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전망-열연·후판] 철벽 방어 속 일보전진
- 중국 수출 오퍼가, 메이커 정책에 인상 재점화 - 유통업계, 톤당 82만~85만 원 호가 반영 정조준 - 수요가 저항 만만찮지만 일정 부분 가격 오를 듯
지난 5월 가격 인상에 다소 부침을 겪었던 열연 및 후판 유통가격이 다시 신발 끈을 동여맨다. 앞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열연 기준 우선 톤당 3만 원 수준 인상안을 내놨고, 철광석 등을 비롯 중국밀들의 오퍼가격 등 주요 가격 지표도 그리 어둡지 않다.
최소한 현재 형성된 시중 가격이 더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어려운 시황 속 수요가들의 저항을 뚫고 얼마나 인상분이 반영될지가 관건이다.
재고 부분 차올랐으나, 공급 여력이 변수
사실상 5월 한 달간 국내 유통업계는 호가 인상분 전가를 시도했지만, 목표한 만큼 전부 반영하지 못했다. 악성 재고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수익성과 별개로 4월과 5월 모두 판매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다. 대다수의 유통업체는 목표한 판매량을 충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다음 달 가격이 오를 거란 소식에 2차 유통을 비롯 수요가들이 구매에 나선 영향이 컸다.
전반적으로 계절적 비수기와 함께 수요가들이 일정 부분 재고를 비축함에 따라 판매 여건 자체는 지난달보다 더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 또한 판매보다는 시중 가격 인상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변수가 있다면, 메이커들의 공급 여력이다. 포스코 광양 1열연공장은 6월 말부터 보름간 진행될 예정이다. 광양 1열연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620만 톤으로 포스코 열연공장 중 가장 생산능력이 뛰어나다.
포항제철소 또한 6월 후판공장 정기 수리가 잡혀있다. 지난 2월부터 4개월 일정으로 진행해 온 4고로 개수와 4월부터 시작된 포항 2열연공장 합리화 공사가 6월 중 마무리될 예정된 가운데 6월 중순부터는 포항 3후판공장 정기 대보수가 잡혀있다.
중국산 오퍼가와 원자재도 상승 동력 요인
5월 들어 급등한 중국산 가격도 변수다. 지난달 중국산 열연의 선물가격, 현지 내수가격, 수출 오퍼가격은 지난 달 대비 모두 껑충 뛰었다.
먼저, 주력 기준 상하이선물거래소 열연 가격은 20일 톤당 3,900위안을 돌파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Fed)의 기준 금리 향방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선물가격 또한 조정 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5월 중순 중국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부양책 발표(주택담보대출 금리 하한선 폐지, 지불요건 완화, 지방정부의 미분양 주택 매입 등)가 있었던 만큼, 낙폭보다는 상승에 주목하는 눈치다.
선물 가격이 반등하면서 중국 무역업체들이 제시했던 한국행 수출 오퍼가격도 조금씩 달아오오르는 추이다.
지난주 중국 무역업체들이 제시한 2급밀 열연코일(Q235B, 7월적) 수출 오퍼가격은 톤당 553달러(CFR, 5폭 엑스트라 별도)로 사실상 한 달 넘게 톤당 550달러 선을 유지했다. 현재 환율로 계산하면 부대비용을 제외한 순수 매입단가만 우리 돈 75만 원을 넘어선다.
수입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최근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발표로 선물가격이 급등한 영향과 함께 중국 내 무역업체 사이에서도 자칫 불법 수출로 몰릴 수 있는 저가 오퍼를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업계는 국내 메이커들이 중국의 열연 수출 오퍼가격을 가격 정책 결정에 활용하고 있는 만큼,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자재 가격도 주목해야 한다. 중국의 철광석 수입 가격은 톤당 115~120달러(호주산 62%/분광/FOB)를 유지한 가운데 호주산 점결탄(FOB) 또한 톤당 240~250달러 수준서 등락을 반복 중이다. 고로사들의 제조원가 부담 또한 여전히 가중된 상태다.
인상 의지는 확고...관건은 얼마
전반적으로 6월 메이커를 비롯 유통업계 또한 가격 인상에 대한 의지는 확고한 편이다. 전월 대비 판매 여건은 다소 부진하더라도, 중국산 열연 및 후판을 비롯해 원자재 가격 상승, 메이커의 공급 여력 축소 등 영향을 미쳐서다.
유통업계는 6월부터 정품 열연 기준 정품은 84만~85만 원, 수입대응재는 82만~83만 원, 수입재는 80만~81만 원까지 안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을 방침이다. 현재 시중 유통가격보다 2만~3만 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달 들어 신규 호가를 해당 가격대에 제시하고 있는 상태다.
목표한 호가만큼 올라갈지는 미지수지만, 전망은 어둡지만 않아 보인다. 2차 유통업계의 재고 수준이 늘어났고, 수요가들의 저항감이 높아졌긴 하지만 이것만으론 온전히 가격 상승을 제어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종합해보면, 유통업계가 지난달 사실상 가격 인상분 전가에 실패했던 점을 고려하면 유통가격 인상 쪽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6월 열연 및 후판 유통가격은 지난달 대비 소폭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