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철 스크랩 19주 연속 상승 종지부 찍나?

- 제강사 보유 재고 적정 이하 ... 8월 초 철 스크랩 유통량이 관건 - 외부 환경은 인하 지원 ... 제강사 내부 상황은 달라 - 보수 이후 수요 급증 · 철근 가격 인상 등 뚫고 내릴 수 있을까?

2021-07-30     손정수 기자
한국특강이 사실상 철 스크랩 구매가격 인하를 발표하자 성공 여부에 대해 관련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특강의 철 스크랩 가격 인하가 시장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게 되면 19주 연속 상승에 종지부를 찍게 되는 것이다.

- 보수와 휴가로 수요 급감 · 국제 시장도 호의적

국내외 철 스크랩 시장 여건은 제강사에 호의적이다. 남부지역 철 스크랩 수요는 향후 2~3주간 낮은 상태에 머물 전망이다.

대한제강은 31일부터 녹산 공장 전기로 대보수(8월2일~9일)에 맞춰 구매를 할 예정이다. 입고량 제한은 없지만 녹산과 신평에서 교차 구매를 할 예정이다. 또 한국철강은 8월 2일~5일까지 4일간 휴무에 들어간다.

국제 시장도 H2 가격이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수입 가격은 2주 연속 500엔씩 하락해 CFR 5만 1,500엔으로 떨어졌다. 원화 도착 기준으로 53만 7,000원 정도이다. 남부제강사의 경량A 구매가격인 54만 5,000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베트남과 한국에서의 H2 수입 여력이 많지 않아 추가 하락 가능성도 열려 있다. 수입 철 스크랩의 가격 하락으로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터키의 철 스크랩 가격도 조정을 받고 있다.


- 8월 발생량 급감 · 보수 후 수요 급증도 변수

호의적인 외부 환경에도 불구하고 제강사의 가격 인하가 성공할 것인지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 지난 4월 중순에 한국철강이 철 스크랩 구매 가격을 내려고 3주간이나 버텼지만 부산권 제강사들의 구매 가격 동결과 재고 확충 노력이 이어지면서 가격 인하에 실패했던 선례가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특강의 계약 회수가 계속되고 다음주 입고량이 어느 정도 유지된다면 한국철강도 예정대로 7일까지만 특별구매를 하고 8월 둘째 주부터 특별구매를 종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강사의 재고 상황과 8월 보수 이후의 수요를 생각하면 가격 인하가 창원과 부산으로 그리고 포항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한국특강의 재고는 4만 톤 이상으로 적정 수준을 넘어서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계약 회수와 8월초 하절기 발생처 및 유통업체들의 휴가로 거래량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철강의 휴가와 대한제강의 보수 기간 구매체제로의 전환에도 불구하고 입고량 감소에 따른 재고 감소 가능성이 크다.

또한 한국철강이 특별 구매를 회수하고 적극적으로 인하에 동참할 것인가 여부인데, 이 회사의 철 스크랩 재고가 4만 톤 전후로 평소 수준에 머물고 있다. 향후 수입이 2카고 정도 입고될 것으로 전해지지만 휴가가 끝나고 양산 체제에 돌입하면 재고 압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부산권 제강사들의 재고는 대한제강이 약 3만 톤 대 초반, 와이케이스틸이 3만 톤 중반 정도로 추정된다. 대한제강이 보수 기간에도 구매를 이어갈 예정이어서 재고 증가 가능성이 있다. 9일까지 하루 2,000톤대 입고량이 유지되면 재고가 적정 수준 크게 넘게 되지만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와이케이스틸이 정상 가동을 할 예정이고 하절기 휴가 시즌과 맞물려 거래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8월 초 보수 기간에 대한제강의 입고량은 1,000톤 대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제강사들이 철 스크랩 가격 인하에 나서기 위해선 8월 하순까지 입고량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하지만 확신이 없는 상태이다. 한국특강의 가격 인하가 유통량 급증으로 이어진다면 가격 인하가 확산될 수 있지만 아직 미지수이다.

또 다른 변수는 철근 가격 인상이다. 제강사들은 철 스크랩 가격 상승을 이유로 8월 철근 출고가격을 톤당 6만 3,000원~6만 4,000원 가량 올릴 예정이다. 철근 가격 인상이 철 스크랩 가격 상승에 후행하는 것이지만 작금이 롤 마진을 고려하면 철 스크랩 가격 인하에 대한 공급사들의 저항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 8월 첫째 주 거래량이 가격 인하 확산 여부 좌우

전기로 제강사들은 8월 보수 이후 철근 공장을 완전 가동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그만큼 철 스크랩 수요가 급증하게 된다. 현재 보유 재고와 입고량으로는 완전 가동 체제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결국 8월 초 보수 기간에 재고를 어느 정도 확충할 수 있는가? 보수 이후 수입이 어느 정도 준비되어 있는가가 남부지역 제강사의 철 스크랩 가격 인하의 성공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8월 첫째 주 유통량이 성공 여부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강사와 유통업체들은 8월 초 휴가와 가격 상승 기대감으로 유통량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해 왔다. 한국특강의 철 스크랩 가격 인하가 시장 분위기를 바꾸는 기폭제가 될 것인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너무 오랜 기간 너무 많이 올라 시장의 피로감이 크다. 한번 쉼표를 찍는 것도 바람직하다. 그러나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제강사 관계자들도 “8월 철 스크랩 수급을 예상하기 어렵지만 가격 인하가 쉽지 않아 보인다. 시장에서는 인상을 기대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