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망-STS] 현저히 높은 확률의 ‘상고하저’
- 2025년 공급 관련 특수 이슈는 현재로써 크지 않을 것 - 6월 베트남산 STS 냉연 반덤핑 최종 관세 발표 시점이 변곡점 - 변수는 중국의 분기 첫 월 내수가격과 원료가격, 환율 변동성
2024년 스테인리스 시장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난한 시기를 통과했다. 올해 초 현대비앤지스틸의 파업과 구조조정 후유증, 국내외 경기 부진에 따른 건설 경기 침체 지속, 이차전지의 캐즘과 반도체 산업 전반의 부진, 원료와 환율의 높아진 불확실성, 베트남산 AD 잠정조치, 수입재와 GS재의 초격차 전쟁 등 따른 다양한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시장가격은 올해도 전반적 하락세를 보였다. 12월 들어 급작스러운 비상계엄과 해제 이슈에 이어 탄핵정국, 오는 1월 트럼프 2기 재집권 등 혼란스러운 정치경제 이슈 속에서 2025년에도 전 세계적으로 경기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가운데, 국내의 경우 AD 연장과 신규 반덤핑 제소 신청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편집자 주]
한 장의 그래프가 말해주는 것
최근 몇 년 간 가격 추이를 살펴본 결과, 니켈 가격의 상승과 공급차질 및 반덤핑 규제 이슈가 발생했을 때 스테인리스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다. 2021년과 2022년은 니켈 가격 급등과 공급 차질, 반덤핑 규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스테인리스 가격이 급등했던 시기였다. 하지만 하락 국면에서는 수요 감소가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하락기에는 정품과 수입재의 가격차가 크게 벌어지다가, 상승 국면에서는 바싹 좁혀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니켈 가격과 국제 시장의 흐름
현재 중국, 한국, 동아시아의 가격은 21~22년 급등기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으며, 미국은 보호무역주의와 공급망 위기 영향으로 여전히 독보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의 경우 올해 상반기까지는 아세리녹스 등의 파업 여파로 상승장이 이어진 이후 하한기 들어 수요절벽을 마주하며 하락장으로 전환됐다. 반면, 중국의 경우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부진이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내수가격은 거의 바닥을 수렴해가는 중이다.
LME 니켈가격은 최근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의 부진이 발생하고 있지만, 향후 인니 정부의 니켈 생산과 공급 조절 가능성으로 가격의 상단 변동성은 열려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특정하긴 어려운 상태다. 분석기관들의 대다수 전망으로 중단기 니켈 가격은 2만 달러 선을 하회할 것이란 예상이 가장 높아 보인다.
스테인리스 거래 가격은 최근 2년 간 톤당 150만 원 가까이 하락하며 현재 300만 원 선에서 수렴 중이다. 이러한 하락세는 수입재와 수입대응재 간 초격차 경쟁이 지속되고 있는 점에서 기인한다. 그럼에도 하방은 어느 정도 지지선을 구축한 것으로 보이며, 추가로 소폭 더 밀릴 가능성은 있지만, 내년에는 포스코의 가격인상 가능성도 있어 현재 가격보다는 좀 더 높아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025년 상반기 수급 전망
내년 상반기에는 포스코의 설비 대수리 일정이 상반기에 집중될 예정이며, 반덤핑 규제를 받고 있는 국가들의 새로운 수출 물량이 시장 수급에 일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에는 포스코 스테인리스 2제강 대수리와 1열연 대수리, 스테인리스 1냉연과 2냉연 대수리가 예정되어 있다. 2분기에는 스테인리스 3제강과 4제강 대수리가 예정됐다. 또한 2후판과 2열연 대수리, 1HAPL과 3HAPL 대수리가 예정됐다. 포스코 측은 재고 사전 비축 등으로 공급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했다.
또한 내년 6월 경 베트남산 스테인리스 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며, 이번달 중으로 국내 철강제품 역사상 최초로 잠정덤핑방지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수입 시장에 변화가 예상되며, 최종 관세율에 따라 하반기 시장 흐름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는 원달러 환율 강세장 영향으로 수입 물량이 예년처럼 크게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환율이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안정화를 보이고 베트남 용진의 낮은 예비관세율이 최종 판정에서도 유지될 경우, 시장의 변곡점은 6월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판매 회복이 내년에도 가시화 되지 않을 경우 포스코의 대수리와 수입 감소 등으로 겨우 맞춰진 수급 밸런스가 하반기 수입재 증가 가능성 등으로 깨질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2025년 스테인리스 가격의 몇 가지 변수들
반덤핑 규제 대상 국가들의 수출 가격 약속에 따라 수입 가격의 일정한 하한선이 설정된 상태다 . 이는 수입재 가격의 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 작동하고 있다. 본지의 추정에 따르면, 내년 1분기 열연과 냉연의 최저가격은 환율 1,403원 기준 각각 261만 원, 290만 원으로 예상된다. 현재 원달러환율 강세로 이보다는5~ 6만 원 정도 더 높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내년 수입재 가격의 하한선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또한 베트남산 제품의 관세율과 환율은 내년도 시장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관세율과 가격 제한 조치, 환율 하방이 열릴 경우의 수를 감안하여 시장에 미칠 영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니켈 가격은 중단기적으로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고 니켈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전처럼의 급격한 가격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시장 가격 안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대로 인니 정부의 공급제한 변수와 미국 트럼프 재집권 이후 정책 등이 최대 변수로 올라설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와 북미 및 유럽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해 글로벌 스테인리스 수요는 정체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갈 곳을 잃은 중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산 등의 물량이 어떻게 흘러갈지가 변수로 작동할 전망이다. 비규제국인 말레이시아와 인도의 정책도 남은 변수다.
상고하저 가능성이 높은 2025년
스테인리스 시장은 2025년 상반기 강보합세를 보이다가, 하반기에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변곡점은 앞서 언급한대로 베트남산 최종 판정이 예정된 6월일 것으로 예상한다. 본지가 추정한 내년도 수입재 가격은 톤당 280~320만 원 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 철강업계의 역량이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수요와 공급의 복합적 요인을 관리하고, 규제와 보호무역주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