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국 STS 반덤핑 예비긍정판정이 남긴 것

- 무역위, 덤핑사실과 이로 인한 국내산업 실질피해 경미하지 않다고 판단 - 잠정조치는 없고, 최종 판정에서 관세 결과 나올 것 - 예비덤핑률 예상깨고 중국산이 가장 높게 산정

2021-02-19     손연오 기자
지난 18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무역위원회는 제409차 회의를 개최하고, 포스코가 신청한 중국, 인도네시아 및 대만산 스테인리스강 평판압연제품에 대해 덤핑사실과 그로 인한 국내산업의 실질적 피해가 경미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예비긍정판정을 하고 향후 본조사를 거쳐 최종판정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무역위의 공식자료가 발표된 이후 시장에서는 ´예비긍정판정´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잠정(예비)관세가 나와, 잠정 조치가 내려진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가장 컸던 것으로 보인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무역위 확인 결과 금번 예비판정에서 잠정조치는 내려지지 않았다.

◆ 예비긍정판정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

예비긍정판정은 말 그대로 무역위원회에서 금번 예비조사를 한 결과 ´수입재가 정상가격 이하로 수입되어 국내산업이 입은 실질적인 피해가 경미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즉, 국내 산업에 실질적인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가정 하에 본조사로 들어가겠다는 의미로 예비긍정판정이란 표현을 쓴 것으로 풀이된다. 무역위가 잠정관세율을 기재부에 건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잠정조치는 시행되지 않지만, 오는 7월 18일로 예정된 최종 판정에서는 3개국에 대한 반덤핑 관세율은 매우 높은 확률로 나오게 될 것으로 보면 된다.

무역위는 "관련 이해관계인들의 의견에 대해 종합적인 검토 및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현지실사, 공청회 등 최종 판정을 위한 조사와 절차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말했듯 금번 예비조사 결과 잠정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즉, 통관되어 들어오는 수입재에 잠정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최종 판정까지 관세부과는 사실상 유보된 셈이다.

또한 금번 조사의 최종 판정은 산업부 보도자료 기준 21년 7월 18일로 예정되어 있다. 물론 변수가 있겠지만, 이는 본조사 3개월에 연장 2개월을 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그렇다면 산업부 보도자료 중 참고로 붙은 예비덤핑률은 무엇?

▲ 자료:산업통상자원부 보도참고자료 중

예비덤핑률은 말 그대로 예비조사 기간 제출된 서류를 통해 산정된 예비덤핑률이다. 문의 결과 무역위 관계자는 이 예비덤핑률을 잠정(예비)관세로 혼동하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즉, 잠정조치가 내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보도자료 참고1에 들어있는 ´예비덤핑률´은 최종판정으로 최종 관세가 확정되기 전에 부과되는 관세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예비덤핑률은 향후 최종판정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예비덤핑률을 참고하더라도, 예비판정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무성하게 소문으로 돌았던 "23.5%"는 근거없는 낭설로 판단됐다.

주목할만한 점은 인니 청산보다 중국 티스코와 리스크의 예비덤핑률이 매우 높게 나왔다는 점이다. 무역위는 예비조사 결과 제시한 예비덤핑률은 중국산이 49.04%, 인도네시아산 29.68%, 대만산 9.2~9.51%로 산정했다.

중국과 인니 모두 30~50%에 가까운 예비덤핑률이 산정됐다는 점은 최종 판정에서도 기존 시중에서 예상하는 20%대가 아니라 더 높게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에 산정된 예비덤핑률은 본조사에서 국가별 협상 테이블에서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잠정조치가 내려지지 않은, STS 시장의 향방은?

당분간 시장의 혼선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수입재개의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소급 적용 여부를 두고 AD 찬성측과 반대측의 주장이 엇갈리며 또 다시 무성한 소문들이 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량 재증가에 대해서는 사실상 장담하기 어렵다. 언제나 상식과 예상을 깬 상황들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조사가 5개월 정도 진행된다고 했을 때, 최근 중국 등 국제 가격도 니켈과 AD 조사 영향으로 종전대비 오퍼가격이 크게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이 기간 수입량이 대거 늘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각 국의 경기부양책이 3월을 기점으로 시작되어 수요가 활성화 될 경우 내수 중심의 공급이 이어져 한국향 수출의 납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다분하다. 여기에 최근 중국의 경우 스테인리스 열연 수출환급세 축소 등을 검토하고 있어 수출에 제한이 발생할 변수도 있다.

반대로, 만에 하나 중국의 내수가격이 살아나지 못하고 하락세로 전환될 경우 한국시장은 말 그대로 초토화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 당신의 재고는 안녕하십니까?

사실상 자금력을 가진 업체들의 경우 잠정조치를 예상하고 대거 재고확보에 나섰기 때문에 추가로 더 수입계약을 나서 무리한 재고 확보를 한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또한 잠정조치를 예상하며 추가로 가격이 더 올라갈 것이란 유통업계의 기대감이 일차적으로 무너진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가격의 방향성에 대해 갑론을박이 많은 상황이다. 물론 최근 니켈가격의 강세와 국제가격 상승 흐름 영향으로 잠정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서 갑자기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존 재고를 양껏 모아둔 업체들 중 자금회전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나타날 도미노 현상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 기간을 시세차익 혹은 투기의 장으로 이용하려고 할 경우 시장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앞서 언급했듯, 금번 AD 예비조사 결과 예비긍정판정은 이뤄졌고 산업피해가 경미하지 않다는 무역위의 판단이 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관세부과는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