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뷰①] 장웨이 CISA 부회장 "중국 철강산업 구조조정 가속할 것"
- 中 철강업계 '삼고삼저' 위기 속 체질 전환 박차 - 부동산 시장 둔화, 정부의 정책적 조정 결과 - 대형사 중심의 인수합병으 산업 집중도 제고 - 글로벌 무역마찰로 올해 철강 수출 감소 전망
현재 중국 철강산업은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탈탄소 전환 요구 등 여러 도전과제에 직면하면서 중국 철강산업이 유례없는 혹독한 시기를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은 철강산업 구조조정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공급과잉 문제 해결을 위해 대규모 감산 가능성이 거론되는 한편, 기업 인수합병을 통한 산업 집중도 제고, 고급화·스마트화·친환경·고효율화 전략을 중심으로 한 체질 개선 진행에 한창이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철강업계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한정적인 정보로 인해 중국 철강산업의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본지는 현지 기관 및 업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 철강산업의 현주소를 점검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중국 철강산업을 대표하는 기관인 CISA의 장웨이 부회장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편집자주]
Q. CISA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 부탁드린다.
A. CISA는 중국 철강업계의 기업, 기관, 단체 및 개인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전국 단위의 산업 단체로, 비영리 사회 조직이다.
현재 협회에는 374개의 단체 회원이 있으며, 그중 철강 생산기업이 225개로, 회원사의 조강 생산량이 중국 전체 생산량의 약 90%를 차지한다. 기타 회원사는 149개로, 종합 서비스, 설계·시공, 지질 탐사, 물류·전자상거래, 광업·코크스, 기계 제조, 금융·선물, 에너지 절감·환경 보호 등 관련 기업과 지방 산업 협회, 전문 협회(분회), 연구소 및 대학 등이 포함되어 있다.
협회는 중국 철강산업의 건강한 발전과 지속적인 번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철강산업의 고품질 발전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한, 회원의 이익을 대변하고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며, 회원과 산업을 위해 봉사하는 한편, 정부와 회원 간의 가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Q. 올해 협회가 중점 추진하는 주요 과제는 무엇인가?
A. 첫째, 산업의 질적 성장 촉진이다. 기업이 제품믹스를 개선하고, 생산 스케줄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유도하며, 고부가가치 제품은 장려하고, 저품질 제품은 제한하며, 불법 수출은 철저히 단속하는 원칙을 준수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또한, 국가의 생산능력 관리 신(新)제도가 효과적으로 정착되도록 지원하며, 특히 시장화 및 법치화 방식을 활용해 신규 생산능력 도입 차단 및 퇴출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다.
둘째, 산업의 친환경·저탄소 전환이다. 초저배출 공정 개조, 에너지 효율 극대화, 철강 전산업 환경성적표지(EPD) 플랫폼 구축, 저탄소 철강재 표준화, 저탄소 기술 공동 연구개발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셋째, 기술 혁신이다. 15차 5개년 계획 기간(2026~2030년) 과학기술 정책 연구를 국가 관련 부처와 공동으로 진행하며, 국가 철강 저탄소 기술 혁신센터 설립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철강기업 연구기관들이 공동 발표한 ‘베이징 선언’을 개정 및 발표하고, 표준 개발을 추진하여 국제 표준화 수준을 높일 예정이다.
넷째, 디지털화·스마트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다. ‘철강산업 디지털 전환 3개년 행동계획(2024~2026년)’을 지속 시행해 디지털 전환의 대표적 사례를 육성하는 등 2025년 철강업계 디지털 전환 평가를 단계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다섯째, 공급망 안정화다. ‘철광석 개발 계획’을 점진적으로 시행하며, 신설 예정인 협회 산하 전기로 분과(분회)를 통해 스크랩 산업 발전 정책 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또한, 철광석 가격의 새로운 가격 책정 메커니즘을 구축하고, 원료 공급 안정화 및 가격 안정화를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여섯째, 국제화 전략 강화다.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미국·유럽과의 철강 교류를 재개하며, 중동 및 아프리카와의 협력 관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국제 철강 정보·데이터 시스템을 수립하고, 철강산업의 국제화 발전을 심화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제14회 중국 국제 철강대회 및 제23회 중국 국제 야금산업 전시회 등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Q. 현재 중국 철강산업이 직면한 주요 도전 과제는 무엇인가?
