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스크랩價·철근 유통시세 ‘디커플링’ 가시화

- 철 스크랩價 상승 기대감 불구 철근 시장은 ‘침묵’ - 경기침체로 인한 바닥시장 수요부진 영향이 더 커 - 4개월 만에 불가피한 마감할인 진행되며 시세 영향 - 당장의 철 스크랩價 보다는 포뮬러 통한 예측 우선

2022-12-15     김영대 기자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철 스크랩 가격과 달리 철근 유통시세 상승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과거부터 제기된 철 스크랩 가격과 유통시세 간 디커플링 현상이 단기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철 스크랩 시장의 경우 가격 상승을 위한 여건이 하나 둘 갖춰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튀르키예 내수 철 스크랩 가격이 몇 주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일본 철 스크랩 수출 가격도 급등했다.

이에 따라 국내 철 스크랩 유통량이 크게 줄어들었고 최근에는 제강사 철 스크랩 재고도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다만 철근 유통시장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철근 생산 시 주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 철 스크랩 가격이 하락세를 멈추고 조만간 상승이 기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되레 가격이 하락했다. 원가는 오르는 데 철근 시세는 하락하고 있는 셈이다.

다양한 원인이 지목된다. 금리인상과 경기침체에 따른 건설산업의 위축과 바닥시장의 부진이 가장 근본적인 이유다.

유통시세를 구성하는 요인은 원가와 수급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중 원가 상승을 돌아보지 못할 정도로 수급이 불안정한 것이 디커플링의 이유로 분석된다.

특히, 가격이원화 이후 시장 자체가 축소되고 바닥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유통업계 입장에서는 하반기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한 경기침체 영향이 수요부진으로 이어져 뼈아프게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감할인도 단기적인 디커플링의 이유로 손꼽힌다. 최근 11월 판매분에 대한 마감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일부 제강사가 할인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 가격이 소폭 내려갔다.

다만 마감할인을 진행한 제강사를 탓할 일은 아니다. 가격이원화로 인해 유통시장이 축소된 가운데 유통향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강사 입장에서는 유통향보다 8만 원 저렴한 건설사향 판매 비중이 적은 대신 유통향 판매 가격에 대한 마감할인을 진행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철근 가격을 책정하는 포뮬러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철 스크랩 가격의 평균을 비교해 철근 가격을 책정하는 포뮬러로 인해 추후 제강사의 공급가격을 미리 예단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유통시장은 당장 철 스크랩 가격의 움직임 보다는 포뮬러를 통해 예상할 수 있는 철근 가격을 더욱더 중점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더군다나 올해부터는 전기요금이 포뮬러에 추가됨에 따라 과거보다 철 스크랩이 원가에서 갖는 비중이 다소 줄어들었다. 철 스크랩 가격 외에 전기요금가 변수로 지목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