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전망-철근] 위축된 성수기 기대감

- 전통적 성수기 무색… 감소하는 수요에 제강사들 긴장 - 수요 감소와 재고 부담, 10월에도 회복 기대 크지 않아 - 제강사 판매 목표 감소, 전년 동월 대비 19.7% 줄어

2024-10-10     곽단야 기자

철근 시장, 10월에도 불안감 지속

최근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철근 시장의 우려가 점점 깊어지고 있다. 3분기에도 시장 부진이 이어지며 전통적인 성수기인 10월에도 회복에 대한 기대는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오히려 시장에서는 지난 상반기 말의 가격 하락세가 재연되는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성수기의 무색함, 여전히 위축된 시장 분위기

철근 시장에서 전통적으로 성수기로 꼽히는 시기는 봄과 가을이다. 특히 10월은 추석 이후 건설 현장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로 평가된다. 과거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간 제강사들의 월 평균 출하량은 약 81만 톤에 달해 성수기임을 입증해 왔다. 

올해도 비슷한 흐름이 예상되지만, 시장 전반의 수요가 예년만 못할 것으로 보인다. 9월은 월 중간에 위치한 추석 연휴로 인한 영업일 부족 등에 수요가 정체됐지만, 10월에는 상대적으로 수요가 회복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절대적인 수요량은 평년에 비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하반기 들어 수주 잔량이 줄어들면서 건설업계 전반의 수요 자체가 크게 위축된 탓이다. 

철근 제강사들도 이러한 시장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국내 8대 철근 제강사들의 10월 판매 목표는 약 65만 톤으로, 이는 평년 대비 약 16만 톤 가량 줄어든 양이다. 이는 경기 악화에 따른 시장 위축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공급 과잉 우려 여전

철근 시장에서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지난 9월 말 철근 제강사들의 보유 재고는 33만 톤 수준인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과잉 공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만든다. 8대 제강사의 10월 생산 계획과 판매 목표 간 차이가 2만 톤 수준이라, 재고가 30만 톤 이하로 줄어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철근 가격, 바닥 다지기

철근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역시 가격이다. 제강사들이 제시하는 마감가격은 유통업계의 수익성을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다.

지난 7월과 8월 판매분에 대한 최저마감가격 선고지 정책을 시행했고, 9월 판매분에 대해서도 대형 철근 제강사들이 원칙 마감을 고수하면서 가격 하락 여지가 제한적일 수 있어 보인다. 이는 제강업계가 더 이상 가격을 후퇴시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도 무작정 손실을 감수하며 판매를 이어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시장 가격 하락세는 일정 수준에서 더 떨어지지 않고 보합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수요가 받쳐주지 않는 이상 일부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업체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저가 물량을 내놓을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결국 유동성 확보를 위해 다급해진 유통업계와 손익 개선을 위한 가격 방어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제강사 가격정책이 힘겨루기를 하면서 가격 향방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