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과 진실] 중국 수출환급세 13%→0% 되나?

2021-04-01     김홍식 부사장
당초 4월1일자로 시행될 것이라는 중국의 수출증치세환급률(일명 퇴세율)이 발표가 늦어지면서 갖가지 소문이 돌고 있다. 시중에는 중국 발 보도라면서 ‘냉연과 도금강판, STS, 특수강은 13%에서 4%로, 나머지 철강제품은 13%에서 0%가 되면 4월10일부터 집행된다’는 소문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처음 소문처럼 모든 철강제품에 대해 13%에서 9%로 인하할 것인지, 위 소문처럼 할 것인지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그렇다고 이 소문이 터무니없는 얘기만은 아니다. 중국정부의 고민은 무엇이고, 소문대로 될 경우 우리에게는 어떤 영향이 미치는지를 살펴보기로 하겠다.[편집자 주]

◆ 중국 정부 무엇을 고민하나?
월요일 유튜브를 통해 방송된 ‘수출증치세환급 축소 영향(철강TV 참조)’에서도 말했듯이 수출증치세 환급 조정을 저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구조조정 기회로 삼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양회에서 2016년까지 탄소중립을 시현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를 위해 CO2 배출이 많은 철강산업에서 조강생산량을 줄여야만 한다. 그래서 후속조치로 나온 것이 3월20일부터 당산시 일일 조강생산량은 평소대비 1/3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다. 2020년 기준 당산시의 조강생산은 1억4,400만톤으로 중국 전체의 13.5%에 해당한다. 우리의 2배이며, 전세계 조강생산량의 7%나 된다. 중국 정부는 향후 감산 대상 지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타 지역 생산이 늘면서 전체 조강생산은 오히려 늘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 3월 생산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1~2월 중국의 조강생산량은 전년동기대비 12.9%나 늘었다. 중국정부가 내수 우선정책을 선언하고, 자동차 생산이 급증하고, 주택 가격이 코로나 기간에도 6%가 올랐고, 금년도 성장률이 6% 이상(외국계 기관은 9%까지 예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마당에 시장에 맡길 경우 감산은 요원해진다.

더욱이 시진핑 재임 첫해이자 14-5 규획 첫해부터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으려면 남은기간 3,000만톤 이상을 줄여야 한다.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가? 어떻게 해야 ‘미국(트럼프 시절)도 포기했던 환경문제를 중국은 적극적’이라는 인상을 주면서 ‘역시 시진핑’이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을까? 현재 가장 좋은 무기가 미세먼지를 핑계로 한 강제 가동중단(3~4월에 집중) 퇴세율 조정이다.

◆ 한국에 어떤 영향 미치나?
처음 소문대로 퇴세율을 13%에서 9%로 내릴 경우 중국 메이커들은 4%만큼을 수출 가격에 전가시킬 것이다. 이미 계약서에 이를 명기한 업체도 많고, 이미 올린 업체도 있다. 현재 수급 상황을 감안할 때 이정도 인상분은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만약 4%, 0%가 되면 어떻게 될까? 우선 9% 이상 가격을 올릴 것이다. 더욱이 한중일, 더 나아가 동남아까지 판재류는 공급이 타이트한 느낌이다. 일본의 경우 노후 설비를 셧다운 했고, 한국은 상반기 중에 각종 대수리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운송차질 및 운임 상승으로 적기에 도착이 어렵다. 중국 메이커는 이를 적극 이용할 것이다.

그러나 가격이 너무 빠르게 급등하고(운송비까지 감안하면 더 그렇다), 수요가의 불반이 쌓이는 상황에서 계약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상당기간 수급불균형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봉형강류보다는 판재류가 더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기 계약은 됐으나 아직 선적이 되지 않은 제품이다. 이들 제품 역시 가격인상을 요구하고, 그렇지 않으면 취소를 하겠는 식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국내 메이커 입장에서는 가격인상의 기회가 생긴 셈이다. 중국산은 국내 수요의 20% 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로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데, 코로나에 이어 퇴세율까지 연이어 터지면서 이 축이 무너진 것이다. 또 STS처럼 기존에 수입을 많이 했거나 메이커 주문을 늘려 재고가 많은 유통업체 역시 가격 인상의 기회로 삼을 것이다. 결국 남은 것은 수요가와 힘겨루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