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로 차별화에 성공한 강소기업 - 세창스틸 이재선 회장
- 국내 최초 수소용 STS무계목강관 국산화 성공 - 자동차용 무계목강관 8년 연속 세계 일류상품 인정
커버스토리 ㅣ 세창스틸 이재선 회장 인터뷰
기술로 차별화에 성공한 강소기업 (주)세창스틸
- 국내 최초 수소용 STS무계목강관 국산화 성공
- 자동차용 무계목강관 8년 연속 세계 일류상품 인정
기술력 하나로 중소기업의 한계를 넘어서는 업체가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무계목 강관 및 인발강관 제조업체인 ㈜세창스틸(대표 이재선)이 그 주인공. 세창은 자동차 부품용 무계목 강관 시장에서는 8년 연속 세계일류상품 지위를 인정받는 등 탄탄한 기술력으로 정평이 나있다. 세창은 최근 정부 과제로 수소자동차 배관용 STS 무계목 강관을 국산화 하는데 성공함으로써 또 한번 부가가치를 높이는 쾌거를 이뤘다. 이재선 회장을 만나 개발 배경과 향후 비전을 들어보았다.[편집자 주]
김홍식 대표 Q 세창스틸 회사에 대해 소개를 부탁합니다.
이재선 회장 A ㈜세창스틸은 1975년 설립한 세창파이프산업㈜의 설비와 기술을 인수하여 2007년 출범하였으며, 냉간인발 기술을 기반으로 2008년 무계목 강관 제조 설비를 도입하여 다양한 강종의 강관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국내 자동차용 무계목 강관 시장은 과거 미국,일본, 중국 등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하였으나, 세창스틸이 국산화에 성공함으로써 현대·기아 자동차 등 국내 자동차사가 사용하던 물량의 수입 대체는 물론, 미국, 일본, 유럽 등 해외 주요 자동차 부품사에 수출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GM, 포드, 크라이슬러, 벤츠, BMW 등이 세창스틸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Q 최근 수소용 무계목 강관 개발을 성공했다고 들었습니다. 개발 배경은 무엇이고, 기존 무계목 강관과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A 탄소중립이 세계적인 이슈가 되면서 자동차나 조선 등 수소를 에너지로 사용하는 제조업 분야도 수요 증가가 예상됩니다. 지금까지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가격이 매우 비쌉니다. 가령 수소 충전소 고압 배관용STS 무계목 강관은 1인치 미만을 사용하는데,kg당13~15만원에 달할 만큼 고가입니다. 소재는 STS 316L이며, 니켈의 함량이 다소 높습니다. 이에 따라 산학연(産學硏) 중심의 소재 생산을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세창이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 역시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영남대학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한국재료연구원, 한국가스안전공사, 부산대 등과의 공동연구가 활발히 수행되고 있고, 23년에 수소용 무계목 강관 제조공정 기술을 성공적으로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소재만 공급이 된다면 하반기부터라도 양산이 가능한 상태까지 개발이 완료됐습니다.
이번 개발의 가장 큰 의미는 국산화를 통해 제조원가를 수입재 대비 70%까지 크게 낮출 수 있고, 세창 입장에서는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세창은 제품 개발은 성공을 한 상태입니다. 소재확보가 관건인데, 세아창원특수강이 개발 중에 있고, 필요시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외주 생산 방식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세창스틸은 핵심 공정인 피어싱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체제를 구축하여 올해 안으로 제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향후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수요처 확보에 적극적으로 노력할 계획입니다.
Q 정부 과제 업체로 선정되었다는 것 자체가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얘기인데, 국내 경쟁사 대비 세창의 핵심 기술은 무엇인가요?
A 세창스틸은 국내 최초 피어싱 공법의 무계목강관 개발을 통해 C/V cage 세계 일류 상품에 등재될 만큼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8년 연속 세계 일류 상품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국내 최초 스테인리스 피어싱 기술 개발에도 성공하는 등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합니다. 수소용 강관 사업 진출을 위해 빌릿 개발 등을 추진 중이며, 세아베스틸로부터 API 탄소강 심리스 강관 개발 협력 제안을 받았습니다.
또한, 수소 배관용 과제 수행 등 신규 에너지 시장 진출을 위한 기술력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다섯 건의 정부 과제를 활발히 수행 중이며, 향후 과제 종료 후에도 신규 과제를 선정하여 꾸준한 기술 개발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Q 최근 정읍공장에 새로운 설비도 도입한 것으로 압니다. 어떤 설비이고, 도입배경은 무엇인가요? 또 기대효과는 무엇인가요?
