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주요 철강업체 마케팅 임원에게 듣는다··· 동국제강 이동철 상무

- 수익성 확보 위주 최적 생산‧판매에 중점 - ‘S1’ 가동 등 컬러강판 초격차 전략 박차 -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최적 대응 하겠다”

2021-01-27     최양해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내외 철강 수요시장 변화는 국내 철강업체들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왔다. 본지는 2021년 새해를 맞아 국내 주요 철강업체 마케팅 담당임원을 대상으로 작년 한해 시장에 대한 평가와 올 한해 시장 전망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세 번째는 동국제강 마케팅실장 이동철 상무다. [편집자주]

▲ 동국제강 마케팅실장 이동철 상무
Q> 지난해 주요 마케팅 및 영업전략에 대한 평가와 올해 주요 제품 생산 판매 계획은 어떠한지 궁금하다.

A>
팬데믹 영향에도 당사 생산제품 포트폴리오가 유리하게 작용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시점별로 영업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여 수익성 위주로 최적의 판매/생산 정책을 세웠다. 불확실성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그 일환으로 마케팅 부문은 봉형강 사업 관련 제품별 수요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동시에 판재류 원재료 원가 추정 등의 업무도 수행했다. 이런 노력들이 2019년 대비 줄어든 매출 속에서도 수익성을 확대하는 데 일조했다고 평가한다.

올해는 팬데믹 이후 경기 회복으로 내수와 수출 모두 전년보다 수요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완전한 회복까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당사는 전년도 수준의 계획을 수립하여 최적 생산, 최적 판매 기조를 유지하는 데 역점을 두고자 한다. 돌발 변수에 따라 유연한 대응이 가능한 체제 또한 구축할 계획이다.

Q> 올 한해도 국내 철강경기는 코로나19 영향과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국내외 철강 및 관련 주요 수요산업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올해 철강 수요는 전체적으로 작년보다 개선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봉형강 및 냉연 수요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설산업은 SOC 투자 및 주택 공급량 확대에 힘입어 견조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전 수요 또한 코로나19를 계기로 시작된 수요 증가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산업은 지난해 수주 부진을 딛고 올해 상반기부터 수주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이후 후판 소요량이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철강 수요가 늘더라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완벽히 회복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외에도 실물경제와 금융시장과의 괴리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각종 정책 영향 등 불확실성 속에서 급변하는 경영환경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Q>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발 철강재 가격 상승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올 한해 가격 전망과 중국을 비롯한 변수 요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A>
작년 하반기 시작된 가격 상승세는 중국의 철강 수요 증가로부터 촉발했다. 그러나 현재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유동성 증가로 인해 상승세가 지속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가격 상승세의 주요인들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원부자재 가격은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생각된다. 실질적인 글로벌 경기회복이 본격화됨에 따라 제품 가격도 원재료 인상분을 가능한 충분히 반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의 변수도 존재한다. 실물경기 회복이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이뤄질 수 있을지, 코로나19에도 단기 급등한 중국 시황이나 원재료 가격이 조정 국면에 진입하지는 않을지, 중국의 감산 계획이 얼마나 이행될지 등이다. 다양한 변동성이 존재한다. 현재의 상승 흐름은 적어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Q> 전기차와 같은 뉴 모빌리티나 디지털화, 탈탄소화 등 메가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은 어떻게 구상하고 계신지 궁금하다.

A>
동국제강의 대표 철강제품인 도금강판, 컬러강판, 철근, 형강, 후판 등은 도시재생, 친환경, 소재재활용, 탈탄소 시대 등의 메가 트렌드에 필수적인 소재다.

도금강판과 컬러강판의 경우 ‘필(必)환경’을 컨셉으로 친환경 건축자재의 가치를 어필하고 있다.

일례로 향균 컬러강판 ‘럭스틸 바이오’는 코로나19 선별진료소 내장재로 연이어 채택되며 제품의 탁월함을 인정받은 바 있다. 초고내후성 컬러강판 ‘슈퍼에스엠피(super smp)’ 또한 건물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장기 보증으로 관리 비용은 낮춰주는 친환경 제품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아울러 신재생 에너지 산업 육성에 따라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 발전용 수요 증가도 기대된다. 여기에는 고내식성 강판 ‘GIX(마그네슘 합금도금강판)’ 등이 사용된다. 뿐만 아니라 클래드강판(Clad Plate), DK-LP Plate 등 고난도 압연기술을 접목한 후판 제품도 있다. 고효율 조선, 풍력발전 플랜트 건설 등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이처럼 당사는 환경 변화에 따른 다양한 요구를 반영한 제품을 개발하여 시장 니즈를 적극적으로 만족시켜 나갈 계획이다.

