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무계목 강관 시장 변화와 기회 ③ 미래 전망

국내 무계목 강관 시장 및 유망시장 전망 – 철강산업연구원 손영욱 대표

2025-02-26     손영욱 철강산업연구원 대표
철강산업연구원 손영욱 대표

석유·가스 산업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무계목 강관의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본지는 글로벌 철강 업계가 마주한 위기와 변화의 흐름 속에서 특히 국내 무계목 강관 업계는 이러한 파고에 어떻게 대응해 나가고 있는지 사례 등을 집중 조명하는 특집 연재를 기획했다. 이에 기획 3편에서는 철강산업연구소 손영욱 대표가 전망하는 무계목 강관시장의 미래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1. 국내외 강관생산 현황

‘23년도 발표 WSA 철강통계에 따르면 세계 강관 생산량은 1억3,579만톤(’22년)이며, 용접강관이 8,847만톤, 무계목 강관이 4,348만톤으로 각각 67%와 3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중국의 강관생산량은 8,260만톤으로 세계 강관생산량의 62.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강관 생산량 추이

국내의 경우, ‘23년도 강관생산량은 468만톤으로 ’19년도 이후로 평균 460만톤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빅4 강관사 생산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생산능력 대비 설비가동률은 평균 50% 이하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강관 수출량은 181만톤(‘23년)이며, 미국향 수출비중이 55%를 차지하고 있어 미국 중심의 수출구조를 보이고 있으며, 국내 강관 내수는 대부분 건설용 구조관 위주로 형성이 되어 있다.

 

2. 국내 무계목 강관 생산현황

국내 무계목강관 시장을 살펴보면, 무계목강관 생산기업은 일진제강, 세창스틸, 성화산업, 율촌, 티튜브와, 특수강 무계목강관 제조사인 세아창원특수강, 세진튜브텍 포함 총 7개사가 있다. 총 생산능력은 42.4만톤 규모이며, 이 중 탄소강 무계목 강관을 생산하는 기업으로는 일진제강이 가장 큰 약 30만톤(’23년 기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특수강 무계목 강관사는 세아창원특수강으로 STS 무계목 강관과 특수 합금강(Ni-Alloy계열) 무계목 강관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세창스틸은 인발 무계목 강관과 자동차용 무계목 강관을 생산하고 있으며, 성화산업은 배관전문기업으로 외경 30인치 이상의 대구경 무계목 강관을 생산하고 있다.

율촌은 고강도 무계목 강관사이며, 티튜브는 열교환기용 STS 무계목 강관과 전계장용 냉간인발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국내 무계목 강관 수요는 대부분 수입으로 충당되고 있는 상황이며, 국내 생산의 대부분은 내수시장보다는 수출시장으로 나가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3. 국내 무계목강관 수입현황

국내 무계목 강관 수입현황을 살펴보면, ‘24년도 기준 30.8만톤이며, ’23년도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계목 강관의 연도별 수입현황

품목별로 살펴보면 기계구조용, 구조용 무계목 강관이 27.7%를 차지하고 있고 냉간인발용 및 Alloy 무계목 강관 등 기타 무계목 강관이 72.3%를 차지하고 있어 주로 냉간 인발용으로 수입되는 것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주요 수입국가별로 보면, 중국산 수입재가 25.4만톤으로 전체 수입량의 82.6%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산 수입재는 12.3%를 차지하고 있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량이 절대량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내 수입 무계목 강관 중, STS과 Alloy계열 무계목 강관을 제외한 탄소강 무계목 강관 수입량을 살펴보면, ‘24년도 기준, 전체 무계목강관 수입량 중 70%인 21.5만톤인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강 무계목 강관의 경우는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86.7%를 나타내고 있으며, 일본산은 8.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철강산업연구원(isia)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현재 국내 무계목강관 시장의 80~90%가 중국산 수입재가 장악하고 있으며, 일반 압력배관용 무계목 강관의 경우는 일본산 수입재와 중국산 수입재간의 가격 차이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난 것으로 파악되었다.

 

4. 국내 무계목 강관 공급사슬

국내 무계목 강관 공급사슬을 살펴보면 아래 그림과 같이 국내 생산기업은 일진제강을 비롯하여 세창스틸, 성화산업, 율촌, 티튜브 등이 있다. 수입산의 경우는 중국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주요 수출기업으로는 흥양강철, 천진강관(TPCO), 보산강철, 티안다(Tianda) 등이 있다.

