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판재] 달리는 후판, 몸 푸는 열연, 처진 냉연

- 후판 시장은 덤핑관세 여파로 가수요 바람 솔솔 - 열연 가격 바닥론 확산…오는 3월 반등 가능성도 - 냉연도금재 수급 차질 불구, 시중가격은 ‘정체’

2025-02-28     박현욱 선임기자

2월 넷째 주 국내 후판 유통시장은 메이커별 공급가격 인상과 수요가들의 재고 비축 움직임이 맞물려 가격 상승세가 뚜렷했다. 반면, 열연은 중국 양회 이후 시장 변화를 지켜보려는 분위기가 강해 당장의 급격한 가격 변동은 제한적이었다.

냉연 및 도금판재류 시장은 수요 부진으로 가격 인상 시도가 무산되는 분위기였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설비 보수 및 생산 차질로 일부 품목의 공급이 줄었지만, 시중 가격은 정체됐다.

<열연/후판>
2월 마지막 주 열연 및 후판 유통시장은 판매목표를 달성했다는 안도감과 3월 유통가격 인상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공존했다.

우선 판매량의 경우 업체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열연과 후판 모두 목표했던 물량을 채우는 데는 무리가 없던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중하순이 지나는 시점에 월간 목표량을 달성한 곳도 나왔다.

다만, 시중 가격에서는 열연과 후판 간 온도 차가 갈렸다. 아무래도 후판 AD 예비 판정결과가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후판 시장에서는 메이커별로 공급가격을 톤당 3만 원가량 인상한 가운데, 지난 20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가 중국산 후판에 대해 27.91~38.02% 수준의 잠정 덤핑관세 부과를 건의했다. 고율의 관세 부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수요가들의 재고 비축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시중 가격 또한 껑충 뛰는 모습이다.

이에 후판 메이커마다 시중 가격 변동 폭이 크지 않도록 자사 SSC의 재고 및 가격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수요가들의 주문 요청이 늘어남에 따라 가격 인상 흐름을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열연 시장은 기존 재고 부담으로 가격 인상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현재 가격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3월부터 소폭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산 수입 물량 감소와 낮은 시중 재고 수준이 가격 인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오는 3월 초 열리는 중국 양회에 대한 기대감은 한풀 꺾인 분위기다. 미국 철강 수출 감소 우려와 미·중 간 새로운 긴장 국면이 시장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중국 내 철강 가격도 보합세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메이커들 또한 양회 이후 시장 분위기를 살펴본 뒤 3월 열연 공급가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주 열연 유통가격은 정품 기준 톤당 80만~81만 원, 수입대응재는 톤당 77만~78만 원, 중국산 열연은 톤당 76만~77만 원으로 2주 연속 동일한 가격대를 유지했다.

후판은 이번 주부터 본격 인상 랠리에 돌입했다. 후판 정품은 톤당 89만~90만 원, 수입대응재는 톤당 84만~85만 원, 중국산 후판은 톤당 81만~82만 원 수준을 적정가격으로 본 가운데 일각에서는 중국산 후판을 톤당 83만 원까지 불렀다.

<냉연도금재>
냉연 및 도금판재류 유통 시장 동향은 지난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유통업체마다 가격 인상 시도를 했으나, 좀처럼 시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나 유통시장에 풀리는 물량도 줄었는데. 시중 가격은 제자리다. 앞서 포스코는 2월 중순부터 한 달간 광양 2냉연공장의 대보수를 진행하고 있으며, 3월 초에는 포항 1냉연공장의 대수리 작업이 예정되어 있다. 현대제철 또한 당진 2냉연공장 합리화 작업에 앞서 1·2냉연공장의 PL/TCM 라인이 파업으로 생산이 중단되는 등 유통시장에 공급 물량이 줄었다.

여기에 높은 환율 영향으로 인해 냉연도금재 수입재 흐름도 위축됐다. 이를 두고 당초 업계에서는 수급 논리상 시중 가격이 오를 것으로 대했으나, 실제로는 수요 부진이 지속되면서 가격 또한 정체됐다는 평가다.

품목별로는 EGI(전기아연도금강판)는 건설 경기 악화로 인해 판매가 급감하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EGI는 건설 경기 부진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고, 가격도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일부에서는 시장이 사실상 소멸됐다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CR(냉연강판)과 PO(산세강판)는 판매 흐름이 보통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유통업체들은 가격 변동 없이 기존 수준에서 거래를 이어가고 있으며, 특별한 수급 이슈 없이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HGI(열연아연도금강판)은 포스코의 대수리 여파로 수급이 빠듯해지면서 시중 가격이 오름세다. GI(용융아연도금강판) 역시 비교적 견조한 판매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냉연 유통업계 관계자는 “HGI는 물량 부족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GI도 비교적 원활한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EGI는 수요 부진이 심각한 수준이며, CR과 PO는 변동 없는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주 냉연도금 유통가격은 품목 별로 온도차를 보였다. 코일 기준 국산 CR은 톤당 84만~85만 원, PO는 톤당 83~84만 원으로 지난주와 엇 비슷했던 가운데 HGI는 톤당 100만 원까지 부르는 곳도 나왔다. GI는 톤당 102만~103만 원 수준에 주로 거래됏으며, EGI는 극심한 수요 침체 속 톤당 100만~101만 원 수준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