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차 왜 없나 봤더니 · 유통 적기 매도 갈수록 어려워

- 수익성 악화에 방통 해체 차량 증가 ... 방통 부족 갈수록 빨라져 - 방통 부족에 유통업체 적기 매도 타이밍 잡기 힘들어

2021-01-18     손정수 기자
방통차(철 스크랩 전용 운반차량) 부족이 철 스크랩 업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 남부지역 주요 유통 업체 관계자들은 “지난해까지 하루 4,000톤~5,000톤 정도 제강사에 입고돼야 방통차 부족 현상이 나타났는데 올해는 3,000톤 대를 넘어서자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호남 유통 업체들도 “일주일 전에 방통차를 예약하면 대체로 큰 무리 없이 배차를 받을 수 있었지만, 올해는 방통차 부족으로 배차 받기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철 스크랩 전문 유통 업체 대표는 “2019년과 2021년 방통을 해체한 차량이 많다. 통계상 얼마나 줄었는지 알 수 없지만, 상당히 줄어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철 스크랩 운반을 포기하는 전문 차량이 늘어난 것은 1) 철 스크랩 거래량 감소 2) 철강 유통량 감소 3) 철 스크랩 거래 패턴의 변화 4) 열악한 환경 등 탓이다.

제강사의 국내 철 스크랩 구매량은 지난 2017년 1,712만 톤을 고점으로 3년 연속 줄었다. 특히 2019년에는 1,592만 톤, 2020년에는 11월까지 3.0% 추가로 줄어든 1,429만 톤에 그쳤다. 3년간 약 200만 톤 정도 일감이 줄어든 것이다.

또한 철강재 수요 감소도 방통차 감소에 한몫을 했다는 평가이다. 지난해 철강 수요는 8.1%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남부지역 방통 차량의 경우 철 스크랩을 납품하고 돌아오는 길에 철강 제품을 운반하는 경우가 많다. 철강 제품 수요 감소는 일감 감소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철근 수요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해 철근 수요는 986만 톤으로 전년대비 7.4% 감소한 추정된다. 한때 1,200만 톤에 달했던 수요가 몇 년 사이에 크게 줄어든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 지목되는 것이 거래 패턴의 변화이다. 중소 철 스크랩 유통 업체들의 수익 증대 패턴이 저점 매수 후 재고 비축, 고점 매도 후 최대 수익을 내는 패턴이 고착화된 것. 시중 유통량의 부침이 커지자 방통 차량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월 초 남부지역 제강사의 하루 입고량은 1,000톤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단기 고점이라는 인식과 함께 와이케이스틸의 경우 하루에 5,600톤까지 몰리기도 했다. 평소 일감 부족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자 철 스크랩 운반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가혹한 근무 조건도 철 스크랩 운반을 포기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철 스크랩 차량은 회전과 시간이 수익성인데 철 스크랩 유통량이 급증하면 대기 줄이 하염없이 길어지고 10시간 넘게 납품 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나오곤 한다.

철 스크랩 물류사 관계자는 “일감도 적고, 납품 조건도 가혹해 방통을 내리고 다른 짐으로 갈아타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방통 차량 부족이 심화되면 철 스크랩 유통 업체들도 후폭풍을 맞고 있다. 유통 업체 관계자는 “국제가격과의 격차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것은 방통차 부족에 따른 적기 매도 우려가 유통 업체 전반에 퍼졌다”라고 말했다.

▲ 방통차량 부족이 유통업체를 압박하고 있다. 철 스크랩 야드로 들어가는 방통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