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출 환급세 축소 영향은?

2021-03-30     김홍식 부사장
중국 정부가 수출증치세 환급률을 하향 조정할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늦어도 3월 중에 발표를 마치고, 4월부터 시행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일부 중국 업체는 인하될 환급세를 가격에 전가시키는가 하면, 정부발표가 나면 가격을 그만큼 올리는 내용을 계약서에 명기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번에는 수출증치세 환급제도는 무엇이고, 왜 축소를 하는지? 그 영향은 무엇인지를 살펴보기로 한다.[편집자 주]

◆ 수출증치세 환급 제도란?
수출증치세환급제도(일명 退稅率)이란 중국 외 지역에 수출하는 화물(제품)에 대해 세무기관이 수출 전에 생산 및 유통과정에서 납부한 증치세(우리의 부가가치세), 소비세 등 각종 간접세를 수출기업에 환급해 주는 제도로 중국 정부가 수출 증대를 목적으로 85년 4월 첫 도입했다. 원료를 국내에서 사서 제품을 생산(또는 가공)해서 수출할 경우 래료가공(來料加工), 해외에서 원료를 구매해서 제품을 생산, 수출할 경우 진료가공(進料加工)으로 구분하는데, 둘 사이 환급세 차이는 없다.
시작은 17%로 했으나 해당 제품의 중국내 수급 상황이나 통상마찰, 과잉투자 정도, 정부의 재정부담 등 상황에 따라 축소와 확대를 반복해왔다. 지난해 기준으로 대부분의 철강재 품목의 수출증치세 환급률은 13%다. 이를 다시 9%로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 2021년 왜 다시 축소하나?
2019년 12월 코로나19가 발생하자 중국 정부는 2020년 1월부터 4월7일까지 전역을 봉쇄 조치했다. 공장가동은 물론 이동 및 물류제한이 실시됐고, 1분기 중국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4월 락다운(Lock Down)이 풀리면서 경기는 빠르게 회복했지만, 과잉을 우려한 정부는 수출로 돌파구를 마련할 목적으로 2019년까지 9%였던 퇴세율을 13%로 올렸다.
그러나 예상보다 빠른 V자 경기 회복과 내수가격 강세로 퇴세율 인상 효과는 정 반대로 나타났다. 철강재의 경우 중국의 강재 수출은 전년대비 17%가 감소한 반면 수입은 65%나 급증했다.
그럼 왜 2021년에 퇴세율을 인하할 것일까? 정부 입장은 분명하다. 내수경기 활성화 방침을 밝힌 만큼 수출보다 내수 판매를 우선시하라는 뜻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조강생산 감소가 필수적인데, 수출 감소분만큼 생산을 줄이겠다는 의도도 있다. 마지막으로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한 목적도 있다.

◆ 퇴세율 축소, 수급과 가격에 어떤 영향 미칠까?
우선 중국 입장에서는 수출 감소와, 수입 증가(특히 반제품)로 이어질 것이다. 물론 실제 이렇게 될지는 중국 내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품목은 열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해 총 5,367만톤의 철강제품을 수출했는데(전년비 6.5% 감소) 이 중 열연 수출이 667만톤(전년비 25.6% 감소)이었다. 올해에도 퇴세율 축소가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판재류는 약 15~20% 정도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스틸은 퇴세율을 13%에서 9%로 축소할 경우 열연 수출량이 200만톤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내에서 생산 비중이 가장 높은 품목은 철근과 선재다. 그러나 이들 품목은 당산과 스자좡 등 감산조치가 시행되는 지역의 주력 생산품이고 중국내 건설경기 호조로 수출여력이 자연적으로 줄었기 때문에 판재류보다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중국 정부는 이번 퇴세율 조정을 저부가가치 제품의 구조조정 기회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수입오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벌써 오퍼가를 인상한 업체도 있다. 열연 기준으로 현재 오퍼가격이 톤당 750달러/fob인데 4%를 인하할 경우 약 30달러 정도 인상할 것으로 본다.
중국의 퇴세율 조정이 한국에게 부정적 영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요업체에게는 소재난이지만 철강메이커 입장에서는 수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한국의 대 중국 철강재 수출은 537만톤으로 전년대비 28.1%가 늘었는데, 특히 판재류 수출이 전체 수출의 83.5%를 차지했다.
물론 중국의 수출 감소 여부나 오퍼가 인상 성공여부 역시 중국 내 수급과 국제가 추이에 달려 있다. 또 미중 패권경쟁 재현이나 금리문제, 위안화 환율 등 변수도 많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수요증가분에 비해 생산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언제든지 과잉문제가 다시 도마위에 오를 수 있고, 지금까지 퇴세율이 자국내 상황에 따라 확대와 축소를 반복했다는 점에서 이번 축소 조치가 몇 년간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버려야 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에서 철강tv > ‘수출증치세 환급 축소 영향’을 찾으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