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S 수입업계, 고환율에 물타기 전략도 난감
7월 이후 본격화 된 스테인리스 수입재 특가 리스트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니켈가격의 약세와 포스코의 8월 가격인하를 고려한 선제적 조치라고 하기엔 원가손실분이 상당히 커질 수밖에 없는 가격대였기 때문이다. 자금회전과 재고 덜어내기 전략이라고 하기에도 시장 전반의 가격대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관련업계의 불편한 시선이 늘어가고 있는 것.
특히나 환율이 고공행진 중에 있기 때문에 4분기 최저가격 수준에 준하여 오퍼가격이 낮아진다고 하더라도 수입원가가 낮춰지는데도 한계가 있을 것이란 우려도 늘고 있다.
현재 대다수 수입유통업체들이 판매하고 있는 304 냉연 판매단가는 모두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적게는 톤당 30만원에서 많게는 톤당 80만원 이상 원가보다 낮게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6~7월적으로 입고된 304 냉연의 수입가격은 톤당 3,150~3,500달러(도착도 기준) 수준으로 레인지가 상당히 넓은 상태다. 선물환을 했던 업체들의 경우 수입원가는 좀 더 낮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최근 환율로는 420~465만원 사이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304 냉연 수입재 평균 판매단가는 톤당 380만원대 수준으로, 매입원가와 부대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적자가 크게 발생하는 가격대이다. 평균 판매가격으로도 원가대비 40~85만원이 낮아진 수준인데, 일부 업체들이 리스트로 돌린 가격대는 380만원대보다 낮게 제시되어 시장에 충격을 가한 상태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특가도 어느 정도 적정 수준에서 제시되어야 하는데, 이런 시황에서 툭툭 재고리스트와 가격을 던져 SNS로 몇 시간도 안 되서 가격이 풀려버리면 평균 가격도 더 하락하게 되고, 결국 시장 모두가 최악의 상황으로 끌려 내려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부 수입업계의 이런 움직임은 자금 문제에 많은 것이 포커싱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실제로는 해외에서 지금보다 낮게 들여올 수 있는 '최저가격'에 초점을 맞춰 특가판매에 나서 물타기를 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최저가격이 한없이 낮아지기 어려울 것이란 데 있고, 환율이 1,300원대를 넘어서는 등 고공행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아시아 지역 내 인니 청산의 304 열연 최저 오퍼가격은 2,250~2,300달러대로 파악됐다. 문제는 이 가격대로 한국에 들어올 수 있느냐이다.
현재 중국 무석 시장의 7월 유통 가격 추이를 고려했을 때 추가로 급락하지 않는 이상, 다소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수준에서는 304 냉연 2,500~2,600달러 정도가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2,550달러라고 가정하고 현재 환율에서 한화로 계산했을 때 약 335만원이 단순 원가로 추정된다.
최저가격을 보고 단순 물타기를 진행하기엔 현재 발생하는 손실이 더 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유가와 고환율 및 고금리 상황이 올해 4분기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하고, 9~10월 중국 등 경기부양책으로 일시적으로 가격이 회복세를 보일 수 있는 변수 등을 고려한다면 수입재로 대단한 승산을 보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도 있다.
물론 어느 정도 현재 국내외 시장의 바닥이 확인되어야, 시장의 물동량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움직이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가격대가 움직여야 하는데 굳이 수요가 크지 않은 시점에서 무리한 가격인하는 자제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하락에 대한 우려와 자금 회전에 대한 압박으로 일부 업체들이 상식 이하의 가격으로 일단 물량을 치우고 보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모두의 적자폭이 늘어나는 방식과 공포감을 조장하고 있는 형국이어서 동종업계 내 우려가 매우 크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 돌아가는 시장을 보고 있으면 스테인리스 소재를 사고파는 시장이 아니라 주식 등 투자 상품을 언더슈팅하고 있는 상황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