자의 55%는 ‘전월과 비슷하다’고 답했으며, 45%는 ‘둔화됐다’고 응답했다. 신규 수주 둔화와 가격 정체 등 복합적인 악재가 이어지며 매출 회복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5월 매출 전망도 비슷한 양상이다. ‘전월과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55%, ‘둔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45%로 나타났다. 계절적 성수기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시황을 반등시킬 만한 뚜렷한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매출 확대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는 모양새다.

전반적으로 5월 시장 전망 지표는 4월 대비 특별히 개선 된 점은 없지만, 유통업계마다 5월 호가 인상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일정 수준의 기대감이 반영됐다. 유통업계의 오랜만의 가격 인상 드라이브가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본지의 철강산업연구소에서는 2023년 3월부터 철강산업에 특화된 철강경기실사지수를 조사하여 발표하고 있다. 철강경기실사지수는 고금리, 경기침체 등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극히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철강업계가 보다 안정적인 경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목적에서 개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