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H형강] 물러설 수 없는 가격인상 승부

-계절적 성수기 맞이, 3월 수요 기대감은 확대 -가격인상 성패 판가름할 변수는 철 스크랩價

2021-03-05     김영대 기자
3월 H형강 시장은 가격을 둘러싼 줄다리기가 한창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수요가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기보다는 가격에 따라 수요가 움직이고 있다고 판단하는 관계자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승부처다.

2월 웃도는 수요기대감
시장에서 기대하는 3월 수요는 2월보다 월등한 게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3월 평균 내수판매량은 19만 톤 수준으로 2월 16만 톤에 비해 18% 이상 높았다.

올해도 실질적인 수요는 2월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일절을 제외한 영업일수가 22일로 2월보다 훨씬 많은 편이고 계절적인 영향으로 공사현장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국내 H형강 생산업체들도 3월 내수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양사의 3월 판매목표는 21만 톤으로 집계됐다.

수출 판매목표도 증가세를 예상했다. 무엇보다 이달 내로 인천공장 대형압연 신예화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제철의 판매목표가 전월보다 높은 수준으로 책정됐다는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10월부터 긴 시간을 끌어왔던 현대제철 인천공장 신예화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급 상황은 개선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실제 1월 말 16만 2,000톤에 불과했던 재고는 2월 말에 접어들면서 22만 톤까지 크게 증가 했다. 중순 이후 현대제철 인천공장에서 생산이 정상궤도에 오른다면 수급 개선은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제강사, 가격인상 재도전
지난 2월, 중소형 기준 현대제철은 91만 원, 동국제강은 90만 원으로 제품가격을 인상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설 연휴 직전까지 철 스크랩 가격은 하락했고 가격인상도 사실상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이후 상황이 조금 달라지면서 생산업체들은 가격인상에 대한 재도전을 준비 중이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모두 원칙마감을 강조하고 3월 8일부터는 제품 가격을 3만 원 인상한다는 뜻을 시장에 전달했다.

설 연휴가 지나자마자 철 스크랩 가격이 전고점을 향해 다시금 급반등했고 이에 따라 원가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게 3월 가격인상의 주된 요인이다.

다만 인상된 가격이 시장에 관철될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장담할 수 없다. 사실상 2월 가격인상이 완전한 성공을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가격인상이 이어졌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제강사 입장에서 보수적으로 봐도 유통시세가 한 번에 약 5만 원 이상 상승해야 성공적인 가격인상을 논할 수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주 수요자인 철골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입찰계약을 진행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고가의 제품을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도 내비치고 있다.

결과적으로 원가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제강사와 저가의 입찰계약으로 도저히 제품을 수용할 수 없는 수요자 간 뒤로 물러설 수 없는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변수는 철 스크랩 가격이다.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철 스크랩 가격이 2월 가격인상 이후 추가 인상을 바라볼 정도로 올라가지 않았다는 인식이 강하다. 철 스크랩 가격이 하락했던 2월 초순 당시 가격인상을 단행했던 것이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생산업체 입장에서는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오겠지만 수급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높은 3월, 가격인상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키는 철 스크랩 가격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