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제강사, 입고 통제 상황과 배경은?

- 남부 제강사 재고 적지만 적자 부담에 수요 감소 - 한국철강, 2월 보수에 입고 시간 대폭 단축

2021-01-19     손정수 기자
남부지역 철 스크랩 유통업체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방통차량 부족과 제강사의 입고 통제 강화로 적기 매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철강은 19일부터 오전 11시까지 정문을 통과한 차량에 한해 하화를 하기로 했다. 평소 16시보다 5시간 앞당긴 것이다. 태웅도 입고 시간을 16시에서 14시로 단축했으며, 한국특수형강도 18일 오후 2시, 19일에는 오후 1시 30분으로 입차 마감 시간을 단축 운영 중이다. 부산권의 대한제강과 와이케이스틸은 하루 입고량을 3,000톤~3,500톤으로 제한하는 할당제를 운용하고 있다.

남부지역 제강사들의 입고 통제와 구매 제한으로 유통업체들의 재고 회전 속도도 눈에 띄게 줄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하루 200톤을 출하하는데 500톤이 입고되고 있다. 가격이 내려가는데 재고는 늘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입고 통제를 하지 않는 제강사 출하도 방통차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남부지역 제강사들이 구매량을 제한하는 것은 소비량 때문이다. 남부지역 철근 전문 3사의 철 스크랩 재고는 18일 아침 기준 10만 1,000톤이다. 이 업체들의 지난해 평균 재고는 9만 7,000톤이다. 18일에도 입고 통제를 하고 있지만 평균 재고 초과량이 4,000톤에 불과하다.

입고 통제나 할당도 하루 소비량보다 다소 많은 수준에 묶어 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주요 제강사의 재고는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강사가 많지 않은 재고에도 불구하고 입고 통제를 강화하는 것은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국철강의 경우 2월 설 전부터 동절기 보수에 들어간다. 2월 철 스크랩 소비가 크게 줄어들게 돼 선제적인 재고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월에는 수익성 악화로 주중 생산 대신 주말 생산을 강화해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대한제강과 와이케이스틸은 최근 지난해 평균 수준의 재고를 회복했다. 입고 통제까지 나아갈 수준이 아니다. 그러나 철 스크랩 가격은 높고, 철근 가격은 철 스크랩 분기 가격 연동에 묶여 3만 원 인상에 그쳤다. 적자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즉 고가의 철 스크랩을 사용하는 것보다 생산량을 줄이고 최대한 수익을 보전하겠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와이케이스틸은 주중 감산을 하루 더 하는 등 소비가 줄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 철근의 메탈 스프레드(중량A-철근 판매가)는 28만 원 정도이다. 철 스크랩 가격 하락으로 12월 넷째 주의 25만 원, 1월 첫째 주의 26만 원보다는 회복됐다. 그러나 지난해 평균 메탈 스프레드인 33만 6,000원에 비해선 5만 6,000원 낮다. 판매 단가의 7.8% 정도에 해당하는 메탈 스프레드가 줄어든 것이다. 제강사로 봐선 적자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남부지역 제강사의 입고 통제 강화는 심리적 우위를 이어간다는 점에서도 제강사에게는 유리한 상황이다. 매도세가 수요를 상회하면서 지속적인 공급과잉 우려와 매도 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심리적 우위기 시장에 반영돼 유통업체들의 가격 하락 예상도 2회에서 3회로 수정되고 있다. 최근에는 설 전까지 추세 전환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