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노조 파업, 예상 피해는?

- 공정별 수리 일정 조율로 타격 최소화 - 파업 장기화 피할 경우 큰 타격 없어 - 통상임금 접점 찾기가 교섭 쟁점될 듯

2021-01-14     최양해 기자
▲ 현대제철 노사가 7일 당진공장에서 15차 임단협 교섭을 벌였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현대제철 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갔다. 지난 2019년 10월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기간은 이틀이다. 13일 오전 7시부터 오는 15일 오전 7시까지 48시간 동안 공장 가동을 멈춘다. 민주노총 산하 현대제철 5개 지회(충남‧포항‧인천‧광주전남‧당진)가 모두 참여한다. 철근‧특수강 제강공정을 비롯하여 열연, 후판 등 판재류 공정 가동이 일시 중단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파급 효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철강재 가격 상승 랠리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고, 수급 균형도 엇박자를 내는 상황을 고려하여 각자에게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갑자기 튀어나온 변수에 눈길이 쏠리는 모양새다.

당사자인 현대제철은 이번 파업으로 발생하는 피해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기간이 이틀로 짧을뿐더러 설비 휴동 시간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판재류 쪽에선 오는 3~4월 계획했던 열연공장 보수 일정을 일부 앞당겼다. 5일 간의 보수 기간 중 하루 반나절 작업분을 미리 진행키로 했다. 파업이 진행되는 13일과 14일 양일에 걸쳐 당진 1열연과 2열연을 각각 보수한다.
▲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2열연(舊 C열연)에서 열간압연이 이뤄지고 있다.
봉형강 부문도 계획 휴지 일정을 조절해 생산량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달 19일가량 휴동 일정이 계획된 인천 소형압연라인을 활용한다. 이 설비의 비가동일을 줄여서라도 다른 공장에서 생산하지 못한 물량을 메우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재 생산라인을 풀케파로 돌리지 않고 있고, 보수 일정 등을 조율해 차질을 최소화했다. 파업 이후 가동률을 높이면 곧바로 회복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연간 생산 계획에도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다. 워낙 기간이 짧아 단기 생산 차질 가능성도 거의 없다. 고로 역시 이번 파업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다만, 파업 장기화에 대한 우려는 남아있는 상태다. 이번 파업만으로는 타격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사태가 길어질 경우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관건은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아우르는 통상임금 교섭이 될 전망이다. 노조 측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안인 만큼 이 부분에서 노사가 접점을 찾는 과정이 시급해 보인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당장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크진 않더라도 장기화하면 누적되는 충격이 크다. 조속한 대응을 통해 상호 간극을 좁혀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기본급 12만 304원 인상 ▲생활안정지원금 300% ▲노동지원 격려금 500만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코로나19 여파로 경영 환경이 위축된 만큼 정기인상분은 동결하고, 경영정상화 추진 격려금 100%와 위기극복 특별격려금 100만원 지급을 제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