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전망-STS] 위태로운 비수기

2024-07-10     손연오 선임기자

지난 4~5월 사이 니켈가격의 반등이 나타나며 2분기 스테인리스 시장은 단가 인상 효과로 상대적으로 1분기보다 나은 상황을 맞이했다. 물론 6월 들어서 니켈가격이 다시 1만 6~7천 달러대까지 하락한 영향으로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6월 초 가격인상분 적용은 실패했다. 3분기의 경우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수요 측면에서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의 2열연 합리화와 제강 대수리도 마무리되면서 생산량은 정상 궤도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며, 베트남산 예비판정이 오는 10월로 예정되면서 9월까지는 수입재의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국내외 경기 부진에 따른 건설 경기의 부진과 PF 위기설 지속, 국내 반도체 투자 지연 이슈, 원료와 환율의 높아진 불확실성, 국내와 수입재의 벌어지기 시작한 가격차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시장가격은 전진과 후퇴를 거듭하며 답보 상태에 빠졌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가운데 일단 3분기까지는 정체 국면에서 빠져나오긴 어려울 전망이다. 

9년 간 3분기 스테인리스 가격추이는 어땠나?

지난 9년간 7월부터 9월까지 본지 DB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9월에 상승세를 보인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7~9월 연속 상승세를 보인 적은 2017년과 2019년, 2020년, 2021년 총 4번의 사례가 있었다. 연속 하락세를 보인 적은 2018년이었으며, 2015년의 경우 9월 하락세를 보였다.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으로는 8월 하락세 이후 9월 상승세를 보였다. 9월의 경우 통상적으로 계절적 성수기에 접어들었던 영향이 유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2022년의 경우 포스코의 침수사고로 9월 가격이 급등했던 점을 고려해야 한다.

2022년 이후 국내 스테인리스 가격의 점진적인 하락장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분기 중 포스코가 5월과 6월 2개월 연속 300계 스테인리스 가격을 인상하면서, 유통 거래가격도 1분기 대비 상승세를 보였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의 강세장과 오퍼가격의 인상 등으로 수입업계가 4월과 5월에 걸쳐 3차례 가격인상에 나서면서 수입재 가격도 종전대비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수요부진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고 니켈가격이 6월 들어 다시 하락세를 보이면서 수입재 가격은 다시 약세로 전환됐다. 6월 국내산 거래가격도 인상분 적용에 실패했다. 3분기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은 현재까지 크지 않은 모습이다.

니켈가격은 5월 들어 2만 1천 달러대를 돌파하는 듯 하더니 다시 1만 7천 달러대를 오르내리는 중이다. 하반기 미국 금리인하 변수가 남아 있지만 일단 수급 펀더멘털에서 인니와 중국 내 니켈 생산 증가 가능성으로 큰 폭으로 반등할 요인은 크지 않은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지고 공급 증가 영향 등으로 중국 내수 가격도 다시 약세일로를 걷는 중이다. 일부 소폭 반등 의지도 나타나고 있지만 이내 수요에 밀리는 장세가 나타나는 중이다. 하반기 경제 성장에 대한 부정적인 심리가 저변에 깔린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가격의 오름세가 점진적으로 나타났다. 물론 니켈의 상승과 하락 흐름에 따라 가격의 변동성이 발생한 영향이 컸다. 그러나 전반적인 연관 수요산업의 침체는 여전히 아킬레스건으로 작동하고 있는 중이다. 약세장도 나타났으며 여기에 건설과 기계, 가전, 반도체 등 연관 수요산업의 침체 역시 큰 영향을 미쳤다. AD 규제 영향으로 한국향 오퍼가격이 주변국 대비 250~300달러 이상 높은 영향과 원달러 환율의 강세장 등으로 그나마 가격이 방어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수입재의 유입과 수요 회복 지연이 가격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한국향 수입가격은 AD 영향으로 대단히 낮춰지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산 제품과의 가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점도 리스크로 작동 중이다. 올해 들어서도 주변국들의 내수 가격은 큰 반전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내수가격은 올라가는 것 같다가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나마 국내 시장의 경우 AD 규제 영향으로 가격이 타 아시아 지역 대비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긴 하지만 이는 수요가들의 가격경쟁력 상실로 이어지며 가격현실화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는 중이다. 6월 들어 수입재가 먼저 낮아지고 있는 점도 시장에서 우려하고 있다.

3분기 스테인리스 시장을 둘러싼 공급 변수는?

최근 몇 년 간의 가격 그래프에서 확인했듯이 스테인리스 시장에서 특별한 변수는 주로 공급 혹은 원료단에서 발생했다. 두 가지가 동시에 발생할 경우 가장 강력한 가격강세장이 발생했으며, 둘 줄 하나만 발생해도 가격은 강세 혹은 강보합세가 이어져왔다.

올해 3분기의 공급 변수를 살펴보면 내수 시장에서 큰 공급 차질은 없을 전망이다. 포스코의 제강 대수리와 포항2열연의 합리화 작업은 6월 중으로 마무리됐다. 품질 향상, 설비 개선 등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7월부터는 정상 가동될 예정이다.

