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열연·후판 동향] 최저가 물량 사라졌지만...“뭔가 싸한데”

- 호가 반영 의지에 일단 적정가격은 소폭 올라 - 4~5월 판매량 견조했던 만큼, 이달 주문은 저조 - 유통업계, 6월 판매보다 시중가 올리는 데 집중 - 원달러 강세에 수입산 열연·후판도 시중가 조정

2024-06-07     박현욱 선임기자

6월 열연 및 후판 유통시장은 호가 인상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판매 부진에 대한 우려가 공존했다. 

6월 첫째 주 열연 유통시장은 예고한 대로 호가 인상을 시도했다. 지난달 반영하지 못한 톤당 2만 원 수준의 가격 인상분을 반영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품고서다.

그러나 수요가들은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올린 가격으로 주문을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주문은 미미하다.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월 초반인 것도 있고, 앞서 두 달간 판매량이 많았던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2차 유통을 비롯 고객사들의 재고 소진 속도도 더딘 편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의 재고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열연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상은 했지만 월초부터 분위기가 매우 싸늘하다. 연초 판매량이 반토막 날 정도로 어려웠는데, 현재 상황만 보면 비슷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열연 유통업계의 인상 호가 반영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자세다. 6월 판매에 대한 기대는 다소 접어두더라도, 최소한의 수익성이라도 유지하겠는 계획이다.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면, 시중 유통가격보다 낮은 최저가 물량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열연 정품은 톤당 81만~82만 원, 수입대응재는 톤당 79만~80만 원 수준서 주로 거래됐다. 

중국산 열연은 톤당 78만~79만 원 수준서 거래됐는데, 앞서 5월 급격히 오른 2급밀 오퍼가격과 함께 원달러 강세가 맞물리면서 수입대응재와 거의 동일한 유통가격에 시세가 형성됐다. 실제로 중국산 열연의 단순 매입단가(가공, 운반 등 부대비용 제외)만 봐도 톤당 75만 원을 넘어선다.

후판 유통시장은 수입대응재 기준 톤당 80만 원 고지에 올라섰다. 

다수의 유통업계에 따르면 판매 속도는 여전히 더딘 편이지만, 업체별 강한 인상 의지와 중국 수출가격 상승 등이 동력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메이커들의 정기수리 일정으로 일부 강종은 재고가 타이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최근 국제가격의 바로미터인 중국 2급밀의 수출가격은 톤당 560~565달러(CFR기준) 선까지 올라갔다. 지난달과 비교할 때 15달러 가까이 오른 가격대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을 감안하면 체감되는 매입가격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후판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입고되는 물량의 경우 지난달보다 최소한 2만~3만 원가량 올랐다.”면서, “이미 기존 재고도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원가부담 확대는 내부적으로 감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기치에 맞춰 후판 유통가격도 점차 최저가와 최고가 간 간극을 줄이면서 적정가격이 뚜렷해졌다. 

이번 주 정품 기준 후판 유통가격은 95만~97만 원 수준서 형성됐으며, 수입대응재는 80만 원을 적정가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중국산 후판은 78만 원 수준서 주로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