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S 업계, 2021년 방향성 찾기 고심

- 스테인리스 판재류 AD 조사 결과가 올해 방향성의 관건 - 코로나19 영향권 속 가전·자동차향 수요 활성화 지속..건설·조선향 회복이 관건

2021-01-13     손연오 기자
시장을 둘러싼 변수가 늘어나면서 2021년 스테인리스 시장은 향후 방향성을 두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둘 수밖에 없게 됐다. 코로나 3차 대유행 우려와 함께 수요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진 상태다. 높아진 원료 가격의 변동성과 AD 조사 변수로 단기 재고 확충에 나서면서 가격과 수급 등 시장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도 한 가득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올해 시장의 이슈를 중심으로 주안점을 정리해봤다. [편집자 주]

수서양단(首鼠兩端)

「구멍 속에서 목을 내민 쥐가 나갈까 말까 망설인다」는 뜻으로,
- 거취를 결정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모양을 이르거나
- 어느 쪽으로도 붙지 않고 양다리를 걸치는 것을 이르는 말.

올해 불확실성이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스테인리스 업계가 전반적으로 처하게 될 모양새가 아닐까 싶다. 가격과 수요 변수 이외에도 AD 향방에 따라 업계 전반의 시장 구조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 변동성 높이기 시작한 니켈..원료가격 향방은?

니켈가격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올해 시장 흐름 예측에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12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니켈 가격은 톤당 1만 7천 달러대를 넘어섰다. 1월 중에는 1만 8천 달러대를 넘나들기도 했다.

지난해 웹 세미나로 진행된 LME Week에서 니켈은 올해 상승 여력이 2번째로 높은 금속으로 꼽혔다. LME 니켈 가격은 지난 상반기 코로나19발 쇼크로 톤당 10,000달러 초반까지 급락했으나, 6월 이후 주요국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 중국 경기부양, 광산 공급차질 우려 등 영향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 니켈가격 향방을 두고 니켈가격의 상승을 전망하는 기관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모습이다. 니켈가격은 올해 1만 4~8천 달러대 사이를 오르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코로나19 백신의 광범위한 접종이 기대되면서 수요 회복으로 비철 금속 전반의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대다수의 분석기관들은 올해 니켈 가격이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부양책과 수요회복 기대감 등 비펀더멘털적 요소 뿐 아니라 니켈 공급단에서의 차질 우려와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 등으로 니켈 수요가 공급보다 높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이에 일부 전망기관의 경우 니켈가격은 톤당 2만 달러대까지 높아질 것으로도 예상했다.


반면, 비철금속에 투기 세력도 가세한 만큼 일각에서는 우려감도 내비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 상용화로 니켈 등 원자재 수요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거시 경제 움직임에 따라 가격이 조정 받을 가능성도 열어둬야 할 것으로 당부했다.

√ 스테인리스 판재류 AD 조사 결과가 방향성의 관건

지난해 10월부터 인도네시아, 대만 및 중국산 스테인리스 평판압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가 시작됐으며, 현재도 예비조사 단계에 있는 상황이다. AD 예비 판정 결과에 따라 우선적으로 시장의 구조와 흐름이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말 이후 포스코의 반덤핑 제소와 관련하여 반대의 목소리가 결집되기 시작했다. 스테인리스 판재류 반덤핑에 반대하는 수요가 협의회가 구성됐다. 400여개가 넘는 수요가들이 자필로 작성한 반대 의견서와 탄원서를 받았으며, 관련한 내용을 정리하여 성명서 발표하고 규탄대회를 진행하는 등의 적극적인 액션도 취했다.

수요가들의 반대 의견이 거세진 만큼, 무역위를 비롯한 정부에서의 고민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또한 일부 국가들에서도 AD 조사와 관련하여 부당함을 주장하거나 다른 대안들을 제시하는 등의 액션을 취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급 과잉 상황을 인정하면서도 자유 무역을 완전히 규제할 수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쿼터나 물량 제한 등의 다른 방도를 강구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2월 말 경이면 윤곽이 드러날 예비 판정 결과로 쏠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예비 판정 결과에 따라 업체들이 취하게 될 스탠스는 다양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의 코일센터 전환은 사실상 불가능한 옵션으로 보이는 가운데, 많은 업체들이 현대비앤지스틸 혹은 현대제철 대리점 전환 가능성을 염두에 둘 것으로 보인다. 내수 라인업 구축과 3개국 이외의 수입재 라인업 구축이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수급에도 상당한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당장 1월부터 수입 통관 물량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일각에서는 마지막 기회로 보고 중국 시장에서 스탁을 끌어 모은 곳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2월부터는 예비 판정이 유력해지고 있는만큼 2월 도착분부터는 수입재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월 이후부터는 중국과 인니 및 대만산 스테인리스 제품의 입고가 더는 어려워져 2분기를 기점으로는 이들 물량은 시중에서 점차 소진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물론 수입이 ‘0’으로 줄어들진 않을 전망이다.

3개국 이외의 국가에서의 소재 매입이 가능한지에 대해서 업계 내 사전 조사가 상당히 이뤄졌으며, 내년 베트남의 용진 공장이 언제 완공되는지도 수입재 수급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상반기 중으로는 가장 많이 수입되었던 국가들에서의 수입량은 급감하여 시중에서 찾아보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영향으로 올해 국내 스테인리스 가격은 추가 하락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가격이 현재 수준 혹은 이보다 높아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니켈과 스크랩, 철광석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원가부담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제조업체들의 원가 부담 뿐 아니라 수요가들의 매입 원가 상승으로 최종 제품의 가격경쟁력은 떨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국내 정품 가격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건자재 시장에서는 원가절감 등의 이유로 아직까지도 냉연사 제품과 수입재 및 포스코 GS강으로의 수요가 강하게 쏠려있는 상태다. 내년 조사가 마무리된 후 AD 관세가 부과될 경우 가격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대체재 전환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이에 포스코와 냉연사들의 합리적인 가격정책과 원가 절감을 위한 자구책 등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 코로나19 영향권 속 가전·자동차향 수요 활성화 지속..건설·조선향 회복이 관건

국내 스테인리스 냉연의 명목소비는 최근 몇 년간 1백만 톤을 넘어섰다. 올해 스테인리스 명목소비의 경우 아직 공식 집계가 끝나지 않았지만 수요산업 침체와 코로나19에 따른 부진으로 지난 2019년 수준이거나 그보다 소폭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도 코로나19 영향권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스테인리스 주요 수요처인 건설과 조선/기계/플랜트향의 경기 회복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의외의 수요는 가전에서 터졌다. 코로나19로 홈코노미가 부상하면서 가전향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 이에 스테인리스 수요도 동반 증가하면서 400계 로 수요가 쏠리기도 했다.

자동차 수요도 기대보다 선전하면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전과 자동차향의 수요는 주로 메이커와의 연계 판매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유통이나 바닥시장에서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상태다. 올해 상반기까지 가전과 자동차향 수요는 견조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관건은 건설과 조선, 플랜트, 기계향 수요의 회복세다. 올해 건설 경기의 경우 점진적인 회복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조선과 플랜트향 수요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건자재 시장에서 원가절감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다양한 대체 수요도 발생 중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외장재 시장에서 표면재와 컬러 스테인리스 등 고급재 프리미엄 수요도 늘어나고 있고 엘레베이터 교체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