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시장, 과잉 재고 악순환···최적생산 필요성 대두
- 연말부터 늘어난 재고에 연초 수요부진 겹쳐 - 가격 하방압력의 단초로 작용, 악순환 지속 - “정밀한 수요예측 기반한 최적생산 본격화해야···”
수요 대비 과도한 생산량이 철근 가격 방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늘어난 재고가 일정 수준 줄어들지 않으면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시중 철근 유통가격은 설연휴 직후 시장 거래가 멈췄을 때를 제외하곤 매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100만 원을 넘어서던 가격이 90만 원 중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가운데 불가항력적인 경기위축과 전방산업의 부진 외에 하방압력의 원인으로 과잉재고가 지목되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 종료와 함께 제강사 대보수가 모두 마무리됐던 직후인 지난해 12월 초부터 연말 구매 기피현상과 함께 철근 재고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설연휴를 끼고서 시장 분위기가 극악으로 치닫던 1월 말에는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밀어내기식의 집중판매가 나타나기도 했다.
실제,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월 철근 제강사 생산실적은 76만 1,555톤을 기록한 반면 판매 실적은 74만 3,916톤을 기록해 생산량 1만 7,639톤 더 많았다.
아울러 같은 기간 본지가 조사한 7대 제강사 보유 재고는 31만 톤(12월 말 기준)으로 9월 이후 3개월 만에 30만 톤을 넘어섰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재고 보유량이 상당했다는 의미다. 나아가 수요가 급감하기 시작한 1월에는 재고가 35만 톤 이상까지 치닫기도 했다.
설연휴 직후 진행된 몇몇 제강사들의 동절기 대보수로 인해 재고가 소폭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활발하지 않은 거래로 인해 재고수위는 낮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제강사들의 최적생산이 본격화되어야 할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왕왕 나타나고 있다. 수요감소와 과잉공급으로 말미암아 나타나는 과도한 가격하락, 그리고 결국 제강사의 마감할인에 기대서 마진을 취득할 수밖에 없는 불확실한 시장이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수입 업계에서도 동일한 입장이다. 상승하는 오퍼가격과는 반대로 거의 매주 낮아지는 국산 제품으로 인해 가격인상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중이다.
이와 관련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살아날 기미가 많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인데 생산량이 과도하게 늘어난다면 가격 하방압력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는 또 수요자들이 구매를 뒤로 미루는 원인이 되어 악순환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정밀한 수요예측을 기반으로 한 최적생산이 본격화 되어야할 시점이라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