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회에 실망한 中 철강 시장...수요 전망도 비관적

- 추상적 수준에 그친 정부 부양책...부동산 침체 여전할 듯 - 향후 두 달간 추가 부양책 부재할 가능성도 제기 - 시장 실망감에 철강 선물價 하락...합금철 시장은 안정적

2024-03-07     김은주 기자

5일 중국 양회 한 축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다소 '밋밋한' 부양책이 발표되면서 중국 철강 시장에 냉랭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정부의 부양책이 추상적인 수준에 머무르면서 현재 직면한 부동산 위기를 타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최대 철강 수요처인 부동산 침체 추세를 꺾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올해 철강 수요에 대한 전망도 비관적이다. 

리창 국무원 총리는 이날 전인대에서 올해 ‘5% 안팎’이라는 야심찬 경제 성장 목표치를 내놓았다.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부동산 3대 공정(보장성 주택 건설·도시 재개발·공공인프라 구축) 촉진, 지방정부 특별채 한도 제고, 초장기 특별채(1조 위안) 발행, 외국인 투자 유치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 침체가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라 철강 수요가 제한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현지 매체 마이스틸은 부동산 시장이 아직 조정 단계에 놓여 있다며 올해 부동산향 조강 수요가 지난해 대비 4.2%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정부 정책 발표와 관련해 철강 수요를 회복시킬 만한 강한 부양책이 부재해 아쉽다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2월 비구이위안(컨드리가든)의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85% 급감해 부동산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면서 “부동산 활성화를 위해서는 좀 더 실질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형 부동산 업체인 비구이위안이 헝다에 이어 청산 위기에 놓이면서 부동산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실망스러운 정부 정책 발표에 중국 철강 선물 가격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5일 상하이선물거래소(SHFE)의 5월물 철근과 열연 가격은 톤당 3,723위안, 3,857위안으로 마감했는데, 이는 약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두 달간 중국에서 추가 부양책이 없을 것”이라며 “다만 철광석과 같은 원자재는 경제 관련 센티먼트(투자심리)보다는 구조적인 변화에 의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호주산 철광석 수입 가격은 올 초 140달러(CFR) 이상을 돌파한 후 최근 들어 120달러 밑으로 밀려난 상태다. 업계 소식통은 “중국 건설 수요 부진으로 철강 시장의 펀더멘털의 약해지면서 향후 몇 주 동안 철광석 가격이 하방 압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합금철 시장은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이번 회의 결과가 페로실리콘과 같은 원자재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란 분석이다. 

이 가운데 페로크롬 시장에서는 정부의 신에너지차(NEV) 육성 정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업무보고에서 당국은 지난해 중국 신에너지차 생산·판매가 글로벌 시장에서 60% 이상을 차지했다며 신에너지차에 대한 정부 지원을 올해에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로크롬은 자동차와 가전제품, 고급 장비에 사용되는 스테인리스의 원재료로 정부 지원책에 기반한 페로크롬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