현대비앤지스틸의 인천공장 위탁생산 중단과 창원공장 부분 파업에 따른 공급 변동도 지난해 10월부터 발생했지만, 3월 임단협이 타결되면서 생산차질 우려는 이전보다는 감소한 상태다. 창원 공장의 2B재 공급은 여전히 타이트한 가운데 일단 현대비앤지스틸 냉연 판매가격은 어느 정도 방어되는 중이다. 헤어라인 제품의 경우 송악공장에서 생산되면서 큰 차질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마지막으로 수입재 변수이다. 지난 5월 17일 포스코의 3개국 AD 재심사 신청이 받아들여져 조사개시가 시작됐다. 또한 5월 30일 베트남산 스테인리스 냉연에 AD 조사 개시가 시작됐다. 오는 10월 베트남산의 예비판정이 예정되어 있다. 지난 학습 효과 상 베트남산 수입재 재고 축적이 9월까지 상당량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3개국 AD 재심과 베트남산 AD 조사 관련 공청회는 오는 7월 24일 예정되어 있다. 올해 들어 수입량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고 오히려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산과 가격차가 벌어지고 있어 3분기 수입도 감소세로 전환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사실상 3분기의 경우 물량공급과 관련한 이슈보다는 남은 기간 환율과 오퍼가격의 변동성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니켈 가격 향방에 따른 주변국들의 내수가격에도 관심이 쏠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원료가격과 3분기 가격 변수는 무엇?

먼저 원료(니켈) 전망이다. Macquarie사는 니켈 가격이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Macquarie는 니켈 가격이 저점을 찍은 것으로 판단하고, 철강 수요의 견조세와 함께 인도네시아의 니켈 공급과잉 해소 영향으로 니켈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3년의 경우 인도네시아의 니켈 공급확대로 가격이 급락하기도 했으나, 올해 인도네시아 당국의 니켈 생산량 쿼터가 2억 4,000만톤으로 수요 전망치인 2억 6,000만톤에 미치지 못함에 따라 정제련 업계가 공급부족에 직면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올해 1차 니켈 수요는 중국 및 인도네시아의 스테인리스강 증산에 힘입어 8.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니켈 공급은 6.3%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Macquarie는 런던금속거래소의 연 평균 니켈 가격은 ’23년 U$21,491/톤에서 ’24년 U$17,379/톤으로 급락한 뒤, ’25년 U$20,500/톤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28년 니켈 평균 가격은 U$23,000/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INSG(국제니켈연구그룹)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니켈 수요 증가율이 8.8%로 공급 증가율 7.4%를 앞섰다. 지난 3월 니켈 수급에서 오류가 발생하며 당초 초과 공급으로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3월 공급 부족이었던 것으로 정정했다. 이에 올해 1분기 니켈 수급 밸런스는 2만 1,400톤 초과 공급으로 과잉폭이 감소했다.

지난해 니켈 시장이 초과 공급을 겪었기 때문에 올해 3월 나타난 공급 부족 현상은 큰 의미가 있으며, 향후 수급 밸런스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Fastmarkets는 분석했다. 또한 시장이 관심을 보인 중국의 수요치 수정으로 인해 INSG는 ‘지난 2023년 니켈 수요량을 203.5만 톤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작년 전세계 니켈 초과 공급량은 22만 8,800톤에서 16만 4,700톤으로 하향 조정됐다. Fastmarkets 또한 ‘24년 수급 전망을 기존 4만 7,000톤 초과 공급에서 1만 4,000톤 초과 공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S&P사는 올해 LME 3개월물 니켈 평균가격 톤당 1만 8,637달러로 전망했다. 2024년 LME 니켈 3개월물 평균가격의 당초 전망치는 톤당 1만 8,110달러였으나 상향 조정됐다. 니켈 산업의 지속적인 위기, 뉴칼레도니아 소요 상태로 인한 생산 지연 등으로 인한 공급 난항이 니켈 가격 상승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은 AD와 쿼터 변수다. 올해의 경우 쿼터 쏠림 계약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의 쿼터는 종전처럼 분기로 나눠져서 들어오고 있는 중이다. 중국의 경우 분기별 물량 제한을 두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큰 쏠림 현상은 없는 상황이다. 대만도 마찬가지다. 지난 2023년 1분기의 경우 그 전분기 포스코의 침수사고에 따른 공급 불안 공포로 수입을 대거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며 수입량이 급증했으나 올해에는 그렇지 않은 상황이다. 수요 부진과 오퍼가격 인상 영향도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심사는 분기 최저가격과 베트남산 신규 AD 제소와 관련한 타임테이블이다.

본지 추정 24년 3분기 스테인리스 최저가격은 304 열연의 경우 톤당 1,830달러, 304 냉연의 경우 톤당 2,030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기획재정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는 최저가격의 기준은 FOB가 아닌 CIF로 명시되어 있다. 최근까지 입고된 304 냉연의 오퍼가격은 톤당 2,260~2,380달러 사이인 것으로 추정된다. 업체별 막판 협상과 물량에 따라 알려진 오퍼가격과 실제 계약 및 통관가격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오는 4분기 스테인리스 최저가격은 중국 우시 지역의 304 냉연 7월 유통가격의 추이가 핵심이다. 최근과 같이 중국 304 냉연 내수가격이 1만 4,000위안 수준에서 7월 가격이 유지될 경우 3분기 최저가격은 비슷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중국 시장의 변수로 7월 내수가격이 오름세를 보일 경우 4분기 최저가격은 3분기보다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7월 중국 시장의 분위기와 가격이 매우 중요한 변수로 작동할 예정이다.

정리하자면 스테인리스 내수 가격은 오는 2분기를 기점으로 3분기 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국내외 경기 회복 흐름과 수입 물량과 수요 등이 궤도를 같이 하며 보합권 혹은 판매량 압박에 따른 하락 가능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니켈과 페로크롬 등 원료 가격의 변수가 발생할 경우도 존재한다. 한편 스테인리스 업계 종사자들의 경우 오는 3분기 가격 전망을 두고 상승보다는 보합 혹은 하락을 대다수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