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제강사별 구매 성적은?

- 철근 제강사, 철 스크랩 연동형 제품 시장 안착 - 세아베스틸 메탈 스프레드 벌렸지만 수출 부진에 직격탄 맞아 - 한국특강, 철 스크랩 가격 하락폭 최고

2021-03-26     손정수 기자
▲ 코로나19 확산 등 가혹한 경영여건에도 불구하고 제강사들의 선방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국제강 인천 북항
환영철강을 제외한 주요 제강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가 공개됐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어수선한 국내외 경제상황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안정된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제철과 세아베스틸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지만 대부분 이익이 늘어난 것.

특히 철근 제강사들은 제품 가격 하락폭을 철 스크랩에 모두 전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이 악화된 현대제철과 세아베스틸도 수출 여건 악화, 고로부문의 부진 등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구매가격이 가장 크게 하락한 곳은 한국특수형강과 세아베스틸로 나타났다.

★ 철 스크랩 가격 2년 연속 하락

제강사의 철 스크랩 구매가격이 2년 연속 하락했다. 제강사의 철 스크랩 구매가격은 지난 2018년 40만 1,000원까지 올랐지만 2019년에는 37만 1,000원, 2020년에는 33만 5,000원으로 떨어졌다. 2019년 -7.5%, 2020년에는 -9.6%로 하락속도가 빨라졌다.

업체별로는 한국특수형강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한국특수형강은 지난해 국내 12.4% 하락했다. 뒤를 이어 세아베스틸의 국내 철 스크랩 구매가격이 11.7% 떨어졌다. 대한제강 -10.0%, 한국철강은 -9.8% 등을 기록했다. 현대제철의 제강원료 구매가격은 전년대비 -5.5% 하락해 하락폭이 가장 작았다.

수입과 국산의 가격 하락폭은 비슷했다. 세아베스틸은 국내가 4만 5,000원, 수입이 4만 6,000원 하락했다. 한국철강은 국내 3만 4,000원, 수입은 4만 원 떨어졌다. 한국철강의 수입 안정성이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격차로 보이지 않는다.

수입과 국산간의 가격차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회수율 등을 고려하면 국산 철 스크랩의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세아베스틸의 국산 철 스크랩 평균 구매가격은 톤당 33만 8,000원, 수입은 34만 2,000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철강은 국내 31만 3,000원, 수입은 31만 1,000원으로 집계됐다.

★ 철근 제강사 원가 연동 구조 안착

코로나19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철근 제강사들이 메탈 스프레드는 유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주원료인 철 스크랩과 제품 가격 연동 시장이 정착된 것이다.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환영철강을 제외한 주요 철근 제강사의 사업보고서를 종합한 결과 지난해 철근 가격은 평균 3만 4,000원~3만 7,000원 정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력인 국내 철 스크랩 구매가격은 톤당 3만 3,000원 정도 하락했다. 제품 가격 하락만큼 철 스크랩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철근 제강사의 메탈 스프레드는 대한제강이 2019년 34만 8,000원에서 지난해에는 34만 6,000원으로 2,000원 하락했다. 한국철강은 31만 5,000원으로 2019년과 2020년이 같았다.

지난해 철근 제강사들이 철근 생산량 감소에 따른 고정비 상승이라는 부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철근 할인을 대폭 줄이고, 원자재와 제품 가격 연동에 성공하면서 높은 수준의 수익성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업체별 평균 철근 가격은 대한제강이 66만 2,000원, 와이케이스틸은 64만 8,000원, 한국철강 62만 8,000원 등으로 나타났다.

철 스크랩 가격은 대한제강이 31만 6,000원, 와이케이스틸 34만 4,000원, 한국철강 31만 3,000원 등이다.

★ 세아베스틸, 메탈 스프레드 개선 불구 적자

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보낸 세아베스틸은 원료 측면에서는 오히려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아베스틸은 지난해 국내 철 스크랩 구매가격이 4만 5,000원 하락한 33만 8,000원, 수입은 4만 6,000원 하락한 34만 2,000원을 기록했다. 주요 제강사 중 가장 크게 구매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제품 가격은 내수가 90만 9,000원으로 3만 5,000원 하락했고, 수출은 87만 2,000원으로 17만 4,000원 떨어졌다. 세아베스틸은 2019년 11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었지만 지난해에는 245억 원 적자를 기록해다.

자동차 경기 부진에 따른 생산량 감소와 수출 가격 폭락이 세아베스틸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 대형 제강사 전기로 부문 선방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메탈 스프레드는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제철의 봉형강부문 평균 판매가격은 79만 5,000원으로 전년대비 2만 2,000원 하락했다. 동국제강은 열연부문 평균 판매가격이 66만 8,000원으로 전년대비 4만 3,000원 하락했다. 수출은 64만 2,000원으로 12만 3,000원 떨어졌다.

반면 제강 원료 구매가격은 현대제철이 43만 3,000원으로 전년대비 2만 5,000원 하락, 동국제강은 32만 1,000원으로 3만 9,000원 떨어졌다. 양사 모두 평균 수준의 메탈 스프레드는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17억원으로 전년의 2,784억 원에서 크게 줄었다. 현대제철의 전기로 부문 관련 메탈스프레드가 2019년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고, 주력인 철근이 대부분 내수 기반 산업이라는 점과 동국제강 한국철강 등 다른 전기로 제강사의 수익을 고려할 때 수익성 악화는 고로부문에서 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24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2019년의 134억원을 100억원 이상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