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철근] 극성수기 진입, 방향키는 제강사에게

-제강사 올 4월 판매목표 평년보다 상향 조정 -1분기 지연 물량 몰리면서 4월 수요 증가예상 -판매마진 확보 의지 높아진 유통…마진폭 고민

2021-04-06     김영대 기자
계절적으로 극성수기에 진입했다. 또한, 2분기로 접어들면서 지난 분기 급상승했던 철 스크랩 가격도 제품가격에 반영됐다. 수급과 가격 측면에서 최근 몇 달과는 다른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무르익은 성수기, 수요‧공급 몽땅 증가 유력
4월은 성수기가 무르익어가는 시점이다. 통상 3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수요가 적어도 6월까지는 이어지곤 한다.

실제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7대 철근 제강사들은 4월에 평균 88만 3,000톤의 판매고를 올렸다. 5월, 6월 11월과 더불어 연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4월 판매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철 스크랩 가격이 제품가격에 반영되지 못했던 지난 1분기까지 유통시장에서 거래되던 물량은 상당히 제한적이었던 게 사실이고 한국제강의 경우에는 화재사고로 인해 3월 생산‧판매에 차질이 있었다.

나아가 제강사 입장에서 1분기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 되면서 상대적으로 판매에 더욱더 집중하는 분위기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7대 제강사들의 4월 판매목표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본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해 4월 제강사들의 판매 목표는 91만 5,000톤으로 추산된다. 2018년~2020년 4월 평균치를 3만 톤 이상 웃도는 양이다.

다만, 판매에 집중한다고 해서 제품 공급이 과잉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제강사들의 4월 생산계획은 87만 톤으로 판매목표 대비 적은 편이고 지난해부터 굳건하게 구축해온 제강사들의 최적생산‧최적판매 방침이 쉽사리 흔들릴 것으로 내다보긴 쉽지 않다.

중국산 등 수입 철근의 재고 증가도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2월과 3월 중국산 철근 수입 계약이 거의 체결되지 않다시피 했으며, 이에 따라 4월에 공급되는 수입산 철근의 양은 평월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마진 확보는 ‘디폴트’, 관건은 마진폭?
가격을 두고서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그려진다. 4월에 들어서면서 제강사가 8만 8,000원을 인상했고, 이에 따라 2분기 철근 판매가격은 건설향 80만 3,000원, 유통향 79만 3,000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그리고 지난주 유통 시장에서는 판매원가 이상의 가격으로 4월을 시작했다. 1분기 학습효과로 인해 판매마진을 확보하고자 하는 유통업체들의 의지가 강해진 이상 적어도 4월까지는 판매원가 이하로 유통가격이 물러설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의 이견이 갈리는 부분은 판매마진을 얼마나 확보하느냐다. 2~3만 원 수준에서부터 지난 1분기에 버금가는 5만 원 이상을 내다보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어떤 예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키를 쥐고 있는 대상은 자명하다. 4월 철근시장의 방향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건 누가 뭐래도 제강사다. 제강사가 어떤 정책을 펼치느냐에 따라 가격이 요동칠 수도 안정화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사실을 누구보다 제강사가 가장 잘 알고 있다. 최근 제강사들이 조심스럽게 시장을 바라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제강사 입장에서 4월은 정밀한 수급 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다. 유통업체들이 판매마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함과 동시에 수요자들에게는 수급의 안정화를 선사해야하는 과제가 떨어진 셈”이라고 상황을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