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로알기

2025-03-11     김은주 기자
스틸데일리 김은주 기자

요즘 국내 철강업계의 화두 중 하나는 저가 중국산이다. 저가 중국산이 국내시장을 교란한다며 반덤핑(AD) 조치를 통해 이를 막아내려 하고 있다. 가뜩이나 내수 침체로 어려운 국내 철강업계에 저가 중국산이 판을 치면서 이를 막느냐, 못 막느냐가 기업의 생존을 건 문제가 됐다.

하지만 요즘 중국 철강업계를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우리 철강업계가 저가 중국산을 방어하는 데만 급급한 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든다. 최근 중국 철강산업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구조적 전환을 생각보다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올 초 중국 철강사들의 신년사를 정리해보면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중국 바오우그룹이 2024년 세계철강협회(WSA)가 주최하는 저탄소 부문에서 '하이크로프(HyCROF, 수소를 이용한 철광석 이산화탄소 감소법) 프로젝트'로 우수상을 수상했다는 점이다. 그전까지는 중국산하면 반사적으로 저가·저품질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올랐는데, 저탄소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중국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됐다.

바오우그룹은 중국 최대 철강사이자 중국 중앙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핵심 국유기업으로 철강산업 고도화를 선도하고 있다. 정부 고품질 발전 기조에 따라 바오우그룹은 지난 2021년 고급화, 스마트화, 녹색화(친환경화), 고효율화 등 4가지 발전 방향을 제시했고, 바오우그룹을 필두로 여타 철강사들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중국 철강산업의 구조적 전환이 더욱 빨라지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의 강도 높은 중국 때리기와 더불어 그간 수입산 철강에 무역장벽이 없다시피 했던 베트남, 한국, 인도 등 국가들이 중국산 철강을 겨냥해 무역 규제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중국의 저가 전략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공감대가 중국 내부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

무서운 건 중국의 실행력이다. 중국은 사회의주의 체제 특성상 중앙정부가 정책을 결정하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정책 집행력은 이미 보장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사실 중국은 정부의 강한 정책적 추진력을 바탕으로 전기차, 인공지능 등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저가 이미지를 조금씩 벗어내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인식도 달리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철강업계의 발전 현황을 면밀히 들여다보며 중국산 철강재가 단순 싸구려로 치부될 일인지 재점검해봐야 한다. 근시안적인 시각을 가진 기업에게 미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