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지진으로 시장 불안감 고조..."국내 시장에 당장은 영향 없을듯"
튀르키예 지진의 영향으로 튀르키예 스크랩 시장은 완전히 멈춘 상황이다.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들은 사태가 어느정도 수습될 때까지 영업활동을 중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황으로 거래량이 없는 상황에서 가격도 멈춰 있다. Platts는 이번주 튀르키예의 HMS 1&2 (80:20 CFR) 가격을 전주와 동일한 톤당 427.5 달러 평가했으나 이는 지진이 일어나기 전까지의 거래를 근거로 평가된 금액이다.
튀르키예의 스크랩 시장이 충격에 빠져 있지만 세계 스크랩 시장은 아직 그 여파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스크랩 시장의 경우 튀르키예 스크랩 시장의 충격에서 비교적 더 동떨어진 상황이다. 스크랩 수입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시장은 튀르키예 시장과 이미 상당히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일어난 상황이었기 때문에 튀르키예 스크랩 시장 침체가 한국 시장에 당장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관계자는 “튀르키예의 스크랩 시장이 세계 최대 규모인만큼 전반 국제 시장 시세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긴 하겠으나, 그 영향이 한국까지 미치기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상황은 일본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스크랩 시장은 최근 관동철원협동조합의 수출입찰 결과에서 드러나듯 가격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자국내 내수시장 가격도 상승세에 있는데다 한국과 대만 등 주요 거래국의 시세도 동반 상승 기대감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주 대만의 HMS 1&2 (80:20 CFR) 스크랩 수입 가격은 톤당 421 달러로 전주보다 5달러 상승했다. 대만의 스크랩 수입 가격은 지난 연말부터 꾸준히 상승세에 있다. 최근의 최저점이었던 11월 말과 비교해 100달러 상승한 가격이다. 미국의 한파와 폭설 영향으로 컨테이너 스크랩 가격이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대만의 스크랩 가격 상승세는 가파른 편으로 중국의 경기회복 기대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관동철원협동조합의 수출입찰에서도 2위 낙찰업체는 대만 제강사로 알려져 있다.
한국의 스크랩 시장은 최근 튀르키예와의 디커플링 현상은 확연한 반면 일본 시장과의 동조 현상이 명확한 상황으로 일본 스크랩 시장의 강세가 오히려 국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스크랩 트레이더는 “일본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제강사들이 연초 국내산 가격을 잘 방어해 왔지만, 가격 상승 압박을 감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국내산 스크랩 가격의 단기 상승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반면 튀르키예가 세계 최대 스크랩 시장인만큼 국제 시세의 영향이 한국 시장에 미칠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제강사 관계자는 “최근 튀르키예를 비롯한 국제 시세와의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난 것은 맞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시세의 큰 흐름은 국제 시세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 국내 시장의 흐름도 국제시세와의 디커플링을 보정해가는 과정에서 이어지고 있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장기전망에서는 튀르키예를 비롯한 국제 스크랩 시세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는만큼 그 영향으로 국내 가격이 움직일 가능성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