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국면 맞은 철 스크랩價, 4분기 철근價 영향은?

-철 스크랩價 하락, 월말까지 이어질 가능성 높아 -철근價 책정 공식 대입 시 가격인하 요인 2~3천원 -“1만 원 이하 가격 등락이 주는 시장영향 미미”

2021-09-09     김영대 기자
최근 철 스크랩 가격이 하락세를 드러내자 4분기 철근 가격 추이에 대해서도 덩달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복잡한 가격체계에 대해 난색을 표하는 관계자들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2021년 9월 현재 국내 철근 가격 책정 방식에 대해서 정확하게 짚어보고 하락국면에 접어든 철 스크랩 가격이 오는 4분기 철근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전망해봤다.

철근價 책정 공식, 철 스크랩價 연동에 에스컬레이션까지
현재 철근 제강사들이 매월 제시하는 가격은 △분기 기준가격과 △일반판매가격 등 두 가지다. 당초 기준가격으로 일원화되어 있었으나 지난 6월부터 이원화됐다.

분기 기준가격의 경우 철 스크랩 가격(중럄A 70%, 일본 H2 20%, 미국 No.1 10%)과 연동해서 분기마다 책정되는 가격이다. 일반적으로 제강사가 가공을 포함한 대량의 물량을 수주할 때에 가격협상의 기준이 된다.

일반판매가격은 철 스크랩 가격에 시황을 추가적으로 반영해 기준가격 대비 약 8만 원 높게 책정되는 가격이다. 통상 제강사가 가공을 포함하지 않은 원철을 유통판매점이나 건설사에 제공할 때에 제시하는 가격으로 인식하면 된다.

지난 5월까지만 하더라도 제강사가 제시하는 가격은 분기 단위의 기준가격이 거의 유일했다. 하지만 원자재 상승분을 반영하는 데에 있어서 시차가 존재함에 따라 부작용이 발생해 가격체계의 개선 필요성이 부각됐다.

이에 따라 철근 제강사들은 6월부터 에스컬레이션 조항을 가격체계에 추가했다. 해당 분기 누적 철 스크랩 평균 가격과 전 분기 철 스크랩 평균 가격을 비교했을 때 ±5% 이상 등락이 발생하면 이를 반영해 ‘월 기준가격’과 ‘월 일반판매가격’을 발표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지난 8월 기준가격인 92만 5,000원은 7월 철 스크랩 평균가격에서 2분기 철 스크랩 평균가격을 뺀 값(6만 3,000원)을 3분기를 시작할 당시 발표한 3분기 기준가격(86만 2,000원)에 대입한 값이다. 여기에 8만 원을 추가하면 제강사의 8월 일반판매가격인 100만 5,000원이 나온다.

똑같은 방식으로 9월 기준가격인 93만 원은 7월~8월 철 스크랩 평균가격에서 2분기 철 스크랩 평균가격을 뺀 값(6만 8,000원)을 3분기 기준가격(86만 2,000원)에 대입한 결과다. 마찬가지로 9월 기준가격에서 8만 원을 더하면 9월 일반판매가격(101만 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감안했을 때 오는 10월 기준가격과 일반판매가격은 3분기 철 스크랩 평균가격에서 2분기 철 스크랩 평균가격을 뺀 값을 3분기 가격에 대입하면 된다. 아울러 10월은 4분기가 시작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10월 가격이 곧 4분기 기준가격이 되는 셈이다.

철 스크랩 가격이 떨어지는 10월 철근 가격은?
결국 제강사의 ‘월 기준가격’과 ‘월 일반판매가격’을 예측하기 위해선 매주 스틸데일리DB 등 철 스크랩 가격에 대한 지표를 살펴보고 월 평균값을 도출해내야 한다. 또한, 분기마다 발표되는 분기 기준가격에 대해서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월마다 철 스크랩 가격을 반영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4분기 철근 가격이 8월이나 9월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까지의 상황만 보면 4분기 철근 기준가격이 9월보다 낮아지는 쪽에 많은 무게가 실린다. 9월 들어 국내외 철 스크랩 가격이 동시에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철강재 수요가 급감한 동남아시아 지역의 영향으로 인해 일본 철 스크랩 가격이 떨어지고 있으며, 국내 제강사들도 릴레이 가격인하 소식을 전하는 중이다.

철 스크랩 업계에서는 월말까지 추가적으로 2만 5,000원 수준의 가격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감안해 9월 말까지 국내외 철 스크랩 가격 예상치를 대입해보면 본지 추산 오는 10월 철근 기준가격은 9월 대비 약 2,000원~3,000원 수준의 인하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9월 기준가격과 일반판매가격이 각각 93만 원 101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10월 기준가격은 약 92만 7,000원~92만 8,000원 △10월 일반판매가격은 100만 7,000원~100만 8,000원 수준이다.

지난해 7월 이후 실로 오랜만에 가격인하 요인이 발생하는 셈이지만 하루 만에 수만 원 이상의 가격변동이 이뤄지고 있는 최근 철근 유통시장의 상황을 고려해보면 사실상 큰 영향을 미칠 정도의 변동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철근을 구매하는 데에 있어서 운송비나 판매관리비 등의 부대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1만 원 미만의 가격 등락은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라며, “제강사 공급가격의 변동보다는 추석 이후 수급에 의한 변수를 더욱 더 주목해서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