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특별구매, 정상 가격은 어디에?

2025-02-25     곽단야 기자
 - 스틸데일리 곽단야 기자

철 스크랩 시장이 성수기 초입을 앞두고 혼란스럽다. 지난해 말까지 이어진 매입가 인하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단순한 가격 변동보다 시선이 가는 점은 특별구매가 계속 연장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별구매란 테이블 가격 외에 추가금을 지급해 물량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원래는 수급 조정을 위한 한시적 수단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 의미가 달라지는 것처럼 보인다. 

특별구매가 반복되면서 시장 가격 체계가 테이블 가격만으로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공급사들은 보다 유리한 조건을 기대하는 한편, 제강사들도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특별구매를 계속하는 모습이 연출된다. 

이는 마치 한 의류 매장에서 ‘열흘간 50% 할인’을 내걸었지만, 한 달이 지나도 여전히 같은 할인이 지속되는 것과 같다. 소비자들은 결국 정상 가격이 의미 없다고 여기게 되고, 할인된 가격이 실질적인 가격으로 자리 잡게 된다. 철 스크랩의 경우도 특별구매가 반복될수록 기본 매입가격의 실효성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여기에 더해 이면 가격이 시장 가격 투명성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 공식적인 특별구매 외에도 비공식적인 추가금을 통해 수급이 이뤄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이는 철근 등 제품 시장의 부진과도 맞물렸다.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해 제품 수요가 감소하면서 가격이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가 부담은 커지는데 판매가 회복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철 스크랩 가격이 상승하면서 원재료 시장과 완제품 시장 간의 온도 차이가 커지고 있으며, 이는 제강사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특별구매를 무작정 중단하기도 어렵다. 철 스크랩 시장에서 가격 조정이 단순한 인상이나 인하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만큼, 특별구매는 당분간 공급 안정화를 위한 현실적인 선택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공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당장 특별구매 없이 물량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 결국 특별구매는 제강사들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선택하는 방법이 됐지만, 이 구조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또한, 제강사들은 단순히 원가 절감만을 고려할 수 없는 입장이다. 특별구매 정책이 단순한 원가 절감 수단이 아니라, 구좌업체 및 패밀리들과의 관계 속에서 조정되는 점도 고려해야 된다. 철 스크랩 시장이 완전히 공급자 우위로 전환되지 않는 이상, 제강사들은 특정 거래처들과의 관계를 감안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특별구매와 이면 가격이 시장 조정의 도구인지, 아니면 구조적 문제로 고착화되는 과정인지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특별구매가 반복될수록 정상적인 가격 체계는 희미해지고, 추가금이 상시 포함된 매입이 일반화 될 수도 있다. 지금과 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철 스크랩 시장은 더욱 불투명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우려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