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는 5만원인데, EGI 7만원 올리는 배경은?

- 제조원가 상 불리함과 수급 상황 고려 - 제조사들 저마다 이유로 공급량 줄어

2021-03-05     최양해 기자
국내 냉연 제조사들이 3월 제품 가격 인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상폭은 대체로 톤당 5만원 수준. 그런데 유독 전기아연도금강판(EGI)은 이보다 넓은 인상폭을 가져가는 행보다.

제조사들이 발표한 인산염 EGI 가격 인상폭은 톤당 7만원. 동국제강, KG동부제철이 관련 공문을 발송했고, 현대제철도 앞서 5만원으로 공지했던 가격 인상폭을 톤당 7만원으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같은 인상폭으로 움직이는 GI보다 2만원을 더 올리는 셈이다.

각자의 사정은 다르겠지만 GI보다 EGI 가격 인상폭을 넓게 가져가는 공통된 이유는 ‘제조원가 상 불리함’이 꼽힌다. 다른 강종보다 품이 더 듦에도 불구하고 판매단가가 저조해 적자가 누적돼온 바 있다.

또 수요 대비 공급량이 축소된 영향도 크다. 자동차, 가전 등 대형 실수요처에서 EGI를 찾는 양이 늘면서 유통향 물량이 크게 줄었다. 우스갯소리로 EGI 코일을 인터넷 중고 매물로 올려도 금새 팔릴 것이란 말이 돌 정도다. 그만큼 제품 수급이 빠듯하다는 뜻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모든 냉연 제품이 구하기 어렵지만, EGI는 유독 더 품귀 현상을 겪는 상태”라며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건 아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유통시장에 풀리는 물량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각 제조사별로는 ▲소재 수급 차질에 따른 설비 가동률 조정 ▲설비 수리 일정에 따른 공급량 축소 영향 ▲경쟁사 및 수입재 물량 감소에 따른 반사효과 등을 가격 정책에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