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무계목 강관 시장 변화와 기회 ② 글로벌 동향
- 글로벌 수요 2033년까지 연평균 5~6% 성장 전망 - 석유 및 화학 등 기존 고압, 내구 · 내식 요구 부품 수요 확대 - 수소 비롯 재생에너지 관련 인프라 관련 수요 확대 영향 성장세 지속
석유·가스 산업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무계목 강관의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본지는 글로벌 철강 업계가 마주한 위기와 변화의 흐름 속에서 특히 국내 무계목 강관 업계는 이러한 파고에 어떻게 대응해 나가고 있는지 사례 등을 집중 조명하는 특집 연재를 기획했다. 이에 기획 2편에서는 글로벌 무계목 강관 시장의 현황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향후 10년간 5~6%대 성장 기대
무계목 강관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지속적인 성장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2023년 글로벌 리서치업체인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무계목 강관의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455억 달러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2023년부터 2032년까지 매년 연평균 6.3%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2032년에는 849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무계목 강관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가장 큰 요인은 무엇보다 높은 유가와 더불어가혹한 환경에서도 시추를 이어갈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이 고압과 고온에 견딜 수 있는 고성능 무계목 강관의 수요 확대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심해 시추 기술의 발전은 고압과 고온을 견딜 수 있는 고성능 무계목 강관의 수요가 급증하는데 일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불어 스마트 리그 도입과 수평 시추 기술 발전 역시 시추에 사용되는 강관의 사용량 증가와 더불어 고기능 무계목 강관의 수요 역시 확대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또한 수소 생태계 조성과 이를 위해 추진되고 있는 재생에너지 산업 역시 무계목 강관에게 있어서는 적지 않은 기회를 제공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수소의 보관과 이송을 위해 사용되는 강관 제품의 경우 수소 취성 등 고품질 · 고성능 강관 제품, 그 가운데 무계목 강관의 활용이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세계철강협회(WSA, World Steel Association)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글로벌 용접강관 생산량은 8,846만톤을 기록해 전년 대비 5% 줄어든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무계목 강관의 생산량 역시 4,347만 톤을 기록해 전년 대비 6.3%가 줄어들었다.
중국을 비롯해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2022년에도 주춤한 모습이 나타났으나 2023년과 2024년에는 다시 증가세로 전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무계목 강관 역시 이와 비슷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021년 4,638만 여 톤을 기록한 이후 2022년 4,348만 여 톤으로 전년 대비 6.3%가 줄어드는 모습이 나타났으나 2023년과 2024년의 경우 증가세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관련 수요산업의 성장과 시장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 증가세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다.
고온 · 고압 · 고내식 비롯 가혹한 사용환경서 탁월
강관업계에서는 글로벌 무계목 강관 수요에 대해 주로 석유 및 가스 등 자원개발 부문에 최대 수요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체적인 수요 비중에 대해서는 대체로 석유와 화학을 비롯한 가스 등 관련 산업에서 사용되는 물량이 전체의 35~40%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양 시추작업시 해저 퇴적물 이송이나 관련 파이프라인 구축에서 내압성과 내식성을 요구하는 만큼 용접강관보다는 무계목 강관 사용이 늘고 있다는 의견이다. 특히 탄소중립 사회 실현을 위한 이산화탄소의 포집과 저장 기술 개발이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탄소 저장 장소가 대부분 깊은 땅속이나 심해에 이뤄지는 만큼 무계목 강관의 수요 확대 가능성 역시 커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무계목 강관의 경우 고온과 고압, 고내식 등 가혹한 환경에서 본래의 성능을 보장하고 있는 만큼 향후 수소 생태계 구축과 관련된 다양한 가스 이송 및 저장 측면에서 사용영역이나 비중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불어 발전 및 화학산업에 30% 내외 수준의 수요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화학물질 운송을 비롯해 발전 설비 등 고압, 고온의 환경에 노출된 경우가 많은 만큼 무계목강관의 사용이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건설과 자동차 부문에서도 전체 무계목 강관 수요의 20~25%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건설의 경우 내구성과 내식성이 크게 요구되는 배관 및 구조물 용도로 주로 사용되며 자동차용의 경우 내구성이 요구되는 부품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차량 전동화 및 수요 연료전지 자동차의 공급 확대 영향으로 시장 수요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수요, 아시아-북미-유럽順
