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강 화재사고, 시장 반응은?

2021-02-25     김영대 기자

한국제강 1압연 화재소식에 철근 시장의 반응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누구는 웃고 누구는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 22일 한국제강 1압연공장에 화재가 발생했다. 적지 않은 피해에 회사 측은 최소 한 달간의 가동차질이 예상된다는 입장이다. 한국제강 1압연공장 생산능력은 월 5만 톤 수준이다. 월 2만 톤 생산이 가능한 2압연공장을 최대한 가동하더라도 오는 3월 약 3만 톤가량의 공급 감소가 예상된다.

중견‧중소 건설사, 깊어진 우려
한국제강의 화재사고를 두고서 유통업체 거래가 주를 이루는 중견‧중소 건설사들은 우려가 깊어졌다.

연 초부터 체감재고 부족을 겪어오던 건설사들은 수요가 늘어나는 3월 들어 제강사의 생산량이 늘어나길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인해 제강사 생산량 증가가 요원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건설사 관계자는 “당장 한국제강과 거래를 해오던 건설사는 물론이거니와 유통업체를 통해 제품을 제공받는 건설사들도 모두 수급에 대한 우려가 깊어졌다.”라며, “한국제강은 최대한 납품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제강사, 수급안정화 난항
곤란한 것은 한국제강을 제외한 여타 제강사들도 마찬가지다. 고가로 구매한 철 스크랩이 본격적으로 투입되는 3월, 제강사들은 평년과 같이 마음 놓고 생산량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2월 중순 이후 철 스크랩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어 3월 말까지 원가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안정적인 수급은 제강사 입장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임을 감안했을 때 최소 3만 톤 이상의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는 이번 화재사고의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강사 관계자는 “예년과 같은 상황이라면 나머지 제강사가 부족한 제품공급을 채워줄 수 있는 여지가 많지만 높아진 원가부담으로 인해 소극적인 생산계획을 세우고 있는 제강사들 입장에서는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수입업계, 재고확대 우려 진화
안타까운 사고지만 이로 인해 수입 유통업계는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입항이 집중되면서 재고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는 수입 철근이 공급이 부족한 시장에서 대체재로 사용될 수 있는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당초 수입 유통업계는 갑작스러운 재고상승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2월 초부터 나뉘어 들어왔어야 하는 물량이 코로나19로 인해 중순 이후로 집중되면서 재고 급상승을 초래했다. 이에 가격하락을 걱정하던 가운데 화재사고로 인한 국산 철근의 공급차질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된 셈이다.

다만 수입 유통업계는 여전히 경계심을 유지하고 있다. 수입 유통업계 관계자는 “재고 확보가 시급한 일부는 수입산 철근을 찾겠지만 엄연히 시장이 구분된다. 그리고 2분기 가격인상을 바라보는 업체도 다수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실제 거래량이 크게 늘어날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