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감산 움직임, 공급과잉 우려 불식 가능할까?

-SCMP ”전국적 감산 여파로 미국 측 공급과잉 우려 완화 기대” -S&P “감산 정책 따른 강재價 상승이 증산 촉진해 실제 감산규모 제한적 예상” -S&P “수출세 환급률 축소해도 가격경쟁력 여전해 수출활동 영향력 크지 않을 것”

2021-04-09     김연우 기자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탄소배출 감축 및 철강 감산 추진이 미국의 중국발 철강 생산능력 과잉 우려를 어느 정도 불식시키고, 미·중 양국 간의 철강 무역긴장 완화 및 상생구도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고 7일 밝혔다.

실제 중국은 작년 12월 ‘2030년 탄소배출 정점, 2060년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목표를 설정했다. 중국 정부는 철강업의 국가 탄소배출 점유율이 15%나 된다며 자국 철강업계의 탄소배출 저감과 더불어 철강 생산규모 축소를 요구히고 있다.

올해 1월 중국 공업신식화부(MIIT)는 2021년 중국 조강 생산량은 반드시 2020년보다 적은 수준이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4월 초에는 철강 생산능력 현황에 대해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와 공동으로 전국 조사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최대의 철강생산지로 연간 조강생산 규모가 1억 3,700만 톤인 당산(唐山)에서는 2월에 연간 탄소배출량을 20% 줄이겠다는 계획안을 공개했으며 3월 중순부터는 2개소를 제외한 지역 내 전철강업체의 생산활동을 연말까지 30~50% 줄이는 조치를 시행했다.

4월 들어 연간 조강생산 규모 1억 1,000만 톤인 장쑤(江苏)성은 철강생산활동 자제를 촉구했으며 연산 1,200만 톤 규모의 친황다오(秦皇岛) 지역은 철강 생산활동 30% 축소 계획을 발표했다.

내수價 강세 따른 증산 의지가 감산정책 발목 붙잡을 수도

시장에서는 철강 분야에서 미·중 양국 간 ‘해빙 무드’가 형성될 수 있느냐와는 별개로, 중국 당국의 철강 감산 움직임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생산 감소를 기대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반응을 보였다.

S&P 글로벌 플랏츠(Platts)는 정부 차원에서의 감산 움직임이 내수 가격 강세를 유도함에 따라 마진 확대를 추구하는 철강 메이커들의 가동률 상승과 증산을 야기해 결과적으로 올해 중국 철강 생산규모는 작년보다 크게 줄어들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산시의 생산활동 축소 여파로 중국의 연간 선철 생산능력은 2020년 말 10억 8,300만 톤에서 2021년 말 9억 9,800만 톤까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2020년 중국의 실제 선철 생산량이 8억 8,000만 톤임을 감안하면 생산능력 축소가 생산량이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일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당산시의 갘산 조치로 중국 열연코일 내수 가격은 3월 동안에만 12% 상승했다. 4월 7일 중국 열연코일 마진은 톤당 138달러, 철근 마진은 톤당 117달러를 기록했다.

3월 말 중국 전국의 선철 설비 가동률이 87% 수준이었다. 플랏츠는 4월 가동률이 95% 정도에 육박한다는 전제 하에 2021년 중국이 실제 선철 생산량을 감소시키려면 어느 지역에서건 연간 생산능력 6,000만 톤의 추가 축소가 필요할 것이라 지적했다.

다만 중국의 2021년 선철 생산능력 확장분이 1,800만 톤, 조강 생산능력 확장분이 3,000만 톤임을 고려한다면 극적인 생산 감소는 더더욱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찰강재 가격 강세가 수출세 환급룰 축소 영향력 상쇄할 수 있어

중국 철강 감산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거론되는 화두가 수출세 환급률 축소 여부다. 중국에서는 1월 하순부터 철강재 수출세 환급률을 13%에서 9%로 축소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해당 소문은 3월 말 들어 열연, 산세, 중후판, 철근 등의 환급률을 13%에서 0%로, 냉연, 아연도금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군은 13%에서 4%로 조정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전환됐다.

소문에 따르면 축소 발표일은 4월 1일이 유력했다. 다만 실제로 4월 1일에는 발표가 없었으며, 발표 예상일은 4월 15일까지 밀려났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생산규모 감소나 탄소배출 저감의 목적보다 코로나19 대응 경기부양책에 쓰인 자금을 충당하는 수단으로써 철강 수출세 환급률을 축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플랏츠는 수출세 환급률 여부와 상관없이 올해 중국의 강재 수입량은 1,600만 톤 수준에 머무를 것이며, 수출량은 반제품 포함 5,400만 톤에서 3,400만 톤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수출량이 2,000만 톤 줄어들더라도 중국으로 환류되는 강재는 400만 톤 이하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3월 하순부터 중국 밀들은 수출세 환급률이 13%→0%로 축소됐을 경우의 상승분을 그대로 반영해 해외 오퍼 가격을 인상했다. 4월 6일 기준 중국산 Q195 열연코일 오퍼 가격은 톤당 913달러(CFR)을 기록했다.

플랏츠는 4월 6, 7일 베트남향 인도산 SAE 열연코일 가격은 톤당 920달러(CFR), 일본산 SAE 열연코일 가격이 톤당 1,000달러(CFR)였다고 전했다.

이에 중국 정부가 실제 수출세 환급률을 13%에서 0%으로 축소해도 해외 밀들의 가격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에 중국 밀들은 여전히 경쟁력을 보유할 것이며 중국 밀들의 수출활동이 위축될 가능성도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