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t Push에 의한 철강재 가격 상승은 끝났다

- 제품가 상승세 9개월 지속... V자 회복 + 원료가격 상승이 원인 - 금년도 수요는 예측범위 내 증가 예상...생산 급증따른 과잉여부가 변수

2021-01-26     김홍식 부사장
최근 철강업계의 뜨거운 관심사 중 하나는 가격이 더 오를 것인지. 더 오른다면 언제, 어디까지 오를 것인지 여부다. 열쇠는 중국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1~11월 누계 기준으로 전 세계 국가 중에서 조강생산량이 늘어난 국가는 중국과 러시아, 베트남뿐이다. 베트남이야 규모가 작아 증산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중국은 얘기가 다르다. 다른 나라는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동안 중국만이 나 홀로 증가세를 보이면서 전 세계 생산 및 소비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 늘었다. 생산은 58%, 소비는 54%를 차지한다. 향후 원료 및 철강재 가격이 어떻게 될지는 (최소한 올 상반기까지는)중국의 경제성장과 철강재 생산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이번호에는 중국을 중심으로 원료 및 제품 가격을 전망해 보겠다.[편집자 주]

1. 최근 가격 상승세는 원료가 강세 + 수요 호조가 원인

중국 내수가격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4월초부터다. 1월31일 후베이성(湖北省)을 비롯한 주요 지역 봉쇄 및 물류 통제가 시작된 후 76일 만인 4월8일 봉쇄조치가 해제된 시점과 비슷하다.
봉쇄가 풀리면서 중국 경제는 4월부터 가파르게 회복세를 타기 시작한다. 중국 경제성장률은 2019년 4분기 6.0%에서 2020년 1분기에는 마이너스 6.8%를 기록했다. 중국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은 1992년 GDP성장률을 발표한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2분기부터는 3.2%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서더니 3분기 4.9%, 4분기 6.5%, 2020년 전체로도 2.3%의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 시점부터 철광석 수입가격(호주산 62% 분광)도 상승곡선을 타기 시작한다. 물론 코로나 이전 브라질 다미댐 사고로 인한 생산차질 지속과 호주 사이클론에 따른 생산 및 운송차질도 영향을 줬지만, 코로나로 인한 생산 및 운송 차질은 철광석 가격을 9개월 동안 109%나 끌어올렸다.
이 말은 지금까지 중국 철강재 가격 상승 배경에는 수요 호조와 원료가격 상승이 주된 배경이었다는 것이다. 그럼 가격은 더 오를까?


2. 원료가격 강세 꼭짓점 왔다.

향후 원료는 수요 측면보다 자연재해나 광산업체의 의도적인 감산이 아니면 추가 상승 여력은 약해 보인다. 우선 철광석의 경우 가격이 거의 꼭짓점에 도달하지 않았나 싶다. 이에 대한 근거는 ▲지난해 12월부터 발레와 BHP 등 메이저 광산업체가 재가동 및 증산에 들어갔다는 점 ▲현재 중국의 가동률(전력난과 환경 등의 이유로 감산 불가피) ▲부두 및 메이커 재고 등이다. 이를 감안 시 1분기에는 165~175달러 선에서 랠리를 보인 후 점차 하향 안정세로 갈 것으로 예상한다.
두 번째는 원료탄이다. 원료탄은 최근 2개월 동안 37.2%가 올랐다. 중국의 전력난에 따른 난방용(발전탄)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다 장기적인 변수는 중국의 호주산 석탄 수입 재개 여부다. 한 때 중국이 전력난 때문에 빗장을 풀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아직까지 결정난 것은 없다. 기존 부두 대기분에 대해 하역 허가를 한 것 뿐이다. 중국은 호주산 석탄에 대해 빗장을 풀 것인가? 만약 푼다면 중국 내수가는 약세를, 국제가는 상승세를 보일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다음 몇 가지 이유 때문에 호주산에 대해 봉쇄조치를 지속할 가능성 크다고 본다. 우선 2021년은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중국 정부가 부르짖는 양백플랜(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2021년과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을 의미)의 첫 단추부터 자존심을 버리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두 번째는 부족분은 난방용에 국한돼 있기 때문에 1~2달 지나면 자연 해결될 문제다. 세 번째는 호주 대신 남아공, 인니, 러시아 등 대체 수입선을 확보 확보했다는 점이다. 남아공의 경우 1~11월 석탄 수입량은 전년동기대비 92%가 늘었다. 개인적으로 유연탄(강점탄 기준)은 현재 가격(135달러)에서 ±15달러 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3. 수요와 공급측면...긍정보다 부정적 요인이 더 많다.

수요 측면에서도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 우선 중국 정부의 금년도 정책 방향을 보면 SOC투자는 지난해보다 줄었다. 진행 중인 대규모 인프라 투자는 계속되겠지만 그동안 수요를 견인했던 부동산시장이 과열 경보음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향후 부동산 투자는 감소 가능성이 크다. 나머지 제조업 생산은 현재 페이스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4월 이후 수요회복은 이미 철강재 가격에 반영이 됐으며, 추가 수요 증가에 의한 가격 상승 요인은 비교적 작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공급측면에의 변화인데 긍정적(상승) 요인보다 부정적 요인이 더 많아 보인다. 우선 생산량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겨울 비수기와 전력문제, 코로나 재 발생에 따른 하북성 일부 도시의 운송 제한 등으로 12월의 감산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 측의 또 다른 중요 변수는 재고추이다. 1-2주 현재 시중 재고는 1,473만톤으로 12월 중순 이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생산자 재고도 1,404만톤으로 증가세다. 통상 중국의 시중 재고는 춘절 직전(1~2월) 대폭 늘어난다. 양쪽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었다. 일부지역의 운송차질을 감안하면 증가폭은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문제는 춘절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요는 정상적인 패턴인데, 생산이 늘어나고 운송제한이 풀릴 경우 과잉문제가 표면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비정상적이었던 지난해를 제외하고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가격 추이를 보면 3~4월 가격은 대부분 소폭 상승에 그쳤다. 필자는 올해에도 이러한 패턴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한다.
미중문제와 코로나 재 확산 등 외적인 요인을 제외했을 때 관건은 메이커의 생산이다. 과잉문제가 심해질 경우 성수기가 시작되는 3월 중순부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고 거래가 위축되고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통상 2월 시중 재고비축이 가장 많다는 점에서 유통의 구매량 증가와 메이커의 채산성(가격은 올랐지만 채산성은 BEP 수준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등을 감안할 때 소폭 상승하거나 춘절 전까지는 눈치 보기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 개인적으로 춘제 전까지는 20달러 전후에서 등락을 보이다가 3월 중반 이후 변동 폭이 50달러 대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