A. 국내외 환경이 복잡하게 변화하는 가운데, 중국 철강산업은 현재 구조적 전환기의 중요한 국면에 놓여 있다. 전통적인 철강 수요 산업의 둔화,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 과잉 등의 문제로 인해 ‘고생산, 고비용, 고수출, 저수요, 저가격, 저이익’이라는 이른바 삼고삼저(三高三低) 국면에 놓여 있다.
장기적으로는 녹색·저탄소 전환이 철강업계의 가장 큰 도전 과제이며, 단기적으로는 산업 안정화, 수익성 확보, 리스크 관리가 가장 시급한 과제다.
Q. 중국 철강산업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중국 조강 생산량은 2020년 10억 6,500만 톤으로 정점을 찍은 뒤 4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왔으며, 2024년에는 전년 대비 1.7% 줄어든 10억 500만 톤을 기록했다.
한편, 2020년 중국 제조업의 철강 소비 비중은 42%였으나 2024년에는 50%로 증가했다. 그러나 건설용 철강 소비 감소 폭이 제조업용 철강 소비 증가 폭을 웃돌면서, 전체적인 철강 소비 수요는 감소하는 추세다.
최근 몇 년간 민간 주택 및 상업·서비스용 건물 등 건설업 부문의 철강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중국의 신규 주택 착공 면적은 2019년 22억 7,000만㎡로 최근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5년 연속 감소했으며, 2024년에는 7억 4,000만㎡까지 줄었다.
중국 부동산 시장 둔화는 단순한 시장 수요 변화의 결과가 아니라, 중국 정부가 오랜 기간 동안 의도적으로 조정한 정책적 결과이기도 하다.
중국 철강산업은 수요 감소와 산업 구조조정이라는 두 가지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으며, ‘양적 감축’과 ‘질적 향상’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는 2024년 4분기부터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발표 및 시행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시장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산업 차원에서는 건설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강구조 건축의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산업 기반 및 시장 수요를 적극 발굴하고 있다.
기업 차원에서는 고급화·스마트화·친환경화를 중심으로 제품 품질을 개선하고, 시장 변화에 대응하며, 주요한 발전 성과를 이루고 있다. 특히, 기술 혁신을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제품 품질 업그레이드, 초저배출 공정 개조, 저탄소 공정 혁신, 스마트 제조 도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Q. 중장기적으로 중국 철강산업의 수요 구조는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보나?
A. 중국 철강산업은 기존의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 단계로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철강 수요 구조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건설업의 철강 소비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제조업의 철강 소비 비중은 확대되는 추세다.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부동산은 여전히 조정 국면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주요 지표들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나, 하락 폭은 점차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향후에는 건축물 개보수 및 개선 수요에 따른 신규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인프라 건설 투자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철강 사용 비중이 높은 전통적인 인프라 프로젝트의 투자 비중은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제조업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산업은 신에너지차 시장의 급속한 발전과 ‘양신(兩新, 신형 인프라·신형 도시화) 정책’ 지원에 힘입어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조선업은 상승 주기에 접어들었다. 수주 잔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향후 3~5년간 조선업의 철강 수요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계·가전 산업은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컨테이너 산업은 현재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나, 향후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Q. 올해 중국 철강 시황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궁금하다.
A. 2025년은 14차 5개년(2021~2025년) 계획의 마무리 단계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온중구진(안정 속 발전)’ 기조를 유지하며 각종 정책을 적극 추진할 것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중국 경제는 올해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철강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 철강업계는 생산량, 제품군, 품질 측면에서 다운스트림 산업의 수요를 충분히 충족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해 있다. 다만, 최근 몇 년간 철강 수요는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2025년에도 철강 수요는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문별로 보면, 건설업의 철강 소비 감소 폭은 축소될 가능성이 있으며, 제조업의 철강 소비는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수급 상황을 고려할 때, 철강 가격은 원가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품목별·지역별 단기적인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발생할 경우 일정한 가격 변동이 있을 수 있다.
수출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겠으나, 글로벌 무역마찰 증가 등으로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Q. 중국 철강산업 내 인수합병이 진행 중이다. 추진 배경과 현황에 대해 알고 싶다.
