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원소재價 급등에 패널·방화문 업계 ‘이중고’

- 계약시점의 단가와 납품시점의 단가 갭 생겨 - 원소재 가격 상승에 중소 제조사들 어려움 커

2021-05-04     이명화 기자
철강재 가격 인상에 따른 패널과 방화문 등 수요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확대로 경기가 살아나는 분위기 속에서 계약시점의 단가와 납품시점의 단가에 갭이 생기면서 인상된 가격분을 최종 가격에 제때 반영치 못하는 상황. 원소재 가격 상승에 중소 제조사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납품계약 구조상 중소기업들은 원자재 상승분을 그때 그때 납품 단가에 반영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입찰로 일감을 받는데 이때 납품 단가가 미리 정해지고 이후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그 상승분은 고스란히 중소 제조사들의 몫이 된다.

▲ 글래스울 패널
패널 업계 관계자는 “패널을 제조해서 건설사에 납품할 때 통상 2~3개월 전에 계약을 하고 계약금을 받은 뒤 이행책임증권을 끊어주는데, 철강사에서는 다음달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공문을 한 달 전에 고객사에게 보내고 통보하면 끝”이라며 “철강 매입처와 판매처가 대기업과 건설사이다 보니 우리 같은 패널 제조사는 다음 달 철강재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먼저 체결한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손해를 보더라도 제품을 납품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또한 방화문 업계 관계자 역시 “건설사 입찰을 겨우 수주해도 철강재 가격이 너무 높아서 제조사로서는 부담이 크고, 소재 가격이 너무 높다고 철강 판매점들에게 사정을 호소하면 거래를 축소하게 되거나 상황이 더 악화되면 은행에는 여신 금지 명단에 오르게 된다. 원료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은행에서는 여신 압박을 가해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제강사들도 원료 가격 인상에 따른 생산 가격 상승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냉연도금 판매 가격은 5월 이후로도 가격 인상이 예고돼있다. 철강 원소재 가격이 계속 인상됨에 따라 패널 및 방화문 등 중소 제조사들의 어려움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