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철 스크랩] ´설 이후 유통량 주목´.. 반등 시점은 언제?

- 제강사 유통, 가격 조정 종료 가능성에 무게 ... 반등 시점은 제각각 - 남부, 한국철강 보수 · 수도권 동국제강 대형모선이 변수 - 유통업계, 2월 하순 반등 가능성 주목

2021-02-08     손정수 기자

★ 1월 시장 : 예상을 뛰어넘는 폭락

제강사와 유통업체들은 1월 가격 조정이 2~3만 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실질 가격 하락은 국제가격 폭락과 함께 예상을 두 배 이상 넘어서고 있다. 국제가격은 많이 올랐던 만큼 많이 하락폭도 컸다. 반면 한국의 철 스크랩 가격은 상대적으로 덜 오르고 비슷하게 하락해 배경이 주목을 받고 있다.

1월 한 달간 남부 제강사의 중량A 구매가격은 45만 원에서 시작해 월말에는 39만 원으로 하락했다. 톤당 6만 원 떨어졌다. H2 수입가격은 48만 4,000원에서 40만 5,000원으로, 터키의 수입 가격은 52만 4,000원에서 46만 5,000원으로, 대만의 수입 가격은 48만 9,000원에서 40만 1,000원으로, 일본 도쿄스틸 우츠노미야 공장의 구매가격은 45만 3,000원에서 31만 원으로 하락했다.

한국의 철 스크랩 내수가격은 1월 한 달간 국제가격이 하락과 비슷한 하락폭을 보였다.

한국 내수가격이 국제가격에 비해 덜 오르고 동반 하락한 것에 대해 유통업체들은 1) 재무적 체력 2) 단기 폭등에 따른 기대 이익 실현 3) 제강사의 감산과 동절기 적은 수요 등을 꼽았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철 스크랩 가격이 대세 하락을 하면서 유통업체들의 재무적 체력이 약해 가격 상승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차익 실현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

특히 가격 폭등 과정에서 유통 단계마다 많은 재고를 갖고 있었고, 방통차 부족과 제강사의 감산이 겹치면서 재고 조정 기간이 길어졌다. 이 때문에 당초 예상보다 하락폭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2월 시장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한 상태이지만 전반적으로 상순 약세, 하순 보합 혹은 반등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이다.


★ 2월 시장 : 설 전후가 분기점?

지난 11년간 2월 국내 철 스크랩 시장은 약세 우세 시장이었다. 총 지난 11년간 2월은 7번 하락했고, 4번 상승했다. 전통적으로 2월 시장은 수요의 부진과 1월 강세에 따른 영향으로 약세가 펼쳐졌다.

올해 2월 시장은 1월의 폭락에 직접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세 하락기간이 아니어서 1월 가격 조정 이후 2월은 숨 고르기 시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유통업계와 전기로 제강사들은 상순 약세, 하순 보합 혹은 상승 전망이 우세하다.

설 전까지 유통량이 다소 줄어들 여지가 있지만 제강사의 재고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2월 첫째 주 남부지역 제강사의 하루 입고량은 1월 말보다 약 1,000톤 정도 줄었다. 대한제강과 와이케이스틸의 경우 2,000톤대 초반으로 줄었다. 부산권 제강사의 재고가 3만 톤을 넘고 있고, 수입도 어느 정도 뒤를 받치고 있어 2,000톤 이상의 입고량만 유지되면 제강사의 재고 감소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남부제강사들이 톤당 5,000원 내린 것도 유통업체들은 바닥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제가격이 크게 하락하지 않는 한 바닥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수도권은 재고 조정이 덜 된데다 남부지역에 비해 1만 원 정도 덜 떨어져 설 이후에도 추가 하락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설 이후 시장의 최대 관건은 1) 국제 시장이 어떻게 될 것인가 2) 한국철강의 보수와 동국제강의 대형모선이 미칠 영향은 어떠한가? 3) 제강사와 유통업계의 재고 조정의 강도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설 전까지 국제 시장은 하락속도가 크게 둔화됐지만 바닥 신호는 아직 켜지지 않고 있다. 터키의 철 스크랩 수입 가격은 바닥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지만 바닥 수위를 낮춰가고 있다. 일본 시장도 급락한 간토지역을 제외하면 약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시장은 간토철원협동조합의 2월 입찰 이후 방향성이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한국 수출은 3만 5,000엔(H2 FOB)에서 저항선이 형성돼 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수입 재개로 공급사들의 저항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철 스크랩 유통업체들과 제강사들은 연휴 이후 약보합 혹은 보합장이 형성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제강사의 재고가 많지만 시중 재고 조정이 완료돼 유통량이 적정 수준 이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제강사의 재고가 많고, 공급부족 양이 많지 않아 제강사의 가격 조정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여기에 한국철강의 보수까지 겹쳐 있어 수요가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설 이후 유통량이 얼마나 될 것인지 예측이 어렵지만 부산권 제강사의 하루 입고량이 2,000톤 전후라면 완만한 재고 감소가 이루어질 것이다. 가격도 보합세를 형성할 것 같다. 그러나 지난 12월처럼 유통량이 급감할 경우에는 빠른 재고 감소로 반등 신호도 빨리 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부와 달리 수도권은 설 이후에도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남부에 비해 가격 하락폭이 적어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2월 20일경부터 동국제강 인천제강사에 대형모선이 3만 5,000톤의 하력을 시작한다. 공급측에 벌써부터 부담을 주고 있다. 수도권은 1~2만 원 정도 추가 하락 여지가 있다.

한편 제강사와 유통업체들의 설 이후 시장에 대한 의견은 분분한 상태이다. 제강사별 반등 전망 시점은 빠른 경우 설 직후인 2월 중순, 늦은 경우는 3월 중순까지 다양하다. 그만큼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반증이다.

유통업체들은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철 스크랩 구매 재개와 1월 폭락 등을 고려할 때 빠르면 2월 하순, 늦어도 3월 초순에 반등 신호가 켜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 시장이 유통의 손을 들어 줄 것인지, 제강사의 손을 들어줄 것인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