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전망-열연·후판] 중국산 공백...빈자리를 꿰차라
- 7월 고로사 상공정 풀케파...공급 물량은 늘 듯 - 환율 여파에 6월부터 중국산 열연 물량 급감 - 수입재 빈자리...메이커마다 내수에 확대 기대 - 단, 계절적 요인에 시장 심리가 가격 인상 발목
6월 한 달간 국내 열연업계의 가격 인상시도는 무산됐다. 메이커의 판매 단가 인상 속 유통업계의 호가 인상시도가 매주 반복됐지만, 빈번히 무산됐다.
그럼에도 7월 국내 열연업계는 보다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판매 부진으로 발생한 재고 물량 처리와 급급감한 수입재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지난달 중국산 열연 수입량은 평년 대비 절반도 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수입재가 감소하고 국산 선호도가 높아진 분위기에 맞춰 국내 열연 메이커들은 타사 가격 정책 동향을 주시하며 가격 인상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연중 최저가 불구, 타격감 적은 중국 오퍼가
6월 마지막 주 중국의 수출 오퍼가격이 결국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지난주 중국 무역업체들이 제시한 2급밀의 열연코일(Q235B, 8월적) 수출 오퍼가격은 톤당 520~525달러(CFR, 5폭 엑스트라 별도, 한화 약 72만 6천 원)를 제시했다. 여기에 중국 현지 열연 내수 유통가격 또한 연중 최저점인 3,700위안 초반선(두께 3.0mm/상하이)을 기록햇다.
그럼에도 열연업계가 7월 내수 확대에 기대하는 배경은 중국산 열연 수입량이 주춤했기 때문이다.
본지가 입수한 수입통관 자료에 따르면, 6월 1일부터 24일까지 국내로 유입된 중국산 열연은 3만 6,895톤에 불과했다. 지난해부터 월 12만~15만 톤 가량이 수입된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줄어든 것.
이는 최근 1,390원 대로 상승한 원달러 환율과 해상 운임 인상 등으로 국내 유통시장서 중국산이 수입대응재외 비교해 가격적 메리트가 상당 부분 상쇄됐다.
메이커 관계자는 “여름까지는 높은 환율 등으로 중국산 물량 유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9월 성수기 도래 전 중국산 제품의 공백 기간을 잘 활용해 가격 정상화와 내수를 늘려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전했다.
아울러 중국 내수 및 수출오퍼가격의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적이라는 데 무게가 쏠린다. 중국 밀들의 수입하는 철광석, 점결탄 등 제선원가를 계산하면 열연 기준 톤당 520달러(두께 3.0mm), 후판은 530달러선(두께 20.0mm)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할 때 8월까지 중국산 열연 및 조선을 제외한 후판 수입 물량은 평월보다 주춤할 가능성이 크다.
7월엔 판매 확대에 총력 기울릴 듯
수급 균형 측면에서는 7월 열연 및 후판 공급 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판매 확대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고로사들의 상공정 설비가 풀(Full)가동을 앞두고 있어서다. 상반기까지 크고 작은 설비 수리 일정을 모두 마친 터라 열연 소비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의 경우 지난 6월 27일 포항 4고로 개수를 약 4개월 만에 끝마쳤다.
현대제철은 이달 계획된 열연 및 후판공장 수리 일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포스코의 광양제철소 1열연공장과 후판공장 대수리가 있어, 일정 부분 버퍼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수의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번 달 품목에 따라 유통 룸이 전월 대비 10~15% 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또한 지난달 유통 물량을 줄였던 만큼, 이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으로 7월 열연업계는 판매량 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수요처 별 판매진도율에 맞춰 수익성까지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소한 지금보다 시중가 더 떨어지지는 않을 듯
관건은 여전히 시장 수요다. 장마와 여름휴가가 시작되는 계절적인 비수기로 접어든 가운데 수요가 얼마나 받쳐줄지 가늠하기 어렵다.
고환율 여파와 함께 수입재가 빠진 공백을 고려하면, 가격을 올려야 할 이유는 있다지만, 앞서 6월 수요 상황이 대체로 좋지 못했다.
일단, 메이커들은 7월 타사 가격 정책 동향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울 뿐, 섣부르게 나서고 있지 않다. 판매량과 수익성 측면에서 저울질하는 모양새다.
유통업계에서는 지난달 반영하지 못한 가격 인상분을 재차 반영할 계획이다. 국산 제품은 물론, 수입재 또한 매입 단가 상승에 따른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업체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정품 열연 기준 정품은 84만~85만 원, 수입대응재는 81만~82만 원, 수입재는 80만~81만 원까지 안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을 방침이다.
후판 또한 정품은 톤당 95만 원 선에서, 수입대응재와 수입재는 열연과 발걸음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판단은 시장의 몫이지만, 적어도 시장 가격이 더 이상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앞서 올리지 못한 가격 인상분이 반영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유통업체의 재고 수준이 평소보다 지나치게 많지 않다는 점 등이 우호적인 여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7월 중국산 공백이 발생한 가운데 5월 말부터 제자리걸음인 유통가격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