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루블 강세에도 철 스크랩價 상승 제한 '중국에 발목'
- 러시아 루블화 강세 지속, 철 스크랩·빌릿 수출가 상승 압박 - 중국 철강 수요 둔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제한 요인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러시아산 철 스크랩과 빌릿 수출 가격에도 상승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철강 수요 둔화가 이러한 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월 1일, 러시아 루블화는 달러당 113루블 수준이었으나,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며 2월 14일에는 달러당 91루블까지 상승했다. 이는 약 20%의 가치 상승을 의미하며, 루블화 강세는 러시아산 철 스크랩과 빌릿, 완제품의 수출 가격을 자연스럽게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루블화가 강세를 보이는 주요 이유로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지목된다. 트럼프가 푸틴과 연락 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협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지정학적 안정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유가 회복세 및 러시아 중앙은행의 긴축 통화정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러시아산 철 스크랩의 터키 수출 가격은 올해 1월 2일, 톤당 326달러에서 2월 13일에는 342달러로 약 4.9% 증가했다. 루블화 가치 상승으로 인해 러시아 내 수출업체들이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한 결과다. 빌릿 가격 또한 비슷한 흐름을 보이며 1월 대비 2월 중순 기준 약 15~20달러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산 빌릿은 국제 시장에서 철 스크랩의 대체제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루블화 강세로 인해 러시아 철강업체들은 빌릿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고, 이는 철 스크랩 가격 상승과 맞물리며 전반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가격 상승 압력에도 불구하고, 국제 시장에서는 가격이 급등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 요인으로는 중국의 철강 수요 둔화가 있어 보인다.
중국은 전 세계 철강 소비의 약 55%를 차지하는 거대한 시장으로, 중국 내 철강 수급 상황이 국제 가격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중국 경제는 지난해에 이어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와 인프라 투자 감소, 기존 생산설비 과잉 등이 철강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으며, 이는 국제 시장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또한, 중국 정부에서 철강 소비 증가를 유도하는 정책은 부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철 스크랩과 빌 가격 상승 압력이 중국 시장에서 제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함께 철강 완제품 시장도 부진한 상황이다. 철강 완제품 수요가 감소하면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한계가 발생한다. 주요 철강 소비 산업인 자동차, 조선, 가전 등의 국제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철강 제품의 소비가 줄어들고 있으며, 이는 원자재 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는 루블화 강세로 인해 가격을 올려야 하는 입장이지만, 중국의 수요 둔화와 완제품 시장 부진이 이를 상쇄하고 있다.”면서,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철 스크랩 가격이 급등하기보다는 제한적인 상승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