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반 우려 반, ‘2분기 철근 시장’

2021-04-05     김영대 기자

드디어 철근 시장에 2분기가 도래했다. 2분기를 일부 선반영한 1분기를 지냈지만 드디어 본격적인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2분기는 철근 업계 관계자들에게 무척이나 반가운 시기다. 수요자들 입장에서도 수급의 불균형이 해소되길 기대하고 있을 게 분명하고 제강사 입장에서도 성수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싶을 것으로 보인다. 모두의 기대감이 넘치는 2분기 철근 시장을 전망해봤다.<편집자주>

생산‧판매 증가는 ‘따 놓은 당상’, 수급 안정화는 ‘글쎄’
2분기는 계절적인 성수기가 도래하는 시기로 철근 수요가 연중 가장 많다. 실제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분기별 평균 판매량은 △2분기 281만 톤 △4분기 267만 톤 △3분기 250만 톤 △1분기 230만 톤 순으로 많았다.

이에 따른 공급량도 크게 다르지 않다. 판매량에 맞춰 제강사들의 생산량도 연중 가장 많은 시기다. 구체적으로 △2분기 270만 톤 △4분기 261만 톤 △3분기 254만 톤 △1분기 236만 톤이다. 생산과 판매 실적 모두 ‘2분기>4분기>3분기>1분기’ 순으로 고정적인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올해도 1분기 대비 판매량이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는 철근 시장을 묶어놨던 분기 단위 고시가격의 특수성 때문이다. 철 스크랩 가격은 10만 원 이상 크게 상승한데 반해 1분기 철근 고시가격은 3만 원밖에 상승하지 못하면서 제강사들의 생산 원가부담이 확대됐다.

이에 일부 제강사를 중심으로 소극적인 생산계획이 세워지면서 판매량도 다소 제한적이었던 게 사실이다.

2분기에는 이러한 제약이 풀어졌다. 그간 반영하지 못했던 철 스크랩 가격을 제품에 반영함과 동시에 계절적 성수기가 도래하면서 전 분기 대비 생산‧판매 실적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단 생산‧판매 실적 증가와는 별개로 수급의 안정성 측면에서는 물음표가 그려진다. 지난 2015년부터 매년 2분기 판매 대비 생산량 비중을 살펴보면 100%를 넘은 시점이 한 차례도 없다. 당장 지난해만 보더라도 생산 비중은 97%를 기록했다. 생산량은 251만 톤, 판매량은 258만 톤으로 판매량이 소폭 높았다.

과거 데이터를 살펴봤을 때 올해만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하긴 쉽지 않다. 더군다나 지난해부터 제강사들이 최적생산‧최적판매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전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수입 난항은 현재진행형
수입시장은 계속해서 어려운 분위기다. 전 세계적인 철 스크랩 가격 상승과 더불어 해외 내수가격 상승으로 인해 초고가 오퍼가 제시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국내 수입 철근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산의 경우는 중국 내부적으로 4월 이후 증치세환급률 변동과 관련한 이슈가 수입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증치세는 중국의 세제에서 유통세의 한 항목으로 우리나라의 부가가치세 개념과 유사하다. 수출제품에 대해 납부된 증치세를 정해진 세율에 맞춰 다시 환급해주고 있다.

만약 증치세환급률이 기존 13%에서 10%이하 수준으로 줄어든다면 이에 대한 차익금은 그대로 단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철 스크랩 가격 상승으로 인해 높아진 오퍼가격이 더욱더 높아질 가능성이 싹트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수입 철근 업계가 기댈 수 있는 수입 카드는 일본산이 거의 유일하다. 다만 일본산 철근도 생산원가 부담으로 인해 예년처럼 저렴할 순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매달 2만 톤 수준에 머물기 때문에 수입 계약을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두 번 강조하는 변수, 철 스크랩價
철근 시장에서 2분기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가격이다. 2분기를 시작하면서 8만 원 이상 상승한 철근 고시가격에 맞춰 유통시세가 어떤 흐름을 이어갈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리고 2분기의 시작인 4월보다 더욱더 중요한 시점은 6월이다. 3분기 고시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시장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변수는 철 스크랩 가격이다. 철 스크랩이 3월 말 수준을 유지한다면 3분기 고시가격은 2만 원 내외로 소폭 상승하고 시장은 어느 정도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철 스크랩 가격이 다시 한 번 예기치 않은 상승세를 탔을 경우다.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대두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철 스크랩 가격이 급상승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특히 중국의 변수가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친환경 기조를 강조하고 철 스크랩 수입국으로써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면 동아시아 지역 철 스크랩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만약 철 스크랩 가격이 급상승한다면 2분기 철근 시장의 분위기는 지난 1분기 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러한 상황이 닥치면 제강사의 손익구조 회복은 뒤를 기약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