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냉연] 가격 인상 물결 ‘출렁’

- 제조사 톤당 5만~7만원 인상 강력 드라이브 - 열연 가격 급등에 꼬리 무는 연쇄 인상 행렬 - 수급 균형은 여전히 삐걱··· 가격 또 오를 듯

2021-01-06     최양해 기자
냉연‧도금 판재류 업계가 새해 첫 달 유통가격 인상에 나선다. 인상폭은 톤당 5만~7만원 수준. 지난달 인상분의 갑절이다. 인상폭이 껑충 뛰었지만 제조사들의 의지는 확고하다. 오히려 2월 추가 가격 인상안까지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다.

일례로 포스코는 이미 2월 출하분 유통가격 인상을 공식화했다. 1월 18일 주문투입분부터 주요 냉연 제품 가격을 톤당 5만원 인상키로 했다. 출하 시점으로 보면 2월을 겨냥한 가격 인상 결정이다.

현대제철과 재압연사도 1월 유통가격 인상폭을 넓게 가져가며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큰 변수가 없다면 2월까지도 가격을 올릴 심산이다.

■ “급등한 열연 가격 따라 붙는 것”
냉연업계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주요 소재인 열연 가격이 단기간 급등한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열연 유통가격은 이달 들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포스코가 1월 4일 주문투입분부터 톤당 8만원, 현대제철이 1월 출하분부터 톤당 10만원 인상 계획을 밝히면서다. 지난달부터 누적된 인상폭만 톤당 13만~15만원 수준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상분을 반영해 신규 계약하는 열연 가격이 냉연 제품 가격을 일시적으로 넘어서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열연 가격 인상분이 반영되는 속도가 냉연 제품보다 빠르기 때문.

냉연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1월 냉연 제품 가격을 두 차례에 걸쳐 인상한 것은 열연 유통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커 보인다”면서 “기형적인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공격적인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 중국산 수입재 가격 오르고, 유입 줄고
경쟁군인 중국산 수입재 유입이 여전히 저조하다는 점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비교적 수입량이 많은 용융아연도금강판(GI)의 경우도 지난 5월 이후 월간 수입량이 5만톤을 밑돌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11월 4만 5,562톤으로 반등 기미를 보이긴 했지만, 이마저도 전년 동월 대비 47.2% 줄어든 양이다.

최근에는 국내 GI 품귀 현상을 겪으면서 수입산 계약을 체결하는 곳도 있지만, 그마저도 룸 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중국밀들이 오퍼가격만 내놓고 룸을 닫거나, 가격 제안 자체를 건너뛰고 있어서다.

가격적인 메리트도 크지 않은 편이다. 3월 선적분까지 꾸준히 오퍼가격을 올려온 바 있다. 마지막 발표일 기준 톤당 755~860달러 수준이다.

냉연업계 관계자는 “1월 선적분 계약 시점부터 중국밀의 수출 오퍼가격이 크게 뛰어올랐고, 3월 선적분 가격까지 과열되는 양상을 보였다”면서 “현재는 오퍼가격을 스킵(Skip)하며 상황을 살피고 있지만, 적어도 1~2월 국내 가격에는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 여전한 공급 갈증··· ‘부르는 게 값’
시장의 공급 갈증도 가격 인상 낙관론에 힘을 싣는다. 수요 대비 공급이 달리는 현상이 지속하며 엇박자가 계속되고 있다. 앞서 적체된 수요를 해소하고 락인(Lock in)된 주요 고객사 위주로 판매를 하다 보니 스팟성 계약은 사실상 어려운 상태다.

설사 판매를 한다하더라도 가격을 크게 올릴 수밖에 없다.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적정가 기준 또한 모호해진 상황이다.

제조사들도 좀처럼 유통향 외판 물량을 늘리기가 어렵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자동차와 가전 쪽에, 재압연사는 자사 컬러강판 소재 쪽에 물량을 밀어주기 바쁘다.

냉연업계 관계자는 “주요 고객사의 냉연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공급 갈증을 해소할 틈이 나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가운데 최근 건축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로써 중국산 수입재 유입이 더 줄고, 국내 제조사 가격 인상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1월 냉연 유통가격은 상승가도를 달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제조사가 발표한 인상폭의 실제 반영분과 다가올 2월 추가 가격 인상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