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 앞두고 대표 잠적 등 STS 업계 '부실 리스크' 경고등

- 부산 지역에서만 대표 잠적 2차례 이어지며 부실 우려 확산 - 구정 연휴 앞두고 긴장 고조…거래 경색 우려와 거래 신용 관리 비상 - 1억 피해 발생 시, 마진율 2%로 메우려면 50억 매출 불가피

2025-01-13     손연오 편집국장
OpenAI사가 개발한 ChatGPT-4o가 생성한 이미지

구정 연휴를 약 2주 앞둔 가운데 업계 전반에 부실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1월 들어서만 대표가 잠적하는 사건이 두 건 발생하며, 거래처와 채권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두 사건은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몇 년간 수익성 악화와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혹시 모를 부실 발생 우려로 거래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특히 최근 부산 지역에서 발생한 B사의 잠적 사건은 주요 유통업체들이 상당수 거래를 하고 있던 곳이었기에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추정된 피해 규모는 최소 10억 원 이상이다. 일부 업체가 담보나 매출채권보험을 통해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전액 보상이 어렵고 통상 가입 금액의 약 80%만 보전되기 때문에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실 우려는 잠적뿐만 아니라 부도, 기업회생 신청, 법인 파산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국내 제조업과 건설업의 경기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중소 유통업체뿐만 아니라 실수요 업체의 자금 흐름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은행권의 대출 규제와 여신 관리가 더욱 강화되고 있어 자금 유동성 문제는 업계 전반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명절 전후로 부실 사고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 만큼, 구정을 앞두고 거래처와 채권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구정은 임시공휴일 지정과 연차 사용 시 최장 9일의 연휴가 이어지기 때문에 자금 결제 흐름이 더욱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달의 경우 업계 전반이 판매단가 인상에 전격적으로 나선 가운데, 사실상 월초부터 수요 부진과 경기 악화 등으로 가격인상분 적용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앞서 언급한대로 영업일수가 신정 휴무까지 포함하면 5~6일 정도 줄어들어 판매량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어 적극적인 영업 활동에도 일부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현재 스테인리스 유통업체들의 판매 마진율은 3%가 간신히 유지되는 수준으로 보인다. 만약 거래 중 1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이를 메우기 위해 마진율 3%에서는 약 33억 원, 2%에서는 50억 원의 매출이 필요하다. 매출 30억 원은 304 냉연 GS재 기준으로 약 900톤 이상을 판매해야 하는데, 이는 대형 유통업체 기준 한 달 판매량의 약 1/3에 해당하는 규모다. 

마진율이 낮아질수록 동일한 손실을 복구하기 위해 더 많은 매출이 요구된다. 이를 감안할 때, 마진율 관리와 더불어 거래처 신용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처럼 낮은 마진율과 경기 침체는 유통업체의 손익 구조를 더욱 취약하게 만들고 있으며, 피해를 만회하기 위한 적극적인 영업 활동도 위축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은 업체들조차 거래처 및 채권 관리를 강화하며 경계 태세를 높이고 있다. 구정 연휴를 앞두고 스테인리스 업계의 긴장감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