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일본산 H형강 AD 제소 절차 ‘잰걸음’

- 내수 시장 교란하는 저가 일본산 수입 심각성 확대 - 일본산 수입물량, 15년 이후 10년 새 약 3배 이상 늘어나 - 안전성 측면서도 KS제품 설계 현장 사용시 붕괴 우려 커 - “상황 심각해지면 여타 국가 상대로도 AD 제소 불가피”

2024-11-28     김영대 선임기자

현대제철이 일본산 H형강을 대상으로 AD 제소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현대제철이 일본산 H형강 AD 제소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저를 등에 엎고서 지속적으로 국내 시장을 위협하는 저가 일본산 H형강 수입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AD 제소 절차에 앞서 민관 협의를 통해 저가 제품 수입을 억제하고자 하는 활동을 펼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수입량이 늘어나는 등 제동이 걸리지 않다 보니 결국 한계에 봉착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15년 5만 6,000톤에 불과하던 일본산 H형강 수입은 지난 2022년 18만 8,000톤까지 늘어났다. 이듬해인 2023년에도 13만 8,000톤이 국내에 수입됐다.

연간 내수 명목소비가 200만 톤을 턱걸이할 정도로 부진한 올해도 일본산 수입은 만만치 않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10월 누계 수입량은 12만 8,000톤으로 이미 전년 동기(12만 톤) 수준을 넘어섰다. 연말까지 15만 톤 이상 들어올 가능성도 엿보인다.

특히, 저가도 저가지만 국내에 들어오는 일본산 H형강 중 상당수가 비KS 제품이라는 점에서 안전문제도 제기된다. KS규격으로 설계된 현장에 인장강도와 항복강도에서 차이가 분명한 비KS규격 제품을 사용하게 되면 구조물 붕괴 우려를 동반한다는 게 회사측 관계자의 전언이다.

비KS H형강을 활용하려면 설계단계부터 별도의 설계코드를 입력하고 ‘건설공사 품질관리 업무지침’에 의거한 시험절차를 거쳐 사용해야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를 건너 뛴 사례들을 왕왕 찾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저가로 내수 시장을 교란하고 안전문제에 있어서도 자유롭지 못한 일본산 H형강이 무분별하게 국내에 들어오는 상황을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현재 유입된 제품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고 단계적으로 AD 제소절차를 밟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국내 H형강 시장 보호를 위해 지난 2015년 중국산 H형강을 대상으로 AD 규제를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를 대신해 저가 수입 제품의 국내 시장 진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타 국가를 대상으로도 AD 제소 절차를 검토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