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과징금 영향, 철근 제강사 협회 탈퇴 도미노?

-대한제강 탈퇴 선언 이후 탈퇴 검토 중인 제강사 확대 -“업계 공동 난제 대응 면에서 적절한 판단인지 물음표”

2021-02-17     김영대 기자
철근 업계에서 제강사들의 한국철강협회 탈퇴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대한제강과 와이케이스틸의 협회 탈퇴선언을 시작으로 여타 제강사들도 협회 탈퇴를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처럼 철근 제강사들 사이에서 협회 탈퇴와 관련한 소식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최근 불거진 철 스크랩 구매 담합이 지목되고 있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는 철 스크랩 구매 담합 건으로 현대제철, 동국제강, 대한제강, 와이케이스틸, 한국제강, 한국철강, 한국특수형강 등 7개 제강사에 약 3,0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업체마다 차등은 있지만 단기적으로 실적에 큰 타격을 입은 셈이다. 실제 한국철강은 공시를 통해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된 이유로 과징금을 지목하기도 했다.

이에 제강사들은 철강협회를 탈퇴함과 동시에 제강사 간 일말의 교류도 원천 봉쇄함으로써 향후 담합에 대한 불씨를 완전히 꺼버리겠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한 켠에는 그간 협회의 역할이 미미했다는 인식도 일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협회 탈퇴를 고민하는 또 다른 이유는 리니언시에서도 찾을 수 있다. 철근에 이어 철 스크랩까지 리니언시 기업이 나오면서 제강업계 내부에 파열음이 생긴 것. 제강사 관계자는 "리니언시 기업과 회의 테이블을 갖는 것도 불편하지만 업계 공동 현안을 논의하는 것도 부담스럽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너무 성급한 판단일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개별 업체가 아닌 업계 차원에서 정부와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대관업무나 환경, KS표준 제정, 수입품 제재 등 협회를 통해 진행할 수 있는 업무들을 모조리 배제하고 탈퇴를 결정하는 건 득보다 실이 더 많은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전문가는 “담합의혹으로 인한 손실을 막아보고자 하는 일부 제강사들의 의도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가지만 공급과잉, 탄소중립 등 업계에서 공동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들이 산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스스로 소통의 창구를 막아버리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긴 어렵다.”라며, “협회 탈퇴라는 일방적인 대응보다는 협회를 통해 얻어낼 수 있는 이점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