무계목 강관의 글로벌 수요 가운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전체 수요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과 인도가 생산과 수요를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석유화학은 물론 인프라 투자 등에 힘입어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5.7%의 성장 전망을 예상하는 모습이다. 중국의 경우 전체 글로벌 무계목 강관 생산량의 50~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최대 생산국이자 최대 수출국이며 인도 역시 최근 인프라 투자 등에 힘입어 오는 2032년까지 연평균 8% 수준의 수요 확대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을 비롯한 북미 관련 수요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수요의 뒤를 잇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석유를 비롯해 가스 탐사 등 관련 인프라 프로젝트가 전체 무계목 강관 수요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셰일가스 개발과 메탄올 플랜트 건설 등으로 오는 2028년가지 연 평균 4% 이상의 수요 성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유럽지역에서는 탈탄소 정책에 따른 친환경 수요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세번째로 높은 수요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초고압용 강관 생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특히 유럽의 경우 쿼터와 CBAM(탄소국경조정제도)을 앞세워 다른 지역으로부터의 제품 유입을 제한하고 있다.
LNG를 비롯해 석유화학 주요 산지 가운데 한 곳인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의 수요 성장세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며 남미 지역 역시 광산 개발과 화학 산업 확장세가 나타나면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지역 가운데 한 곳이라는 의견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경우 오는 2030년까지 최대 수요 시장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탈탄소화에 따른 에너지 전환과 이에 따른 인프라 투자 등의 영향으로 기술개발 속도에 맞춰 무계목 강관 수요가 지속 성장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산 무계목 강관 견제 확대
세계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중국산 무계목 강관의 생산량은 2,600만톤을 넘어서면서 글로벌 생산량의 67%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내 수요 확대와 함께 현지 생산량 증가는 수출 확대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실제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무계목 강관 수출량은 꾸준한 증가를 기록하며 572만1,000톤을 기록해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은 절대적인 생산량을 기반으로 지난 2020년 코로나 영향으로 주춤했던 시기를 제외하고 매년 수출 증가세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생산량이 워낙 많은 데다가 품목 역시 다양하고 가격과 물량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어 세계 각국에서 반덤핑 조사를 비롯한 무역장벽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지난해 5월 중국산 무계목 강관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으며 멕시코 경제부 역시 같은 달 반덤핑 재심 예비판정을 통해 기존 반덤핑 관세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의 관세조치와 탄소국경조정제도 등의 조치로 중국산 철강재 수출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아시아와 인도, 중동과 아프리카 등지로의 수출 확대와 더불어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및 수출 다변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
주요 생산국 고부가 제품 개발 및 공급 확대
지난 10여년간 무계목 강관의 주요 공급은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한 대량생산 제품과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하는 초고압 및 극한 환경용 고사양 특화 제품으로 구분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그러나 중국의 원가를 앞세운 물량 공세에 미국과 유럽 등지를 중심으로 무역장벽으로 본격 대응하면서 인도와 중동, 러시아 등 신흥 시장으로 수출을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들어서는 자국내 고부가 제품 개발과 보급을 앞세워 고부가 제품으로 전환하는 모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현지 건설 및 자동차 등 관련 수요산업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어 이에 따른 저가 물량의 공세 역시 당분간 지속될 우려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국내업계 관계자들은 고유가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해양플랜트를 비롯한 관련 수요시장에서 무계목 강관 수요 확대가 예상되며 동남아와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프로젝트 증가로 수출 다각화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중국과 경쟁을 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니만큼 적극적인 제품 고부가화와 이를 통한 시장 차별화 전략없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높아지고 있는 미국의 관세 장벽과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를 넘어서기 위한 원가구조 개선과 함께 초고압 및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개발, 고부가 제품 개발만이 결국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무계목 강관 시장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