일본산의 경우는 JFE Steel과 일본제철 등이 있이며, 주로 STS나 Alloy계열의 인발용 무계목강관을 많이 수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수입국가는 유럽(독일, 미국 또는 캐나다 등이 있으며, Tenaris, Vallorec, Bentler 등이 있다.

국내 무계목 강관 써플라이 체인

국내 무계목 강관 대리점으로는 일진제강 대리점과 그 외 독립계열의 일부 대리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계목 강관 수입업체로는 강림CSP가 주로 일본산 제품을 수입하는 대표적인 업체로 알려져 있다. 파이프앤튜브는 중국산 제품을 수입하고 있으며, 우진메탈은 Tenaris 제품을 주로 취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 수입업체로는 신도수입강관, 대세철강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입처 중 포드브레조바(슬로바키아)는 열교환기용 튜브용도로 수입되고 있으며, 후보스(스페인)는 선박엔진에 들어가는 압력용 ㅜ  배관 용도로 수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계목 강관의 경우, 생산 시 구경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여러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인발 업체나 확관 업체를 거치는 경우가 많다. 인발의 경우는 대부분 자동차 부품이나 조선이나 플랜트에 들어가는 열교환기용 배관 등으로 사용하는 용도로 이용되고 있다. 국내에는 일진제강에서도 정밀 인발강관 생산설비를 자체적으로 갖추고 있으며, 그 외 동원스틸, ㈜DYC, 세창스틸, 경원철강 등이 있다.

반대로 확관의 경우는 무계목 강관 생산시 구경의 제한을 받기 때문에 제조 후, 열을 가해 무계목 강관의 구경을 확관하여 사용하는 목적으로 거치는 공정으로 확관을 통해서 18~34인치의 대구경 강관을 제조한다. 국내에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KASCO가 있으며, 그 외 성광벤드, ㈜DYC 등이 있다.

무계목 강관의 최대 사용처로는 플랜트건설, 석유 · 화학산업, 조선산업, 건설기계 및 자동차부품 등이 있다. 플랜트건설 부문은 배관재나 열교환기용 등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으며, 석유 · 화학산업의 경우는 유정관, 송유관, 가스관 용도로 사용하거나 석유 · 화학플랜트의 압력 배관재용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조선산업의 경우는 유조선 등에서 사용하는 열교환기나 압력 배관재용으로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LNG선에 사용되는 무계목 강관의 경우는 고부가가치 제품군에 해당된다.

건설기계나 자동차부품의 경우는 정밀 인발을 거친 제품들이 이용되고 있으며 건설기계의 경우는 포크레인이나 지게차 등에 사용되는 유압 실린더용으로 사용하고, 자동차 연료 배관재 등 자동차 재료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 외 반도체공장이나 디스플레이공장에 들어가는 배관재로 사용되는데 이 경우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무계목강관 제품군에 해당된다.

무계목 강관의 사용용도별로 구분해보면 배관용, 열전달용, 구조용, 유정용, 조선용 등이 있으며, 배관용, 구조용, 조선용 순으로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 무계목 강관 유망시장 전망

현재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장 큰 플랜트 부문의 건설프로젝트로는 ’샤힌프로젝트(Shaheen Project)‘가 있다. 이 프로젝트는 S-Oil과 사우디 아람코와 합작투자형태로 기존 정유시설과 통합하여 건설하는 총 투자금액 9조 2,580억원의 세계 최대 규모의 Steam Cracker 신설프로젝트이다. 공사현장은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이며, 지난 ’23년도에 본격적인 EPC 작업에 착수하여 오는 ‘26년 상반기에 기계적 완공목표로 공사진행 중에 있다.

무계목 강관 유망시장으로는 수소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수소저장 및 운송분야가 해당되며, 수소튜브, 수소충전소, 액화수소 저장 및 운송, 수소파이프라인 등이 해당된다. 수소충전소나 수소튜브 트레일러, 액화수소 저장탱크, 수소파이프라인 등에 주로 STS 무계목강관(STS 316L)이 적용되고 있다.