A. 현재 중국 철강산업의 산업 집중도는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으로 이로 인해 기업 간 구매 및 판매 협력이 원활하지 않으며, 가격 협상력도 낮은 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을 통해 산업 집중도를 높이는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철강산업 고품질 발전 촉진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대형 철강기업 중심의 합병·재편을 장려하고 있다. 2024년 조강 생산 기준, 중국 상위 10개사의 산업 집중도는 42%를 기록했으며, 산업 집중도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보무(바오우)그룹은 신여강철을 합병하고 산동강철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으며, 안산강철그룹은 본계강철을 인수하고 능원강철의 지분을 확보했다. 중신태부특강은 천진강관과 남경강철을 인수하며 글로벌 최대 특수강 기업으로 성장했다. 경업(징예)그룹은 연운항흥흠강철, 일조강철 산하 잉커우를 잇달아 인수하며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Q. 중국 철강업계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중국은 2030년 탄소 피크, 2060년 탄소중립 목표 실현을 위해 초저배출 공정 개조, 에너지 효율 극대화, 디지털 전환 등의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보무그룹은 500억 위안 규모의 탄소중립 펀드를 조성하고, 100만 톤급 수소 기반 샤프트로를 건설해 CO₂ 배출을 50% 이상 감축했다. 이와 별도로 12억 위안을 들여 세계 최초의 산업용 ‘HyCROF’ 시범 프로젝트를 구축했으며, 기존 고로 대비 탄소 배출을 30% 줄이는 효과를 거두었다. 아울러, 친환경 저탄소 철강 브랜드 ‘BeyondECO’를 출시해 제품 탄소 발자국을 30% 이상 감축했다.
안산강철그룹은 세계 최초의 ‘그린수소 기반 탄소제로 유동층 제철 시범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며,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 제철센터를 구축했다, 하북강철은 세계 최초로 수소 기반 제철을 활용한 친환경 자동차 강판 생산 공정을 구축했으며, 이를 통해 CO₂ 배출량을 70% 이상 감축했다.
이외에도 철강업계는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CO₂ 배출가스를 활용한 바이오 연료 생산, 초박판 연속 주조·압연 기술 도입 등을 통해 친환경 생산 공정을 확대하고 있다.
Q. 수소환원제철방식 가운데 중국은 ‘샤프트로 방식’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진행 상황과 관련 성과에 대해 공유 부탁드린다.
A. 샤프트로 방식은 이미 글로벌 철강업계에서 약 100년 이상 활용된 기술로, 일반적으로 천연가스 또는 코크스 오븐 가스를 환원제로 사용하며, 관련 장비 및 기술이 성숙한 편이다. 중국 철강기업들은 고(高)수소 또는 순수 수소 기반 샤프트로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보산(바오산)강철은 2023년 말 광둥성 제철소에서 연간 100만 톤급 수소 기반 샤프트로를 완공했다. 시간당 생산량은 128톤, 금속화율(metallization rate)은 94% 이상으로, 직접환원철(DRI) 제품의 합격률은 100%에 달했다. 이를 통해 CO₂ 배출량을 60% 이상 감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하북강철의 장선하이테크는 2024년 9월, 120만 톤급 수소 기반 샤프트로 시범 프로젝트를 통해 금속화율이 94% 이상을 기록했으며, DRI 제품 합격률은 100%에 달했다.
Q.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관련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A. 2023년 중국의 대(對) EU 철강 수출량은 366만 톤, 수출액은 46억 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품목으로는 강관, 철근 등 100만 톤 이상의 제품이 포함됐다.
CBAM이 본격 시행되면 철강 제품의 대(對) EU 수출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중국 철강업계는 CBAM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적극적인 대응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CBAM 데이터 보고 체계 구축을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철강 기업들이 CBAM 신고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 문제점, 요구 사항을 파악해 기업별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고, 정책 수립 과정에서 실질적인 기업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
또한 국제 친환경 무역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철강산업의 EPD 플랫폼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이 플랫폼은 ISO 14000 시리즈 및 전과정평가(LCA) 기준을 기반으로 철강 제품의 탄소 발자국을 평가하는 시스템으로, 최근 글로벌 철강 수요 기업들이 협력업체를 선정할 때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철강업계는 2025년부터 전국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철강업계는 국가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확장의 핵심 산업 중 하나로 지정되었으며, 2025년이 첫 번째 의무 이행 연도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