A 2024년 피어싱 설비 도입에 이어 올해 20억 원 규모의 UT설비를 추가로 설치 중입니다. 최근 유압실린더 튜브의 경우 100% UT검사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6월이면 설치가 완료되며, 향후 7~8인치 규모의 작업 수행 능력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생산량은 현재 월 1,500톤에서 2,000톤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현재 안산공장은 70 Φ 미만의 소구경 무계목강관, 정읍공장은 120 Φ 미만의 중구경강관을 생산하게 되며, 2026년쯤이면 전체 생산능력은 월 5,000톤 체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향후 설비 도입은 수요 증가 추이를 보면서 투자할 계획입니다.
Q 무계목 강관 역시 수입재 점유율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 영향은 없습니까? 있다면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A 수입 무계목의 대부분은 탄소강이고 대부분 대구경입니다. 저희와 직접적으로 부딪치지는 않지만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없죠. 다행스러운 점은 저희 제품을 쓰는 수요가들이 중국산은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보니 수입량도 소량이라는 점입니다. 우리는 수입 방어보다는 제품 개발을 통해 수입재가 차지하고 있는 영역을 빼앗아 오는 전략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수소 배관용의 경우 수입품보다 40% 이상의 가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를 기반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됩니다. 현재 수출은 미국 시장 의존도가 70~80%로 높고, 독일 시장 비중은 20% 수준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로 인해 중국산 소재가 배제될 가능성을 고려하여, 수출 확대 전략을 재검토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Q 세창스틸은 해외 수출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주로 어떤 산업, 어느 지역으로 나가고 있습니까? 또 수출과 관련해서 향후 계획은 무엇입니까?
A 수출은 아직까지는 거의 대부분이 로컬 수출입니다. 세창 소재(무계목강관)를 사용해서 국내 부품사가 가공을 해서 해외 자동차 밴더에 수출하는 형태입니다.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의 고급 소재 채택 증가 추세를 고려할 때,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부터 소재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셰일가스 등 해외 에너지부문 투자 증가에 따른 시장 확대 가능성도 있지만 경쟁 또한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품질 개선과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으며, 고객과의 신뢰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국내 많은 중소, 중견기업들은 좋은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제품 개발이나 수요확대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정부나 대기업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A 한마디로 납품단가에 대한 제대로 된 반영입니다. 소재는 올랐는데 대기업의 반영은 70%에도 못 미칩니다. 대기업의 원가 상승 분은 납품업체에 ‘생산성 향상을 통해 극복하라’는 식으로 전가를 하는가 하면 일방적인 납품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중소기업의 경영 악화를 초래하고 지속가능성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습니다. 또 급격한 에너지 비용 상승, 특히 전기료 인상으로 인한 재정적 부담과 가격 인상의 어려움을 직면하고 있습니다. 급증하는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심화되는 시장 경쟁에 대한 전략 마련이 필요합니다. 10톤, 20톤 단위의 갑작스러운 주문으로 인해 운영상 어려움이 발생하고, 행정 업무 처리 부담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경영상 어려움과 정부 지원 부족 문제가 심각하며, 소재 가격 인상분의 70%만 반영되는 등 정부 지원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이 시급합니다.
Q 세창스틸의 금년 목표(매출 포함)는 무엇입니까? 또 장기적으로 회사를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입니까?
A 2024년 매출액은 약 670억 원이며, 올해는 전년 대비 20% 증가한 8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원 매출 목표 달성을 위해, 인원 증가는 20% 미만으로 계획하고 있으며, AI 기술을 접목한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통해 효율성을 높일 계획입니다. 현재 감가상각비 비중이 높고 가동률이 60~70% 수준이지만, 부채 10% 증가는 재무적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어 추가 투자에 따른 비용 증가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창스틸은 생산량 증대를 통한 원가 절감과 수익성 향상으로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1,000억원의 매출 목표 달성과 철강업계 평균 이상의 수익률 확보를 통해 성장하고자 합니다. 현대·기아차 그룹의 발전과 자동차 생산량 증가에 따라 세창스틸의 매출 증대도 기대하고 있으며, 고품질 제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전기차, 하이브리드 차량용 고강도·내식성·박육강관, 수소에너지용 내식성·내열성·고강도 특수제품 등 고부가산업에서 사용되는 특수강관분야를 강점을 갖고 지속개발육성하여 장기적인 성장 동력으로 삼을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