수소차에서 사용되는 수소공급배관에는 STS 무계목 정밀 인발강관이 사용되고 있어 향후 수소연료전지차 사용확대에 따른 시장수요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소파이프라인(수소배관)의 경우는 STS 무계목강관(STS 316L) 사용증가가 예상되는 매우 유망한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산화탄소 포집, 활용, 저장(CCUS; Carbon Capture, Utilization & Storage) 시장이 유망하다고 할 수 있다. 이중에서 이산화탄소 저장을 위해 이산화탄소 이송을 위한 CCS 파이프라인 수요증가가 기대된다. Global CCS Institute 발표자료에 따르면, 오는 2050년까지 세계 CCS 파이프라인 총 연장이 20만km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2기가 시작되면서 미국의 석유 · 가스산업을 재건한다는 에너지 정책발표에 따라 침체되었던 석유 · 가스 생산이 증가하고 그동안 중단되었던 파이프라인 건설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어 전체적으로 강관사용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셰일가스 생산재개에 따라 무계목강관 유정관의 사용증가가 예상된다. 셰일가스 채굴방식은 전통적인 수직굴착방식에서 벗어나 수평굴착방식을 적용하고 있는데 수직굴착방식에서는 ERW강관과 무계목강관 사용비중이 각각 65%와 35%인 반면에 수평굴착방식에서는 40%, 60%로 무계목강관 사용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수직굴착방식에서는 리그(Rig)당 강관소요량이 667톤(추정)인 반면 수평굴착방식에서는 2,800톤(추정)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6. 결언

국내 무계목강관 시장에 대한 정보는 사실상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그 이유는 국내 강관생산의 절대량이 용접강관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짧은 글이지만 대략적인 국내 무계목강관 시장에 대한 정리를 하면서 2010년도 시점에 국내 무계목강관 시장이 70만톤 전후의 시장규모를 나타내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대략 40만톤 전후로 시장규모가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차이점은 당시 중국산 수입재가 50~60% 수준이었다면 현재는 80% 정도의 수준으로 더 늘어났다는 점이다.

국내 무계목강관 시장의 특징은 일정한 국내 시장수요가 있는 반면, 공급은 부족하기 때문에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수급구조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국내공급을 늘리는 것 또한 많은 투자비를 수반하는 무계목강관 설비투자를 쉽게 의사결정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런데 사실 투자비 문제보다 가까이 중국의 무계목강관 생산능력이 넘치는 상황에서 더 실질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필자가 현업 근무시절에 무계목강관 투자검토를 해본 적도 있지만 그 당시에도 결국 값싼 중국산 수입재와 어떻게 경쟁할 수 있느냐가 투자결정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기억이 있다. 결국은 시장에서 차별화된 제품생산이 가능한가에 대한 판단이 무계목강관 설비투자에 대한 중요한 의사결정 포인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공급측면에서의 고민이라고 보면 시장수요 측면에서 살펴보면 더 어려운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본다. 위에서 언급한 샤힌프로젝트의 경우를 보면 국내 최대 대형 플랜트건설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안을 들여다보면 건설사에서 중국산 자재사용을 허용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무계목강관 사용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문제점은 조선산업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구매자인 건설사나 조선사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필자의 생각은 전체적인 국내 산업경쟁력 확보라는 대승적인 측면에서 보면 국가의 기간산업이라 할 수 있는 철강산업을 약화시킬 수 있는 문제점을 함께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따라서 전체적인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산업간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협력해 나갈 수 있도록 국가 산업전략을 수립하고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정부차원의 컨트롤타워 구축이 절실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참고문헌]

  1. 철강산업연구원, ‘국내 무계목강관 시장분석 및 수요개발 전략’, 2024.
  2. 철강산업연구원, ‘중동/아프리카/호주지역 강관시장 조사’, 한국철강협회, 2021.
  3. 철강산업연구원, ‘수소에너지 소재시장 및 신뢰성평가 필요성 기초자료 조사’, RIST, 2021.
  4. 철강산업연구원, ‘중국 에너지/자원개발 동향 및 공급사슬 조사’, 한국철강협회, 2015.
  5. 김용석 교수, ‘국내 수입 무계목강관의 용도 및 특성분석’, 2018.
  6.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7. WSA, Steel Statistical Yearbook 2023
  8. 한국철강협회, 철강생산능력, 2023.
  9. KIS Line 기업정보검색 자료
  10. 신문기사 검색 : 스틸데일리, 한국철강금속신문, 머니투데이 등
  11. 관련 기업 홈페이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