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철근] 짧고 굵은 연중 최대 비수기

-짧은 영업일수에 설 연휴 겹쳐 수요 전망 어두워 -기대감 낮은 2월 제강사 판매목표 65만 2,000톤 -타이트한 수급 정체되면서 유통가격 보합세 유력

2021-02-05     김영대 기자
철근 제강사 입장에서 2월은 혹독한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가에 구매한 철 스크랩이 본격적으로 투입되는 시기로 원가에 대한 부담과 함께 수요 측면에서 연중 최대 비수기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타이트한 수급 정체
2월은 추위와 함께 설 연휴까지 더해져 수요가 발생하기 어려운 조건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 게다가 영업일수까지 평월보다 2일~3일 적다보니 직접적으로 비교하기가 불가능할 정도다.

실제 본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3년 간 7대 철근 제강사들의 2월 판매실적은 66만 6,000톤으로 집계됐다. 연중 최저치다. 심지어 낮은 기온으로 공사현장에 차질이 잦은 1월만도 못하다.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도 2월에는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 특히, 올해는 설 연휴가 2월 중순에 위치함으로써 월초부터 시장이 침묵하는 분위기다. 명절을 앞두고서 관망세만 깊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제강사들의 예상도 별반 다르지 않다. 7대 철근 제강사들은 올해 2월 판매목표를 65만 2,000톤으로 책정하며, 상당히 보수적으로 시장에 접근하는 모양새다.

생산계획은 이보다 더 낮다. 철근 제강사들의 올해 2월 생산계획은 59만 2,000톤 수준으로 추산된다.

현대제철, 한국철강, 환영철강 등 다수의 제강사들이 설 연휴를 틈타 대보수를 진행한다는 점과 더불어 일부제강사가 고가의 철 스크랩이 투입되는 2월에 맞춰 소극적인 생산계획을 수립한 결과로 풀이된다.

수입 철근의 경우도 설 연휴 이후에나 재고가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이 2월 초 입항지연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나아가 일각에서는 중국에서 가장 큰 명절인 춘절이 지나고 나서야 물량이 들어오지 않겠느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수급전망이 밝지 않다.

시세 보합세 가능성 무게
최근 철근 가격을 둘러싼 이슈들을 살펴보면 일부 제강사의 2월 가격인상 시도가 사그라들면서 건설향 판매가격은 71만 5,000원, 유통향 판매가격은 70만 5,000원을 그대로 유지하게 된 상황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를 일이지만 이 와중에 철 스크랩 가격은 빠르게 줄어들면서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향후 등락을 확정짓기에는 여전히 변수가 많지만 설 연휴까지 가격이 하락한 이후 소폭 반등의 기미를 보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시중 철근 유통가격의 경우 적어도 2월까지는 보합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앞서 언급한 이슈들과는 별개로 수급 측면에서 여전히 타이트한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2분기 시장을 바라보고 현 판매 원가보다는 높지만 2분기 판매 원가보다는 낮은 가격에 철근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잦아들 기미가 현재로썬 보이지 않는다. 다시 말해 구매할 사람은 여전히 많고 판매할 사람도 여전히 적다. 최근 철근 가격에 영향을 끼치는 근본적인 부분은 1월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평월보다 일수가 짧고 설 연휴까지 끼어있는 2월은 큰 변화 없이 순식간에 스쳐 지나갈 것 같다고 평가하는 이들이 대다수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어영부영 설 연휴를 지내고 나면 2월에 남은 영업일수는 고작 10일 남짓이다. 그간 수급이 원활해질 것으로 보이거나 급격한 가격의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