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부족한 건설사, 봉형강 물량확보 비상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코로나19 영향‧‧‧수급 불균형 -제강사, “불가피한 외부요인 발생, 해법 마땅치 않아”

2021-01-21     김영대 기자

철근과 H형강 재고가 바닥을 향하자 건설사들이 물량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제강사나 대형 유통업체를 통해 제품을 공급받는 대형 건설사에 비해 중소 유통업체와의 거래가 주를 이루는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볼멘소리가 높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중견건설사인 A사는 최근 유통업체를 통해 3,000톤의 철근을 주문했지만 500톤밖에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중견건설사 B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1,000톤을 요청했지만 100톤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체재인 수입산 철근 재고도 바닥을 향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시세차익을 노리고 철근을 쌓아두려는 움직임까지 펼쳐지고 있어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토로한다.

H형강도 수급이 타이트하긴 마찬가지다. 현대제철 인천공장 신예화 여파로 시장 공급량이 크게 줄어든 상태가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고 토목용 300*300규격은 품귀현상까지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철근과 마찬가지로 매집활동이 포착되기도 한다.

물량확보에 실패한 일부 건설현장은 이미 공사 진행이 멈춰선 상태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와 관련 건설사 관계자는 “수급의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제강사와의 직거래가 강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재무건전성이 높지 않은 중소 건설사의 경우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에 대해 제강사도 할 말이 없지는 않다. 철근의 경우 분기 단위로 제품가격이 묶이다보니 원가상승분을 거의 반영하지 못한 상태다. 생산을 하면할수록 손해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이를 덮어놓고 무작정 공급량을 늘릴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신예화 여파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H형강도 천재지변과 같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장기화된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복수의 제강사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과 코로나19 등 예상키 어려웠던 외부요인으로 인해 수급이 타이트해진 부분이 있지만 생산업체 입장에서도 손쓸 수 있는 방도가 마땅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