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스크랩, 1월 폭락장 3월 재연 가능성은(?)

- 제강사 1월과 다른 가격 전략 선택 가능성 커 - 철근 가격 상승으로 철 스크랩 인하보다 유통에 초점 맞출 듯

2021-03-08     손정수 기자
▲ 전기로 제강사들이 빠른 가격인하보다 철 스크랩 회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남부지역 철 스크랩 유통량이 급증하면서 ‘단기 고점’ 구간 진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월 단기 고점은 1월 단기 고점과 다르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1월 첫째 주 단기 고점 진입 후 급락하기 시작해 4주간 6만 5,000원 떨어졌다. 설 연휴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3주간 하락한 것이고, 특히 초기 2주에 인하가 집중됐다.

1월 시장 가격이 급락한 것은 1) 유통업체들이 10월부터 재고 비축에 들어가 시중에 재고가 많았고 2) 철근 가격 상승이 제한적이어서 제강사들의 수익성 보전을 위한 공격적인 가격 인하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제가격도 폭락해 하락속도가 가팔랐다.

그러나 3월 시장은 1월과 여건이 조금 다르다.

가격 폭락의 원인이 되었던 시중 재고가 1월에 비해 적다. 단기 고점이 1월 초이고 상승이 2월 초부터 시작돼 시중에 재고가 쌓일 시간이 1개월에 불과하다. 1월 가격 하락 구간에서 재고를 조정하지 못한 물량들이 다량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설 연휴와 계절적 비수기라는 점을 고려할 때 1월보다 시중에 재고가 많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두 번째는 제강사의 구매 전략의 변화이다. 제강사들은 1월 단기 고점에서 가격을 대폭 내리면서 시중 유통량이 빠르게 잠긴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전기로 제강사의 재고 변화를 보면 가격 인하가 시작된 1월 둘째 주 재고가 전주대비 8.5% 증가, 본격적으로 인하가 시작된 1월 셋째 주에는 15.5% 증가했다. 그러나 넷째 주에는 5.9%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더니 6만 원 넘게 하락하면서 조기 바닥 도달 전망이 나오자 2월 첫째 주에는 재고가 오히려 3.4% 줄었다.

단기 급락으로 시중 재고가 모두 제강사 야드로 흘러 들기도 전에 바닥에 도달한 것이다.

제강사 사이에서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철 스크랩 가격을 끌어 내린 것은 수익성 때문이다.

1분기 철근 가격이 톤당 3만 원 인상에 불과해 수익성 확보를 위해선 철 스크랩 가격을 빨리 내릴 수 밖에 없었던 것. 제강사 관계자는 “빠른 가격 인하가 빠른 반등을 불러온 것 같다. 3월에는 가격보다는 유통량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제강사의 전략 변화 가능성은 철근 가격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스틸데일리의 철 스크랩 가격 조사표에 근거할 때 2분기 철근 가격은 8만 원 가량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79만 5,000원(SD400 철근 건설사행)으로 철근 값이 크게 오르면서 제강사의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강사 입장에서는 철 스크랩 인하를 통한 롤 마진 확대보다 철 스크랩 가격 및 수급 안정을 꾀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제강사의 철근 가격이 79만 5,000원으로 오르고 중량A 가격인 현 단기 고점인 45만 5,000원 정도를 유지하게 되면 메탈 스프레드는 톤당 34만 원에 달한다. 지난해 제강사의 평균 메탈 스프레드는 33만 6,000원 정도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제강사의 이익은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제강사들은 1분기 수익성 악화를 2분기에 만화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철근 성수기 진입과 함께 철 스크랩 소비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가파른 철 스크랩 인하보다 완만한 인하를 통한 철 스크랩 거래량 확보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철 스크랩 국제가격의 변화는 여전히 주목을 해야 할 변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