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가능한 시장 필요성 대두되는 ‘H형강 업계’

-스팟성 가격인상과 장기계약 간 괴리 감 커져 -수요처 구매지연으로 들쑥날쑥한 거래량 ‘허다’ -제품價 모르고 파는 선판매‧후정산 구조도 문제

2021-03-19     김영대 기자

최근 국내 H형강 시장에 가격제도 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원자재 가격 급상승으로 인해 최근 H형강 가격이 스팟성으로 인상되면서 덩달아 수요도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스팟성으로 인상되는 가격과 달리 H형강 거래 중 상당부분이 프로젝트나 장기계약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첫 번째 문제가 발생한다.

예컨대 최근 국내 상황을 되짚어보면 지난 12월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시중 H형강 가격은 국산 중소형 기준 76만 원 수준이었다가 3월에 들어 90만 원 안팎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당시 유통가격으로 장기 수주계약을 체결한 업체들이 최근 들어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선 상당한 재정적 부담을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아울러 유통가격이 급격하게 뛰어오르게 되면 수요에도 영향을 미친다. 주 수요처 중 하나인 철골업체 입장에서 계약을 이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제품가격이 급상승하게 되면 어떻게든 제품구매를 지연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펼쳐진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3월 가격인상 이후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어 관망세만 펼쳐지고 있는 현재 국내 시장 상황과 딱 들어맞는다.

이밖에 선판매‧후정산 방식도 개선되어야할 사안으로 지목받고 있다.

선판매‧후정산 방식의 고질적 문제는 대금을 입금하기 전까지 제품 가격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제품 구매가를 모른 채 제품을 판매하고 익월 계산서가 발행될 때나 되어야 생산업체가 제품 단가를 얼마로 책정했는지 알 수 있다.

정확한 가격을 모르다보니 1차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얼마나 팔아야 마진이 남는지 정확한 계획을 세우기가 만만치 않다.

얼마에 제품을 팔았느냐가 아니라 후정산 시 생산업체가 얼마나 싸게 마감을 해주었느냐가 수익을 결정하는 기형적인 구조가 나타나게 된 배경이다. 만약 이러한 상황에서 생산업체가 원칙마감만 강조하다가는 유통업체들의 적자누적도 물 보듯 뻔하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H형강 가격제도의 불합리한 부분을 업계 대부분이 인식하고 있다. 다만 오랜 기간 관행처럼 고착화된 상태에서 당장 가격제도를 개선하기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개선점을 찾아나가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