Q> ESG 등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마케팅 전략이 중요해진 시점이다. 단순히 잘 만들어 판다는 전략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에 대한 대응전략은 무엇인가?

A>
최근 ESG경영을 필두로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경영환경의 변화는 결국 우리 사회가 기업에 요구하는 역할이 종전보다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요구를 충족해야 지속가능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판단된다.

동국제강은 국내 철강산업을 대표하는 전기로 업체로서 고로 대비 톤당 CO2 발생량이 1/4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전기로의 친환경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탄소 저감 자체 기술도 개발 중이다. 생산공정 개선을 통한 조업 효율성 향상을 탄소 저감과 전략에너지 저감에 중점을 두어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당사는 ‘2020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올해는 제품별 GR인증 획들을 추진함으로써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으로서 가치를 높여 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비재무적 가치를 추구하는 활동들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기업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Q> 컬러강판 부문 ‘초격차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쟁업체와 격차를 더욱 벌리기 위한 전략으로 어떤 것들을 구상하고 계신지 궁금하다.

A>
컬러강판 부분은 당사가 시장점유율 1위로 타사 대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경쟁사들이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카피(copy)가 불가능한 신제품을 개발하고, 디자인을 차별화 하는 등 ‘초격차 전략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려고 한다. 이와 함께 해외 신규시장을 개척해 나감으로써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부분을 지속적으로 강구할 계획이다.

아울러 당사는 온라인 판매방식 도입 및 언택트 프로모션 활성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철강업은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중심의 판매방식을 고수하였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비대면 영업 방식의 도입이 필요해졌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일부 온라인 판매를 시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 올해는 고급 건축 내외장재용 컬러강판 브랜드 럭스틸(Luxteel)이 론칭 10주년을 맞는다. 컬러강판 시장을 선도해온 럭스틸이 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Q> 하반기에는 신규 컬러설비 ‘S1’이 가동한다. 설비 특징과 가동으로 기대하는 효과가 궁금하다. 또 향후 ‘S2’, ‘S3’와 같은 추가 설비 투자 계획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도 말씀 부탁드린다.

A>
S1(스페셜 원)은 부산공장에 증설하는 최고급 컬러강판 생산라인이다. 올 하반기 가동이 목표다. S1은 연간 7만톤 생산 규모로 고부가 제품인 라미나(Laminate)제품 등을 고객 맞춤형으로 생산할 수 있다. 다양화되는 가전사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고급 건자재 시장에서의 수요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신규 증설 라인인 S1의 기대효과 가속화 실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철저한 준비로 신규 라인의 조업 안정화, 생산성 향상 등을 우선시할 방침이다. 추가 설비 증설과 관련해서는 현재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

Q>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원가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봉형강 제품 가격 정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다. 철근과 형강 등 제품별 가격 정책에 대한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A>
현재의 원재료 가격 폭등은 충격과 경악을 넘어, 공포 수준까지 도달했다. 마진율 악화 단계는 이미 지나쳤고, 적자를 걱정해야 되는 단계까지 온 것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원재료 가격 급등분을 제품 가격에 그대로 전가하는 방법이 간단하고 유일한 해결책이다. 그렇지만 이 방법을 적용하려면 철근과 형강에 약간 차이가 있다.

우선 철근은 수요가와의 신뢰관계를 토대로 구축한 기준가격 결정 체제를 적극 활영하여 고객과 협의 하에 고철가격 급등폭을 최대한 제품 가격에 반영할 계획이다. 형강은 제품 시황 등을 고려하여 원재료 가격 급등폭을 최대한 판매 가격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매월 판매가격을 고시하는 등 고객에게 당사의 가격정책에 대한 신뢰를 다져 나갈 계획이다.

Q> 마지막으로 2021년을 맞이한 고객사와 관계사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인터뷰 중 수차례 말씀드린 바와 같이 올해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불확실성이 가득한 시황이 예상된다. 사실 이러한 불확실성은 더 이상 특별한 것이 아닌 일상적인 현실이 됐다.

만연한 불확실성 속에서 고객사가 동국제강에 바라는 것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변화’라고 생각한다. 고객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고객사와 상생할 수 있는 정책을 입안하고, 다양한 형태로 고객사에 피드백하여 상호 신뢰도를 높이고자 한다.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데 부족함이 있어왔을 수 있지만, 동국제강은 1957년 창립 이래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자 노력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현재 국내 순수 전기로 철강업체 중 가장 큰 생산능력을 지닌 대형 철강사로 성장했다.

이제는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급변하는 영업환경과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항상 최적의 대응을 할 수 있는 회사. 또 변화를 선도해 나가는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